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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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에너지가 밀고 나가는 실험적이고 활기찬 목소리들 가운데에서 눈에 띄다!

새로운 시적 접근 방법을 의도적으로 시도하거나 독특한 시를 만들려고 애쓰는 태도가 보이지 않아 그(황인숙)의 시를 읽으면 좋은 시는 스스로 시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으며 제 63회 현대문학상을 당당히 수상한 작품이다.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주는, 은은한 감동을 주는 작품을 쓰는 황인숙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 있는 수상시집이다.

구성

제 63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간발」외 5편


  • 간발

간발의 차이 중요하다
시가 되는지 안 되는지도 간발의 차이
간발의 차이로 말이 많아지고, 할 말이 없어지고

떠올렸던 시상이 간발 차이로 날아가고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놓치고
길을 놓치고 날짜를 놓치고 사람을 놓치고
(간발 中)


  • 참된 신자 조정환 할머님

새벽 두 시
우당탕 탕탕!
카트가 날아가고
노인이 날아가고
보안등도 없는 길목
어둠 속 체구 작은 노인네를
택시 기사는 물론 못 봤을 테지
"괜찮으세요!?"
(참된 신자 조정환 할머님 中)


  • 목숨값

청년의 일
살피면서 건너면 10원
무조건 건너면 50원
한번은 청년만큼이나 허름한 행색의 중년 남자가
(목숨값 中)


  • 언덕

나보다 스무 해는 더 사신 조 선생님의 언덕
그 언덕
내 발밑에 있네
무지개 뜨지 않는
언덕
(언덕 中)


  • 아무 날이나 저녁때

아, 정작
저녁이 오니
건물들이 희게 빛나네
하늘과 함께
건강함의 진부함을
뽐내네
(아무 날이나 저녁때 中)


  • 개줄을 끄는 사람

저 사람은 왜
개줄을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개줄을 끌고 있기 때문이지
때로 그는
식당이나 어떤 공원
(개줄을 끄는 사람 中)

심사평 및 수상소감

  • 제 63회 현대문학상 심사평 1 / 김기택 시인(경희사이버대 교수)
젊음의 에너지가 밀고 나가는 실험적이고 활기찬 목소리들 가운데에서 황인숙의 시가 눈에 띈 것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시적 접근 방법을 의도적으로 시도하거나 독특한 시를 만들려고 애쓰는 태도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시를 읽으면 좋은 시는 스스로 시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 느껴진다. ‘시인이라는, 혹은 시를 쓰고 있다는 의식이 적으면 적을수록 사물을 보는 눈은 더 순수하고 명석하고 자유로워진다’는 김수영의 말을 황인숙의 시는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시 아닌 것들, 일상의 잡스러운 것들이 혼재된 곳에 촉수가 닿아 있는 황인숙의 시는 시라고 하기엔 너무나 일상적이고 일상이라고 하기엔 시라는 관습과 명칭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을 어떤 떨림과 울림을 자신도 모르게 감지하게 한다. 그것은 몸에 체득되어 굳이 시가 되려고 애쓰지 않아도 제가 나와야 할 순간을 알고 있는 말일 것이다.


  • 제 63회 현대문학상 심사평 2 / 김사인 시인(동덕여대 교수)
그의 시에 어리는 이 사소하고, 때로 비애롭지만 선량하고 따뜻하고 깊은 것! 이것은 감상이나 부작위 들과는 전혀 다르다. 연륜이 보태진다고 저절로 얻어지는 것만도 아닌 듯하다. 시고 떫고 달고 쓴 나날들 속에서 남모르는 단련의 시간이 있고야 혹 자신도 모르게 이르게 되는 어떤 것일까. 젊은 시인들이 보여주는 자기 추궁의 치열함이며 한국어의 표현 능력을 넓혀가는 모험들로부터도 작지 않은 감명을 받았으나, 이 허술한 듯 수나로워진 황인숙 시의 위로와 온기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독보적이었다. 인간사에 ‘경지’란 말을 써야 할 적절할 자리가 있다면, 오늘의 황인숙 시가 바로 그러한 지점에 도달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 수상소감
많은 문학상이 한 인물을 기려 그 이름을 붙였는데, <현대문학상>은『현대문학』이라는 한 문예지의 권위에 의지해서 제정됐다. 문학의 중심이 월간지에서 계간지로 옮겨 가 월간지의 위세가 약해진 이후에도 월간 『현대문학』은 권위를 잃지 않고 꾸준히 제자리를 지켜왔다. 해방 이후 한국 문학의 역사는 『현대문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현대문학상> 수상자답게, 내 시에 현대성을 부여하려 앞으로 더 애를 쓰겠다. 현대성이란 새로움에 대한 활기찬 천착이리라. 문학상이라는 게 결코 인격을 보고 주는 건 아니지만, 받으면 인격에 다소라도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비뚤어지려던 마음이 순하고 선해지는 것이다. 문득 인생이 자신에게 호의적이라 느껴져서이리라. 지금 내 마음이 그렇다. 심사를 보신 분들이시여, 다른 젊고 재기 넘치는 후보작들도 많았을 텐데, 뽑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실로 우정은 진실보다 강하여라.

관련항목

  • RDF
주어(A) 목적어(B) 관계 설명
간발 현대문학상 수상했다 A는 B를 수상했다.
참된 신자 조정환 할머님 현대문학상 수상했다 A는 B를 수상했다.
목숨값 현대문학상 수상했다 A는 B를 수상했다.
언덕 현대문학상 수상했다 A는 B를 수상했다.
아무 날이나 저녁때 현대문학상 수상했다 A는 B를 수상했다.
개줄을 끄는 사람 현대문학상 수상했다 A는 B를 수상했다.
  • 네트워크 그래프
간발발.PNG

참고자료

작성자 및 기여자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