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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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는 주인공 도법스님을 통해 눈에 보이는 색(色)에 집착하며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를 숨기고 사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인간이 떨쳐내지 못하는 ‘망령’을 통해 색(色)에 집착하는 현대인의 위선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불교적 교리와 인간의 번뇌를 극화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종교극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해설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는 1990년 4월 27일부터 5월 10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도입부에서 미리 결말을 알려준 채 과거로 회귀하여 사연을 재구성해 보여주는 역전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전10장 구성의 이 작품에서 1장은 탄성과 도법이 만나는 현재의 시간이고 2장부터 10장까지는 도법의 과거를 되돌려 보여주는 과거의 실연(實演)이다.

주인공 도법은 불상 주문을 받고 봉국사에 온다. 도법은 모든 번뇌와 불안을 숨기고 겉모습은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하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과 닮은 자비로운 미소의 불상을 만든다. 그런데 도법의 겉모습을 닮은 불상은 바로 도법이 집착하는 색(色)이었다. 도법은 고된 수행을 통해 본인의 어두운 과거는 이미 극복했다며, 자기 자신조차 속이고 있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모든 것을 초월한 척하며 다른 스님들에게 존경받는 행불자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도법이 만든 불상도 그런 그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 불상은 망령에 의해 깨진다. 도법은 하룻밤 만에 흉측한 얼굴의 불상을 완성한다.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는 망령의 행동을 참지 못해 조각칼을 집어 든다. 망령은 번뇌와 불안으로 탄생된 도법의 어두운 그림자(분신)였기 때문에 칼부림의 상처는 도법이 입게 된다. 도법은 두 눈이 칼에 찔린 채로 자살한다.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는 도법스님이 감추고 싶어 한 추악한 과거와 나약한 모습을 망령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도법이 정면으로 갈등과 대면하게 한다. 도법은 종교에 귀의함으로써 자신의 고통과 번민에서 도피하고자 했을 뿐 진정으로 출가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도법이 만든 불상은 진정한 부처일 수 없었다. 망령으로 인해 도법은 자신의 눈을 찌르고 자살을 선택하지만, 이 작품에서 자살은 비극적 결말이라기보다 종교적 해탈을 의미한다. 결국 세상사 모두를 세속의 눈으로 보는 자신의 눈을 찌른 후에 도법은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번뇌와 불안, 눈에 보이는 색(色)에 집착하는 인간들의 삶을 종교적인 시각에게 성찰하게 하는 것이 작품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

도법 : 속세에서는 김명석이라는 이름으로 성공했던 화가이자 미대 교수였다. 10년 전쯤 아내가 동네 깡패들에게 집단 강간 당하는 장면을 줄에 꽁꽁 묶인 채 목격했다. 그 후 고통을 이기지 못해 결국 출가하고 도법스님이 된다. 불상을 제작하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수행을 통해 자신의 번뇌와 고통을 극복했다고 믿고 있지만, 여전히 그 고통 가운데 살고 있다는 것이 망령에 의해 밝혀진다.

탄성 : 탄성스님은 도법의 협조자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불상을 완성하지 못하는 도법에게 석가모니 본래의 모습에 대해 충고하기도 하고, 도법이 불상 제작을 포기하려고 할 때 호통을 치기도 한다. 도법이 색계에 사로 잡혀 정사(正邪)를 분별치 못하고 있다며 도법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 그러나 이 또한 도법이 번뇌를 회피하지 않고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행동이었다.

망령 : 망령은 도법의 내면, 그림자, 혹은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망령은 도법의 불상 제작을 방해하고, 도법의 죽은 아내를 불러내어 강간 장면을 재연하는 등 도법을 괴롭힌다. 도법이 숨기고 싶어 하는 상처를 터트려서 결국 도법이 자신의 눈을 찌르게 만든다. 망령은 표면적으로는 도법을 괴롭히는 적대자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게 유도한다.


줄거리

1장 : 늙은 탄성과 도법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도법은 자신의 두 눈을 찔러 자살한 스님으로, 지금은 사자(死者)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무대 위에는 도법이 만든 흉측하고 일그러진 불상이 놓여있다.

2장 : 도법이 불상을 만들기 위해 봉국사를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사미승 월명은 3년간 토굴에서 참선하고 3년간 묵언한 도법을 알아보고 큰스님이라고 부른다.

3장 : 도법은 작업실에서 거대한 불상을 만들고 있다. 탄성이 시달림(상(喪)을 치를 때 시체 앞에서 스님들이 염불을 해주는 것) 간다는 말에 함께 나선다.

4장 : 초상집에서 도법은 죽은 자의 사연을 궁금해한다. 탄성은 시달림은 시달림일 뿐 시체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한다. 탄성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흰 천에 덮인 시신이 일어서고 도법은 깜짝 놀란다.

5장 : 시체를 보고 놀라 기절한 도법을 탄성이 업고 절로 돌아온다. 탄성은 도법의 주머니에서 도법의 부인 사진을 발견한다. 탄성은 도법에게 불상을 잘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불도(佛道)는 망각했다고 충고한다. 한편 화상을 입은 피투성이 망령이 눈앞에 나타나고 이를 본 도법은 기겁한다.

6장 : 탄성은 방장스님에게 도법을 병원에 입원시켜야겠다고 말한다. 지난밤 도법이 망령을 보았다고 난리를 쳤다며 마가 씐 것 같다는 것이다. 탄성은 도법이 불상 제작의 적격자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7장 : 도법과 탄성, 월명이 앉아 초파일에 쓸 연등을 달고 있다. 탄성은 월명에게 아름답고 추한 것이 다 자기 마음속에 있다고 말해준다.

8장 : 망령이 깨부순 불상 구조물의 머리가 작업실 바닥에 뒹굴고 있다. 작업실을 돌아다니는 망령이 도법의 눈에만 보이고 탄성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탄성은 도법에게 부처님과의 약속이니 다시 불상을 만들라고 한다. 망령의 말을 통해 도법의 부인이 과거 강간당했던 일이 재연된다.

9장 : 방장스님에게 도법은 최근 자신의 상태를 말하려고 하는데, 방장스님은 선문답 같은 말만 한다. 방장스님은 한 중국 거지의 얘기를 해주며, 원래 자기 것이었는데 그걸 모르고 새로 얻은 것처럼 기뻐하는 거지의 꼴이 우습다고 말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일 뿐이며, 각자의 의지처는 자기라고 알려준다.

10장 : 도법 앞에 다시 망령이 나타난다. 도법은 왜 불상을 부수었냐고 망령에게 묻는다. 망령은 도법이 불상 만들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또 도법의 처가 강간당한 사건 이후 입산한 도법의 도피 행동을 비난한다. 망령은 도법 앞에서 그날의 사건을 재연하고 똑똑히 다시 보게 한 후, 도법이 스스로 눈을 찌르게 만든다. 자신의 추악한 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도법에게 미추를 포기하라고 한다. 그리고 망령은 불상으로 화(化)한다.

작품 속의 명대사

"자넨 나를 죽이려 했지만 결국 자네의 두 눈을 찌르고 말았어. 난 자네의 번뇌와 불안일세. 세상 이치가 일체유심조라. 난 바로 자네일세. 자넨 자네의 추악한 부분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어. 그러나 이젠 보았겠지. 자네의 다른 한 부분이 얼마나 추악했던가를. 도법당. 미추를 포기하게. 아름답고 추함이란 한낱 꿈속의 허깨비에 불과한 것이야. 본디 이 세상 모든 것은 묘하게 있을 뿐 미추란 없는 것이야. 그것을 자꾸만 추하다고 보는 자네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일세. 도법당. 내 몸에 석고를 입히도록 하게. 망령"

망령이 세상에 미추는 따로 없고 이 세상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도법에게 설파하는 장면이다. 망령은 석고를 입음으로써 도법이 만들어야 했던 불상을 스스로 완성한다. 이 장면에서 그동안 도법의 내면을 괴롭히던 번민이 해결되고 불상 제작이 완성되면서 극적 갈등이 모두 해결된다.


관련 동영상

관계 제시

항목A 항목B 관계 비고
그것은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이만희 A는 B에게 집필되었다.


작성자 및 기여자

작성자 신유리

기여자 황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