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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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는 지금-이곳을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객관적인 삶의 이미지와 시인의 개별적인 삶의 이미지가 독특하게 겹쳐져 있는 특이한 시집이다. 슬픔과 연민, 정념들로 노출되는 시인의 사생활은 칙칙함이 아닌 투명성으로, 그리고 객관적인 삶의 풍경에는 개별 삶의 섬세한 주름들이 그대로 살아 어른댄다.

평론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는 지금-이곳을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객관적인 삶의 이미지와 시인의 개별적인 삶의 이미지가 독특하게 겹쳐져 있는 특이한 시집이다. 슬픔과 연민, 정념들로 노출되는 시인의 사생활은 칙칙함이 아닌 투명성으로, 그리고 객관적인 삶의 풍경에는 개별 삶의 섬세한 주름들이 그대로 살아 어른댄다. 이는 시인의 ‘겹언어’ 사용과 무대화 형식에서 오는 기법적인 긴장과 자신의 욕망의 뿌리까지 파고드는 철저한 시정신에서 오는 긴장이다. 어떻든 이번 시집은 황지우 시인의 시집들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우리 시사에서도 보기 드문 아름다운 시집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 시인의 산문

90년대 나의 전략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탐침하는 것이었다. 나는 우울, 상실감, 분열, 환각, 공포, FLIGHT OF IDEAS 증세와 관련된 ‘유사-광증’을 실험했으며 이는 앞서 말한 우리 삶에 유지되고 있는, 그래서 더욱 지옥 같은 혼돈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검은 유머라 하기에는 적이 재앙스럽고 위험한 장난일 수 있다. 병을 시뮬레이트하는 것 자체가 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몸과 나의 정신 역동 속에서 정신적인 꾀병은 실제로 헤어나올 수 없는 급격한 소용돌이와 현기증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확실히, 모든 착란적인 것이 시적인 것이 아닐지라도 ‘어떤 착란적인 것’은 시적이다. 그것은 나에게, 모든 禪的인 것이 시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어떤 선적인 것’은 시적인 것으로 체험되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시적인 것’의 탐험이 자취를 남기는 내 문학 지도에서 이런 변화는 급전직하하는 심연에의 추락을 의미하는 것이었지만, 정신병리에 대한 심취는 말하자면 나에게는 ‘어두운 禪’이었다. 나는 환자로서 병을 앓으면서 병을 가지고 깨달음을 실행했던 유마힐 생각이 많이 났다.

목차

1. 아직은 바깥이 있다

2. 바깥에 대한 반가사유

3. 여기서 더 머물다 가고 싶다

4. 진짜 빛은 빛나지 않는다

5. 聖 오월

6. 유혹

7. 흑염소가 풀밭에서 운다

8. 가을 마을

9. 점점 진흙에 가까워지는 존재

10. 8월 16일

11. 망년

12. 수은등 아래 벚꽃

13. 太陽祭儀

14. 이 세상의 밥상

15. 안부1

16. 발작

17. 재앙스런 사랑

18. 당신은 홍대 앞을 지나갔다

19. 거룩한 식사

20. 춤 한 벌

21. 저울 위에 놓인 바나나

22. 세상의 고요

23. 비닐 봉지 속의 금붕어

24. 낮에 나온 별자리

25. 거대한 거울

26. 섬광

27. 나의 연못, 나의 요양원

28. 聖 찰리 채플린

29. 일 포스티노 30.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31. 뼈아픈 후회

32. 11월의 나무

33.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34. 노스탤지어

35.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

본문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초경을 막 시작한 딸아이, 이젠 내가 껴안아줄 수도 없고

생이 끔찍해졌다

딸의 일기를 이젠 훔쳐볼 수도 없게 되었다

눈빛만 형형한 아프리카 기민들 사진;

"사랑의 빵을 나눕시다"라는 포스터 밑에 전가족의 성금란을

표시해놓은 아이의 방을 나와 나는

바깥을 거닌다, 바깥;

누군가 늘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버릇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겠다

옷걸이에서 떨어지는 옷처럼

그 자리에서 그만 허물어져버리고 싶은 생;

뚱뚱한 가죽부대에 담긴 내가, 어색해서, 견딜 수 없다

글쎄, 슬픔처럼 상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그러므로,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혼자 앉아 있을 것이다

완전히 늙어 편안해진 가죽부대를 걸치고

등뒤로 시끄러운 잡담을 담담하게 들어주면서

먼 눈으로 술잔이 수위만을 아깝게 바라볼 것이다


문제는 그런 아름다운 폐인을 내 자신이

견딜 수 있는가, 이리라

학술저널

<안으로 깊어진 열림-『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구모룡|새얼문화재단|황해문화|황해문화 통권 제22호|1999.03365 - 371 (7 pages)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 잘 익은 슈퍼옥수수 같은 시집>

이동순|샘터사|월간샘터|샘터 제30권 4호|1999.04106 - 107 (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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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ian(A) Range(B) Relation 설명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황지우 시집이다 A는 B의 시집이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1998년 출판되었다 A는 B에 출판되었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김수영문학상 수상했다 A는 B를 수상했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대산문학상 수상했다 A는 B를 수상했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중년 인기있다 A는 B에게 인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