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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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개요

오태석의 데뷔작으로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으로 웨딩드레스로 등단하였다. 이 작품은 오태석의 공연대본전집1에 수록되있다.

주요 내용

이 작품의 배경은 덕수궁 앞 야외 카페이다. 막이 열리면 '깜장색 투우피이스에 흰 힐을 신은 여자'가 등장하고 이어서 '청년'이 등장하여 같이 온 여자를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그 연인의 인상착의는 예의 '여자'와 동일하다. 그러나 양자는 서로를 타인으로 대하고, 다시 카페의 화제는 제8 진열실에 나타나는 괴청년의 정체로 모아진다.

갑론을박 끝에 결국 '여자'의 증언에 의해 괴청년의 정체가 드러난다. 웨딩드레스를 손에 든 채 매일 진열실 안에 서 있는 그 청년은 한 장 남은 어머니의 결혼사진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어머니의 결혼사진을 다시 찍기 위해 그 신부 대역(代役)을 찾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자는 자신이 그 신부 대역을 해주고 나오는 길이라며 자신 또한 같이 온 남자를 박물관에서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폐관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극은 끝이난다.

작품의 의의

이 작품은 박물관의 미스터리를 통해 '상실(喪失)'의 문제를 다룬다.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온 청년과 여자는 모두 같이 온 연인을 잃어버리고, 그들은 끝내 실종된 연인을 찾지 못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작가는 실종된 연인이 다름 아닌 청년과 여자임을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부부나 연인이 서로를 몰라보는 해프닝은 이오네스코 류의 부조리극에서 곧잘 쓰이는 수법으로, 이러한 미스터리는 이 극에서 잃어버린 어머니의 사진을 다시 찍으려는 괴청년의 모습과 대비되어 더욱 증폭된다. 아무리 닮은 여자라 할지라도 어머니의 고유한 정체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괴청년의 노력은 항상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여자와 청년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이다. 겉모습은 예전의 연인과 같을지라도 그 고유한 정체성을 상실하였기에 여자와 청년은 상대를 영원히 몰라볼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극은 열린 미스터리의 구조를 통해 '정체성의 상실'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 극에서 정체성의 상실을 야기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박물관이라는 공간의 특수한 성질에 있다. 박물관은 역사를 전시하는 장소이다. 그러나 그 역사는 살아 있는 역사가 아니라 죽은 역사이다. 때문에 박물관은 역설적으로 '시간의 정지'상태 혹은 역사의 분실물을 보여주는 장소가 된다. 이 시간이 분실된 공간에서 등장인물들은 서로를 마치 가지런히 진열된 도자기들처럼 균질화된 사물로 바라보게 된다. 고유한 역사의 맥박을 잃고 박제된 인물들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낯선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착시와 분열을 일으키는 이 박물관의 공간은 곧 산업사회의 도시공간에 대한 상징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동시대의 도시공간이 야기하는 소외와 단절의 문제를 박물관의 독특한 공간구조를 빌어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단절과 소외는 우리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사변통에 잃은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괴청년의 모습은 정신적 뿌리를 잃고 황폐화된 전후세대의 내면풍경을 반영한다.

작가는 이처럼 전후 산업사회의 불구화된 인간 조건을 부조리극의 양식 속에서 구현하고 있다. 도입부와 결말부가 맞물리는 순환구조, 의사소통의 단절을 시사하는 등장인물들의 상투적인 대사, 기다림의 영원한 되풀이를 암시하는 결말의 비극성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역사적 정체성의 분실이 전통적 플롯구조의 분실로 표현됨으로써 이 극은 비로소 부조리극의 전형성을 얻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 최초의 창작 부조리극이라 할 만하다.

관련항목

항목A 항목B 관계 비고
주어(S) 목적어(O) A는 B를 ~하다(P)
웨딩드레스 부조리극 A는 B이다.
웨딩드레스 오태석 A는 B의 데뷔작이다.

작성자 및 기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