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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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선(1611138)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6월 28일 (일) 02:4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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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우리 시대의 큰 작가 황석영이 베트남전쟁의 숨겨진 본질을 정면으로 다룬 문제작 『무기의 그늘』 개정판이 출간됐다. 지난 1989년판의 골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작가의 손질이 더해졌고, 새 독서감각에 맞도록 본문과 표지를 단장했다. 더불어 미국달러 주도의 패권적 국제질서에 대한 비판이라는 현재적 유효성을 지적하는 임홍배(서울대)의 작품해설을 수록해 깊이있는 이해를 돕는다.

1988년 초판 발간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작품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현대세계의 정치경제적 세계질서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베트남전쟁의 본질을 미국과 베트남, 그리고 한국의 시각에서 총체적으로 파헤쳤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 침략주체인 미국과, 미국의 역할에 종속된 한국, 동족을 ­억압하는 남베트남의 권력층, 그리고 이 모든 세력에 맞서 싸우는 민족해방전선의 움직임은 치밀한 구성과 적확한 분석하에 튼실한 얼개로 배치되어 있다. 여기에 황석영 특유의 선굵은 서사와 간명한 문체, 빠른 장면전환, 참전 경험에서 우러난 생생한 현장감이 어우러져 소설적 재미와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일본어판(이와나미 1994), 영어판(코넬대학출판부 1994)에 이어 프랑스어판(쥘마 2003)도 출간돼 “베트남전의 흑막을 걷어올린 전체소설(roman total)” “대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작품”이라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줄거리

전투부대에서 한미 군합동수사대로 전출해온 안영규, 의대생에서 민족해방전선의 공작원으로 변신한 팜 민, 그의 형이자 베트남 정부군의 장교 팜 꾸엔, 그의 정부로서 달러를 모으는 기지촌 출신의 오혜정, 전쟁에 무관심한 미군 탈영병 스태플리 등, 이 유서 깊은 제국주의 전쟁이 빚어놓은 ‘전쟁의 자식’들은 적과 동지가 뒤얽힌 물자 암거래의 촘촘한 그물 속에서 베트남전의 본질을 속속들이 구현하면서 그 흥미롭고도 비극적인 추문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1] 상(上)권


베트남 정글에서 매복 작전에 투입되었던 보병 안영규 상병은 우연한 기회에 다낭에 있는 합동수사대로 차출되어간다. 다낭 시내의 한 호텔을 본부로 사용하는 합동수사대에서 안상병은 선임병인 강수병의 안내로 크라펜스키 소령과 루카스 병장, 포인타 김대위와 반장인 중사에게 인사를 하고, 강수병의 안내로 블랙마켓과 관련된 업무를 인계받는다. 중사의 명령을 받고 미스터 오의 블랙마켓 거래를 도와주면서 서서히 베트남 블랙마켓의 실체를 파악해가는 안상병은 다낭시내의 뒷골목을 돌아다니다가 군수물자에 해당하는 레이션을 밀거래하는 여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 포인타 대위에게 레이션 밀거래에 대한 조사 명령을 받은 안상병은 베트남인 파트너 토이와 함께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토이의 도움으로 베트남인과 관계가 있으며, 해병 px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혜정이라는 한국여자이며 베트남 정부군 소속 팜꾸엔 소령의 애인이라는 것까지 알아낸다. 안상병과 토이는 그들이 다낭에서의 가장 유리한 거래선이며, 블랙마켓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 그들을 이용해 직접 암시장에 뛰어들기로 하고 마담 린을 통해 오혜정을 찾아간다.

비슷한 시기 베트남 의과대학에 다니던 팜 민은 여자친구와 스승 트린아저씨를 뒤로한 채 베트남 해방전선에 자원입대한다. 이미 삼년 전에 해방전선의 전사로 투신한 고향 친구 탄의 안내로 신병훈련부대로 가는 여정에서 팜 민은 민족해방전선의 전사로서 가져야하는 신념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탄의 말을 듣고 자신이 해방전선에 투신한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가에 대해 자문한다. 가는 동안 동료 한명을 잃고, 겨우겨우 정글 안의 훈련 부대에 도착한 팜 민은 몇 주 간의 훈련기간을 마친 뒤 보조 공작원의 임무를 부여받고 다낭으로 향한다. 월남 2군 사령부의 알아주는 수완가 팜 꾸엔 소령은 남베트남 정부 소속의 군인으로 오직 돈을 많이 착복하여 외국으로 이민갈 것만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전략적 요충지인 안디엠에 세워질 신생활촌 완공식 참석을 위해 장군을 모시러가면서 팜 꾸엔은 자신의 블랙마켓 사업의 역점을 신생활촌 쪽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디엠의 신생활촌에서 베트남인의 영속적 평안을 기원하는 미국인 버틀러의 연설을 들으며 팜꾸엔은 미국의 대베트남지원사업이 실은 미국의 경제적 이득 때문이며 곧 월맹군의 표적이 될 것임 생각하고 일개대대 인상의 방어병력을 안디엠에 배치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팜 꾸엔은 동생 팜 민이 해방전선으로 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노발대발한다. 그러나 노쇄한 어머니에게만은 자신이 남베트남 정부군 중 안전한 곳으로 일부처 차출한 것이라며 안심시킨다.

오혜정은 미미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팜 꾸엔과 연인관계로 지낸다. 팜 꾸엔의 블랙마켓거래를 돕다가 안상병 일행에게 덜미를 붙잡힌 오혜정은 안상병과 토이를 팜 꾸엔과 만나도록 해준다. 팜 꾸엔을 만난 안상병 일행은 오혜정의 강제 출국 위기를 눈감아주는 대신 블랙마켓의 거래 현황 파악에 있어서 정보 제공 등을 협조해줄 것과 창고나 부두 콘테이너의 이용을 부탁한다. 안상병이 성청과 손을 잡고 블랙 마켓의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것은 파견대 내에서 획기적인 일로 인정받는다. 해방전선의 거래선만 찾아내면 한국군인들의 블랙마켓은 충분히 묵인될 수 있었다. 안상병은 뚜렌 보급창의 B레이션을 통해 시장을 파악하기로 한다. 팜 꾸엔에게서 빌린 연합군 보급 차량을 이용해 레이션을 공급받을 때 작업을 용이하게하기 위해서 레오나르도라는 미국인 상병과 친분을 쌓고, 팜 꾸엔이 소개한 상인 쿠옹으로부터 그의 동생이 운영하는 자동차정비업소의 한켠을 가게터로 소개 받는다.

본격적인 블랙마켓 진출 전에 팜 꾸엔이 소개한 쿠옹의 신임을 얻기 위해 샐러드 기름을 보급창에서 유출하면서 안상병은 보급창 근처의 부두 일대가 모두 팜 꾸엔의 수중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한편 성청 회의실에서는 미월 합동 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팜 꾸엔 역시 참여한 이 회의에서 미국과 남베트남은 신생활촌 주변의 자유발포지역 설정을 두고 설전을 벌인다. 팜 꾸엔은 사회자로서 불필요한 화제를 바꾸기 위해 신생활촌의 사업 추진 자율성이라는 문제를 들고 나와 신생활촌에 입주한 농민들이 모자란 건축자재를 사비로 충당했음을 강조하여 즉각적인 비료 배급을 약속받는다. 팜 꾸엔은 쿠옹으로부터 아우 구엔타트를 소개 받고 안상병 일행이 타트의 가게를 함께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쿠옹이 준 랜드로바를 타고 오혜정의 초대를 받은 안상병 일행과 함께 집으로 간다. 채소차에 실려 다낭으로 침투된 팜 민은 구엔 타트라는 인물을 찾는다. 구엔 타트는 팜민이 자신의 형과 거래선을 트고 있는 팜 꾸엔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과 공군에 입대하거나 자신의 가게에서 보급 공작에 종사할 것을 요구한다. 팜 민은 해방전선에서 탈주했다는 거짓말로 팜 꾸엔을 속인다. 팜 꾸엔은 동생의 공군 입대를 준비하고 팜 민은 팜 꾸엔의 아내가 된 오혜정을 찾아가 취직을 부탁한다.


하(下)권


블랙마켓의 시장구조에 혼선을 가져오는 홍콩패의 맥주와 담배 거래를 대폭 축소시키고 제 삼국인들과의 연줄을 끊어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안영규는 토이, 상병과 함께 주택가의 홍콩패 본부 근처에서 잠복을 한다. 주택가에는 상병만 남겨둔 채 부둣가로 나온 영규와 토이는 민간인 주택에 무단으로 침입하여 잠복근무를 하다가 적십자 병원장 집의 개에게 물린다. 안영규는 그 덕에 좋은 위치에서 홍콩패와 밀거래를 하는 ‘돼지’라는 한국인의 밀거래 장면을 포착한다. 그들을 베트남 경찰에 인계하고, 다시 주택가로 돌아가 홍콩패 일당과 함께 일하는 박사장이라는 인물을 잡는다. 홍콩패와 박사장 일행을 연행한 후 맥주 암거래 시장을 정리한 안영규와 대위, 반장은 A레이션의 암거래가 베트남의 시장경제를 좌지우지 한다는 사실을 알고, 르로이 시장에서부터 블랙마켓의 거래선을 찾는다. 뚜렌 보급창으로 돌아간 안영규는 미리 사귀어 두었던 레온과 다시 재회한다. 레온은 스태플리라는 자신의 탈영병친구의 안전을 영규에게 부탁해오고, 대신 영규가 원하는 물건을 대주기로 한다.

영규는 구엔 타트에게 잘 나가는 A레이션 품목을 묻다가 그가 의약품을 원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의약품을 구해주는 대신 A레이션을 취급하는 푸어홍 상회의 거래내역을 요구하자 구엔 타트는 상도와 군대의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의전달받고힌다. 영규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베트남 해방전선의 소탕이 아니라, 한국군과 미국군 사이에서 반대급부가 필요할 때 내밀 일종의 비밀카드와 같은 정보라며, 당신들 민족에 관한 정보를 캐내는 것이 탐탁치 않으면 미군의 뒤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캐낼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한다. 구엔타트는 안영규의 근무일이 4~5개월 안팎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토이로부터 듣고는 푸어홍 상회에 대한 정보를 알린다. 레온의 도움으로 의약품을 구할 방법을 찾은 안영규는 구엔타트에게 푸어홍 상점의 거래 내역을 알아달라고 부탁한다. 구엔타트는 A레이션의 공급가를 사전에 알아야 자신의 장사에 도움이 된다며 거래 내역의 공유를 요구한다. 의약품 밀거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적십자병원장을 만나러 간 영규는 병원장을 설득해 의약품 밀거래의 거래선을 확보한다. 구엔타트에세 상황을 알리기 전 토이에게 상의한 영규는 구엔타트의 신분을 의심하고 해방전선의 다낭 거래인을 캐는 시늉을 해 구엔타트를 시험해보기로 한다. 영규는 레온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스태플리를 만난다. 미국의 전쟁에 대한 모순된 태도에 휩쓸리기 싫다는 그의 말에 영규는 웃는다.

팜 민은 팜 꾸엔의 뒷거래를 통해 공군 상병의 신분이 된다. 어차피 근무를 설 일이 없으므로 일을 하고 싶다는 팜 민에게 팜 꾸엔은 구엔 쿠옹의 상회를 소개시킨다. 팜 꾸엔의 대리인으로 밀거래를 책임지는 일이었다. 구엔 쿠옹의 사무실에서 다시 구엔 타트를 만난 팜 민은 그와 첫 대면인 것처럼 꾸며 새롭게 친분을 쌓는다. 구엔 타트가 전한 상부의 명령에 따라 비라를 공작대원에게 전달하고, 쿠옹의 가게로 출근을 한 팜 민은 구엔타트를 만나 팜 꾸엔이 계획한 신생활촌의 계피채취 작전을 전한다. 구엔 타트는 팜 민에게 행정조작을 통한 무기 밀매와 쌀, 씨레이션 수집에 관한 전반적인 작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엔타트는 팜민을 찾아와 팜 민이 전달한 비라가 성공적으로 배포되었음을 알린다. 팜 민에게 개인화기 배포와 팜 꾸엔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키엠과 접촉할 것을 명령하고 그를 꾹 주점으로 데려간다. 팜 민은 그곳에서 공작원을 만나 무기를 전달받는다. 팜 꾸엔의 직속 하관 키엠중위는 팜 꾸엔의 신생활촌 사업에 자신이 아무런 역할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언짢았다. 그러던 중 팜 민의 만나자는 연락을 받는다. 팜 민은 키엠에게 각자의 상관의 눈을 피해 독자적인 거래선을 트자고 제안한다. 이천여명의 유령 인구를 바탕으로 지급되는 지원물품 중 무기와 탄약부분에 한해서만 팜 민이 독점을하고 나머지는 키엠과 팜 민이 분배를 하자는 것이었다. 레이, 찬 티 소안, 푸옥은 각자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안과 푸옥은 대부분의 베트남 여자가 그렇듯 12학년이 끝나기전에 약혼을 하라는 집안의 압력을 받고 있다. 소안은 팜 민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입장에 있었다. 소안은 팜 민을 찾아가지만 소안을 해방전선으로 끌어들일 수 없었던 팜 민은 매몰차게 대한다.

안영규의 소개로 구엔 타트와 병원자아 트란이 거래를 튼다. 구엔 타트는 유류 저장탱크와 MAC 정문 폭파, 베트남 정부군 막 공격, 인민의 지탄을 받는 베트남인에 대한 저격 등 하달된 지령들을 중 팜 민이 속한 증원중대의 임무를 팜 민에게 알려준다. 부패 군인인 카오대령을 저격하여 블랙마켓의 구도에 혼선을 빚게하는 것이었다. 팜 꾸엔은 계피 체취 작업을 위해 신생활촌으로 간다. 그곳에서 군기 풀린 민병대와 책임 소령에 화가난 팜 꾸엔은 책임소령을 직위해지하고 팜 상사라는 민병중대 선임하사에게 책임권을 맡긴다. 계피 채취 지역에 숨어있을 지도 모를 게릴라 소탕을 위해 협곡마다 폭격이 가해진다. 팜 꾸엔의 명령으로 민간인들이 수없이 살상당하지만 팜 꾸엔은 계피가 그곳에 있는 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푸어홍 상점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면서 토이와 안영규는 구엔타트라는 인물을 점차 의심한다. 매수한 푸어홍 상점의 사무원으로부터 미군 측에서 블랙마켓이 풀어내는 물건의 수급량이나 미군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말을 듣고 토이와 영규는 미군 총 사령관이 바뀐 사실을 기억해낸다. 영규는 구엔타트로부터 해방전선의 거래내역을 얻어내는 대신 성청의 신생활촌 정착사업에서 부정유출되고 있는 물품의 목록을 건네받는다. 그리고 형이 구해온 계피를 보관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구엔타트의 정비공장에서 이사 나가 줄 것을 요구받는다. 영규는 토이에게 구엔 타트로부터 받은 명세서를 보여주며 설사 구엔 타트가 해방전선의 일원이라 하더라도 자신은 더 이상 그에 대해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영규는 이후 본국 소환 전까지 적당히 몸을 사리다 돌아갈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토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한다. 토이 역시 영규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면 자신도 합동 수사대를 그만 둘 것이라고 한다.

혜정은 마담 린의 영업장에서 군표가 바뀐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다낭 시내에서는 도시 게릴라 중대의 동시다발적 테러가 이루어진다. 린의 영업장에서 술을 마시던 카오 역시 기관단총을 맞고 죽는다. 술김에 곧 군표가 바뀔 것이라는 정보를 흘린 미군 마이크의 목숨을 구해준 혜정과 마담 린은 그제서야 시내에 미군이 보이지 않은 이유를 알게되고, 마이크를 이용해 휴지조각이 될 군표를 싸게 모아 새 군표로 바꿀 계획을 세운다. 호텔이 파괴되면서 한국군본부도 시내의 가까운 민가에 정해진다. 대위는 크라펜스키가 곧 만기가 될 것이라며, 후임자에게 좋은 근무 평가를 받기 위해 영규에게 귀국 전까지 해방전선 측의 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캐 올 것을 요구한다. 혜정은 안영규를 만나 집에 보낼 물건을 대신 실어줄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한다. 결국은 군표를 물건으로 바꿀 요량인 것이었지만, 영규는 반장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반장을 소개한다. 안영규는 토이에게 마지막 작전에 함께 해 줄 것을 부탁한다. 다소 부정적이던 토이는 결국 동의하고, 안영규와 함께 밀항을 앞둔 스태플리에게로 간다. 밀항할 배에 오르기 직전 스태플리는 미국SP에게 발각되고 도망치다가 저격된다. 구엔타트가 해방전선의 공급책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의 녁맘공장을 주시하던 영규와 토이는 팜 꾸엔의 동생 팜 민이 구엔타트와 한 패라는 것을 알게된다. 군 하역장과 붙은 어시장의 녁맘공장이 해방전선의 보급창고라는 데 까지 정보를 수집한 영규는 대위에게 귀뜸이나 해줄 생각을 하지만, 토이는 그것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며 일에 의욕을 보인다. 하부세포 공작원을 카페에서 만나 교육용 자료를 넘겨주다가 팜 민은 소안의 친구 푸옥을 만나 소안의 약혼 소식을 듣는다. 사무실로 돌아온 팜 민은 구엔타트에게서 동대오로 투입되는 특공대를 안내하라는 지령을 전달 받는다. 특공대를 안내하며 팜 민은 처음으로 교전을 겪는다. 토이는 구엔타트를 찾아가 그들이 해방전선의 공작원이라는 것을 안다며 거래를 요구한다. 5만 본토불이나 계피 열 트럭을 내어 놓으라는 그의 요구를 듣고 구엔타트는 일단 증서를 한 장 써주지만, 곧 팜 민에게 연락하여 토이를 살해한다. 파트너를 잃은 영규는 마음을 바꿔 대위에게 해방전선의 보급창고와 중간거점 등의 위치를 알린다. 정글 속 수많은 병사들의 욕스런 죽음과도 같은 토이의 죽음을 묵과할 수 없었다. 창고로 들이닥친 영규 일행은 해방전선공작원들과 교전을 벌이고 영규는 팜 민을 알아보지만 사살한다. 한편, 계피채취를 위해 협곡에 사는 카투족을 학살한 군의 작전에 대한 책임으로 팜 꾸엔은 팜 민의 죽음도, 자신의 심복이었던 키엠 중위가 아트와트의 해방전선으로 떠난 사실도 모른 채 처벌을 받게된다. 모든 일이 일단락 되고 영규는 베트남에서 알았던 어느 얼굴도 기억하고 싶지 않아하며 귀국선에 오른다.


작가의 말

1992년 개정판 작가의 말

내가 한국을 떠난 지 벌써 만 삼년이 지나갔고 세게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남북관계나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 대미관계는 겉모양은 조금 변화한 듯 보이지만 아직 본질적으로는 변한 것이 없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아니, 변화의 가능성은 우리의 자주적 능력에 맡겨진 채 현상고착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우리가 지금 스스로의 힘으로 민족사를 창조해내지 못하면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외세는 자기네 이해관계에 따라 동아시아의 판도를 재편성하려 들 것이다. 세계가 들끓는 변화를 시작하기 직전에 나는 또다른 자아를 찾아서 북을 방문하였으며 베를린에서 장벽이 무너지고 뒤이어 동유럽과 소련이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역사의 먼 과거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지켜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전의 한편을 주도해왔으며 지금도 제국주의적 패권주의를 유일하고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는 미국에 와서 나는 다시금 '자주'를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문제는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자주와 외세의 문제이며, 통일된 조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현재의 남북의 제도를 화석화한 채로 그려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며, 평등과 자유는 앞뒤없이 동시에 획득되고 동시에 서로가 완성되는 귀중한 가치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이러한 길로 들어서는 지름길은 '자주'로부터 시작된다고 나는 믿고 있다. 이제 다시 창비에서 『무기의 그늘』을 새로이 출간하게 되었는데, 남한과 통일베트남 사이에는 외교관계가 시작되고 작자인 나는 어쩔 수 없이 바로 그 미국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 지난해 겨울에 나는 여권이 만료되어 독일에서 국적 없는 망명객이 되는 것을 피하여 어느 대학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으며 일단 뉴욕에서 짐을 풀었다. 몇년 전에 잠깐 스쳐지나간 적은 있지만 여기서 당분간 살아갈 생각을 하고 둘러보니 미국의 내장이 스멀스멀 보이기 시작하는 중이다. 나는 뉴욕의 어느 모퉁이가 서울에 그대로 옮겨져 판박이로 재생산되어 있음을 확인하였고 대도시의 블록마다 형성된 먹이사슬은 마치 본토와 식민지의 꼴처럼 적대적으로 분할되어 있는 것을 본다. 베트남전쟁은 그 해결방식에 있어서 우리에게 교훈이 되기도 하지만 최근의 미국의 얼굴을 가장 분명히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는 분단을 더욱 극대화시킨 6·25의 올바른 규명도 아직 해내지 못하고 있지만. 여기 와서 보니 그들은 여전히 아시아를 너무도 모르고 언제나 그렇듯이 자기중심적으로 문제를 왜곡한다. 진보적 시각이라는 것도 어찌나 제약이 많고 한계가 많은지 '표현의 자유'를 구가한다는 미국신 언론자유가 완전히 허구임을 알게 된다. 더구나 쿠바나 북한에 대한 보도는 흑색선전이라고 부르기도 곤란할 정도로 무지막지하다. '노스'라고 코리아 앞에 한 단어가 붙기는 하지만, 어느 쪽에서 유도를 했든 미국 기자가 되는대로 갈겨썼든 일단 미국 독자 일반에게는 '코리아'만이 선명하게 남을 터이다. 이러한 점은 내가 방북 후에 일본 정부로부터 내쫓기면서 그들 국민들의 여권에 선명히 찍혀 있는 "노스코리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는 문구에 대하여, 우리의 분단과 한쪽 코리아에 대한 악의를 세계적으로 선전하는 일본 정부의 과오를 지적한 것처럼(최근에 일본은 문제의 문구를 여권에서 삭제하였다) 민족의 자주권은 언제나 분단을 뛰어넘은 곳에 영원히 존재한다. 다시 말하면 미국에서 표현 자유의 제약은 특히 반제(反帝)에 관해서 남한의 확대판이다. 그 대신에 노골적이지 않다. 길 터주기와 길 막기로 일단 교통정리되고 여러 매체 특히 영화와 텔레비전이 대중을 삼키는 가운데 진짜 목소리는 모기소리만하게 소음 속에 묻혀버린다. 이러할진대 코리아 문제는 두말할 것도 없고 그래도 수년에 걸쳐서 미국 사회의 고민거리였던 베트남전쟁에 대해서도 일방적이거나 지엽적인 시각을 면치 못한다. 내가 이 소설의 초판본에서 예를 든 할리우드 영화에 관해서는 재론하지 않겠지만, 대충 살펴본 이곳에서의 베트남에 대한 인식은 역시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휴머니즘, 그러고 나서 반전주의, 아니면 좋은 군인 나쁜 군인 식의 반성적 기록물, 그리고 좀더 심화한다는 게 고작 상처받은 개인의 내면 따위들이다. 전쟁의 주체는 누구인가, 이 전쟁에서 미국은 무엇인가, 미국의 사회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가, 아시아와 제3세계 민중은 어떤 사람들이고 무엇을 생각하나 등등 수많은 근본적인 접근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그들은 쏘니, 도요따 같은 상품을 통해서 아시아를 바라볼 뿐 아시아 사람을 너무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하여튼 위의 경향들 가운데 가장 좋지 않은 것이 소위 내면적 상처를 그린다는 부류인데, 우리의 입장에서는 악덕업자의 일주일 동안의 행악과 일요일날 교회에서의 몇분 동안의 울음 섞인 간증을 떠올리게 된다. 전장에서의 개인의 상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다만 똑같은 제국주의적 전쟁을 겪은 우리의 처지에서는 그것만이 돋보여서는 고통당한 아시아 민중의 보편적 삶과 투쟁의 정당성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점 때문에 나는 반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작자 스스로 아프게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이제 와서 되돌이켜보면 이 소설은 아직도 미흡한 점이 많고 미완의 것이라느 느낌이다. 그러나 내가 이제부터 써야 할 여러 작품들이 나아갈 출발점으로서 『무기의 그늘』 재발간의 의의를 다시 생각해보려고 한다.


─1992년 5월 뉴욕에서 황석영[2]



작품해설

이 작품은 황석영이 아니면 다룰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베트남전쟁을 해부한다. 일반적인 전쟁소설의 몰역사적인 실존주의, 감상적인 혐전(嫌戰) 정서, 맹목적인 휴머니즘과 승자편에 선 화해 등과 냉정하게 거리를 둔다. 무기의 포연 속이 아니라 그것의 그늘, 즉 미군수품 암거래 시장에 베트남전의 본질이 있음을 간파하는 이 작품은 ‘석유전쟁’이란 별칭으로 현재진행형인 이라크전쟁의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백일하에 드러난 당시의 국내외 상황을 새삼스레 반추하는 것은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초고 일부가 처음 발표되던[3] 무렵만 해도 베트남전쟁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기억은 파병의 정당성을 강변한 정권의 통제로부터 한치도 자유롭지 못했으며, 사태의 진상에 접근하기 위한 최소한의 문제제기도 공론화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대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무기의 그늘』은 당시까지 베트남전쟁에 관해 공유된 국내외의 지배적 편견을 일소하고 전쟁의 실상을 최대한의 객관적 시각으로 조명한 값진 성과로서, 탈(脫)식민에 관한 서구의 담론들이 이른바 '차이의 정치'를 강조하면서도 종국에는 서구적 보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지막 한계까지도 거뜬히 넘어서는 어떤 경지를 구현하고 있다.(후략) 

─임홍배 "베트남전쟁과 제국의 정치 中"[4]



작품연구

학술논문


학위논문


수상

  • 1989년 제4회 만해문학상 수상작


작품평

코모리 요우이치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

이 작품이 지닌 픽션으로서의 얼개는 21세기 현실을 인식함에 있어서도 더없이 유효하다. 세계 최대의 군사력을 지닌 미국의 위정자가 날조된 이유로 전쟁을 일으키는 시대 속에서 미국 달러의 지배를 어떻게 저지해갈 것인가가 초미의 과제다.
시어도어 휴즈

(일리노이대학 동아시아학과 교수)

이 작품은 오늘의 미국이 전쟁을 부조리한 것으로 간주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희생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를 무산시킨다. 또한 미국의 인종주의가 지닌 체제적 성격, 타자에 가하는 폭력, 전지구적 자본주의 질서를 구조짓는 욕망을 재생산하려는 욕망을 폭로한다.
마가쟁 리떼레르 베트남 전쟁의 흑막을 걷어올린 '전체소설'(roman total)
슈피겔 사실상 미국의 보호국이던 1980년대 한국에 커다란 충격을 던진 작품



작품 배경

베트남 전쟁

중앙


  • 날짜: 1955년 11월 1일~1975년 4월 30일
  • 장소: 인도차이나
  • 결과: 베트남 민주 공화국 승리**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
    • 베트남 민주 공화국의 베트남 공화국 병합
    • 캄보디아, 라오스 공산화
    •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수립


명칭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은 이 전쟁을 베트남 전쟁 또는 대미항전(對美抗戰)으로 칭한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베트남 전쟁으로 칭하지만, 프랑스와 베트남이 치른 전쟁이었던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의 연장선이라는 의미에서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second Indochina war)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흔히 월남전(越南戰)이라고 부른다.


개요

베트남 전쟁은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1946년 12월 19일 - 1954년 8월 1일) 이후 분단되었던 베트남에서 1955년 11월 1일부터 1975년 4월 30일까지 벌어진 전쟁이다. 이 전쟁은 분단된 남북 베트남 사이의 내전임과 동시에 냉전시대에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이 대립한 대리 전쟁의 양상을 띠었다. 1964년 8월부터 1973년 3월까지는 미국 등 외국 군대가 개입하고, 캄보디아와 라오스까지 전선이 확대되어 국제전으로 치러졌다.


대한민국 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대한민국 국군의 베트남전 참전(大韓民國軍 베트남戰 參戰) 또는 월남전 참전(越南戰 參戰), 월남 참전

중앙

1964년 9월 11일 1차 파병을 시작으로, 1966년 4월 4차 파병까지, 박정희 정부 하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민국 전투부대를 파병한 일을 말한다. 한국의 파병 제안과 월남정부 및 미국의 요청에 따라 행해진 대한민국 최초의 국군 해외 파병이다.


배경

1964년 8월 2일 북베트남의 통킹만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 매독스 호가 북베트남에 의해 공격을 받는 통킹만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은 이를 빌미로 베트남에 대한 군사 개입을 강화하여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전 세계가 공산화 도미노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단, 베트남 파병을 3200명으로 확대했다. 1961년, 5.16 군사혁명으로 집권한 뒤 미국을 방문한 박정희를 케네디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1964년 미국은 한국에게 베트남 파병 지원 요청을 하였고, 미국은 베트남에 한국군을 파병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베트남전 파병이 이루어졌다. 대한민국군의 참전은 조약상의 의무에서가 아니라 미국측이 파병의 대가로 한국군의 전력증강과 경제발전에 소요되는 차관공여를 약속함으로써 이루어졌고, 미국이 한국군을 참전시킨 이유는 1차적으로 미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일고 있던 반전여론을 무마시키고 미국군 봉급의 1/3 수준인 한국군을 전선에 투입함으로써 전비절감을 꾀하고자 한 계산에서였다. 이에 따라 당시 일부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1964년 10월 대한민국군의 베트남 파병을 단행하였으며, 1964년 8월 제1이동외과병원(130명)과 태권도 교관단(10명) 파월을 시작으로 주월 한국군사원조단(비둘기부대), 방공포병대대(호크유도탄부대)를 창설하고 백마부대 등 한국군을 파견하였다.[5]


사건 전개[6]

  • 1964년
    • 5월 9일: 존슨 미 대통령, 자유우방 25개국에 남베트남 지원 요청
    • 7월 15일: 응웬칸 남베트남 총리, 한국군 파병 요청
    • 7월 31일: 국회 제1차 파병 동의안 가결
    • 9월 22일: 제1차 파병단(제1이동외과병원 및 태권도교관단) 사이공 도착
  • 1965년
    • 1월 26일: 국회 제2차 파병 동의안 가결
    • 3월 16일: 건설지원단(비둘기부대) 사이공 도착
    • 8월 13일: 국회 제3차 파병(전투부대) 동의안 가결
    • 10월 14일: 제2해병여단(청룡부대) 깜라인 상륙
    • 10월 20일: 주월 한국군 사령부 사이공에 개소
    • 11월 2일: 수도사단(맹호부대) 본대 뀌년 상륙
  • 1966년
    • 3월 20일: 국회 제4차 파병(전투부대 증파) 동의안 가결
    • 4월 19일: 수도사단 제26연대 본대 뀌년 상륙
    • 10월 3일: 제9사단(백마부대) 닌호아 및 깜라인 상륙
    • 10월 21일: 박정희 대통령 남베트남 방문
  • 1971년
    • 12월 4일: 주월 한국군 제1단계 철수 시작(제2해병여단)
  • 1972년
    • 4월 13일: 주월 한국군 제1차 철군 완료
  • 1973년
    • 1월 28일: 베트남전쟁 평화협정 발효
    • 3월 13일: 주월 한국군 제2차 철군(본대) 완료
    • 3월 23일: 주월 한국군 후발대 철수 완료



RDF 및 온톨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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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AIN(A) RANGE(B) RELATION 설명
황석영 무기의 그늘 창작하다 A는 B를 창작했다.
베트남 전쟁 무기의 그늘 배경이다 A는 B의 배경이다.
형성사 무기의 그늘 출간하다 A는 B를 출간헀다.
창작과비평사 무기의 그늘 출간하다 A는 B를 출간했다.
무기의 그늘 월간조선 연재하다 A는 B에 연재되었다.
안영규 무기의 그늘 등장하다 A는 B에 등장한다.


네트워크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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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출처

  1. 맥놀이
  2. 황석영. 2008. 무기의 그늘(상). 경기:창비
  3. 『무기의 그늘』 완결본이 발간된 것은 1988년이지만, 이 소설의 기초가 된 「난장(亂場)」이 1977년 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한국문학』에 연재되었고, 그후 '무기의 그늘'로 제목을 바꾸어 『월간조선』에 연재되었다.
  4. 황석영. 2008. 무기의 그늘(하). 경기:창비
  5. 위키백과-대한민국 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6. 베트남 참전 외교문서 공개



작성자 및 기여자

인문정보콘텐츠(2020) 강의의 일환으로 송지선(1611138)이 2020년 6월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