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뱅이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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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뱅이굿

개요

오영진이 1942년 4월 <국민문학>에 발표한 첫 시나리오로, 오영진의 의례 삼부작 <배뱅이굿>, <맹진사댁 경사>, <한네의 승천> 중 상례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처음 발표할 당시 일본어로 쓰였으나 나중에 우리말로 다시 쓰였다. 이 작품은 '서도 소리'라고 불리우던 북방계 1인 판소리극인 '배뱅이굿'에서 소재를 얻은 작품이다. 이후 1957년 양주남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오영진시나리오 <배뱅이굿>은 모두 93개의 신(scene)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도하게 전시되는 '굿' 장면은 시나리오 전체를 구성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18신에서 배뱅이의 죽음이 동네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하인 돌쇠가 배뱅이의 혼을 찾아다니는 동안 27신부터 배뱅이의 혼을 위로하는 봉사 점쟁이의 독경이 이어진다. 이후 42신부터 67신까지는 모두 굿 장면이 차지한다. 27신부터 시작되어 혼이 떠나는 마지막 부분인 67신까지 시나리오의 3분의 2가 상례에 할애되어 있을 만큼 시나리오의 전 부분에 걸쳐 의례가 펼쳐진다.

오영진시나리오 <배뱅이굿>에서 극 구조로 '굿'을 선택한 사실은 식민지학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성제국대학의 학풍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식민지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굿에 대한 시각에서 피식민지인의 시각이 어떻게 반복되고 차이를 드러내는지 그 뒤섞임의 간극을 살펴볼 수 있다.


줄거리

무남독녀로 태어나 곱게자란 주인공 배뱅이는 혼례를 앞두고 원인 모를 병에 걸린다. 배뱅이의 병을 걱정하는 마을 사람들, 병으로 고치려 조선 13도에서 모여든 무능한 한의사들, 배뱅이의 혼은 불러내는데 실패하는 무당들과 가짜 무당행세를 하는 허풍만, 딸의 혼을 부르려는 어머니 한씨와 보이지 않는 혼을 찾기 위해 배뱅이 친구의 집을 전전하는 하인 돌쇠가 극에 재치를 더한다.


해설 및 비평

배뱅이굿

배우 한 사람이 등장하여 여러 사람의 역을 도맡아서 을 불러 새신초혼하는 서도지방의 연극적인 굿놀이이다.

판소리 '배뱅이굿'

조선시대 영조, 정조 이래 구전된 것을 한말에 평남 용강의 김관준이 개작하여 아들 종조가 계승하였다. 김종조의 동료인 최순경, 이인수 등이 부르면서 널리 전파되었다. 구성은 황해도 소리가 중심이 되나, 경기 강원 함경의 민요 잡가 등을 사이사이에 넣어가며 남도 판소리의 아니리를 본받아 창자 한 사람이 주고 받고 설명한다. 오늘날 부르는 것은 1894년, 고종 31 갑오개혁 훨씬 이후의 것으로 추측된다.

시나리오<배뱅이굿>과 판소리 '배뱅이굿'의 차이점

  • 판소리 '배뱅이굿'에서 배뱅이는 시주하러 온 금강산 상좌승에게 반해 상사병으로 죽지만, 시나리오 <배뱅이굿>에서는 혼례를 앞두고 원인 모를 병으로 죽는다. 이러한 내용적 측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그리하여 배뱅이의 죽음은 더욱 신비화된다.
  • 오영진이 그의 민속 삼부작 중 상례편의 소재를 이 판소리에서 구했을 때, 그가 가장 유의하고 있는 점은 세가지 였다.
  1. 판소리 '배뱅이굿'을 현실의 세계가 아닌 설화의 세계로 수용한다. 이는 배뱅이의 부모와 배뱅이가의 하인 돌쇠가 보여주는 초혼행각에서 잘 드러난다. 그들은 무당의 무의를 거친 초혼과 달리 배뱅이의 육신에서 빠져나간 영혼을 찾아 이곳 저곳으로 찾으러 다니는 행동으로 현실의 장이 아닌 설화의 세계에 깊이 잠기게 되며,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그들의 진지한 믿음이 불러일으키는 웃음을 유발한다.
  2. 판소리 배뱅이굿의 세 삽화(기자, 상사, 새신초혼) 중 기자, 상사, 두 삽화는 전체의 맥락을 보이는 한에서만 수용하고, 새신초혼 삽화를 작품 전체의 구조로 받아들인다. 판소리에서 또한 기자, 상사삽화보다는 초혼새신에 더 강조가 두어지고 있음은 사실이지만, 작품 전체 구조가 새신초혼에 집중된 것은 아니다. 이 차이는 '시간적 인과적 계기'인 설화의 구조와 영화의 대본인 시나리오 구조의 차이만큼이나 큰 것이라 할 수 있다. 시나리오 <배뱅이굿>에서 기자, 상사삽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나리오 장면회분 단위에 의해 수량화되어 나타난다. 시나리오 <배뱅이굿>은 모두 93장면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이 중 기자, 상사삽화의 장면은 회상 장면인 11장면 뿐이다.
  3. 초혼새신하는 삽화를 작품 전체의 구조로 수용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 인물(허풍만)을 작품 전체를 실통하는 주인공으로 설정한다. 판소리에서 새신초혼을 사술로 성취하는 '평양 건달'에게 판소리와는 달리 사기꾼이 아닌 정당한 성격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허풍만은 한량이요, 풍류객이다. 오영진판소리 '배뱅이굿'을 무의 혹은 무속 자체의 풍자가 아닌 무당에 대한 풍자로 파악하고, 허풍만의 배뱅이 초혼을 단순한 위계, 사술이 아닌, 풍류의 일환으로 설정했다. 판소리에서의 평양 건달은 위계로 초혼을 성취한 뒤, 자신의 위계가 적중하여 재물을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자족하는 비속한 인물이지만, 시나리오 속의 허풍만은 자기가 얻은 재물 따위에는 관심이 없이 풍류의 몽환경에 깊이 빠지는 멋의 인물로 그려진다.
  • 위와 같은 오영진판소리 수용 양상을 살펴보았을 때, 그의 <배뱅이굿>은 소재원천인 판소리에서보다 더욱 설화적이고 민속적인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판소리가 순연히 설화적인 내용도 아니고, 현실 풍자로도 성립되지 못하는 내용인 것에서, 그의 시나리오판소리에서 결여된 설화를 재구하여 아름다운 민속의 영상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정보

배뱅이굿 (1957)


관련 이미지


관련항목

항목A 항목B 관계 비고
배뱅이굿 오영진 A는 B에 의해 집필되었다
배뱅이굿 양주남 A는 B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참고문헌 및 출처


작성자 및 기여자

작성자 한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