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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우리는 모두 매일매일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중이지. 너는 지금의 내가 되기 전의 나야.

아니면 내가 되어가는 중인 너라고 말해야 하나? 그래서 나는 너희들을 보는 게 무서워 견딜 수 없어.

감자 눈을 파내면서 그 여자가 내게 해준 말이었다.


오정희의 첫번째 장편소설이다.
'새'는 제 13회 독일 리베라투르 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인 최초로 한국 문학작품으로 해외 문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내용

가정불화로 엄마가 집을 나가자 아버지는 나(우미)와 남동생 우일이를 외할머니 집에 맡기고 먼 곳으로 일을 찾아 떠난다. 그러나 외할머니가 풍을 맞고 쓰러지자 외삼촌의 집을 거쳐 큰집으로 떠넘겨진다. 우리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다. 겨울방학이 끝나갈 무렵, 아버지가 불쑥 찾아와 우리를 낯선 동네로 데려가고, 이어 낯선 여자를 데려다놓고는 다시 일을 찾아 먼 곳으로 떠난다. 그 집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고 있다. 새장에 새를 키우는 화물트럭 운전사 이씨, 공장집 문씨 아저씨 부부, 안집 할머니와 몸을 못 쓰고 누워 있는 그녀의 딸 연숙 아줌마 부부, 그리고 얼굴을 보기 힘든 외판원 정씨 아저씨 등등…… 다닥다닥 붙은 각자의 방에서 사람들은 숨죽인 채 서로를 경계하며 살아간다.

의의 및 평가

한국인 최초로 한국 문학작품으로 해외 문학상, 제13회 독일 '리베라투르 상'을 수상했다.

리베라투르 상은 독일의 기독교 재단이 주는 것으로 독일어로 번역 출간된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여류 작가들 중에서 선정해 시상하는 상으로서 역사와 전통이 깊다. 이 상의 수상은 오정희 작가 개인의 영예뿐 아니라, 해외에서 한국인이 한국어로 씌어진 작품으로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사례로서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사에서도 매우 뜻 깊은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새』는 소설 전체를 열 살에서 열두 살까지의 한 소녀의 관점에서 서술하려는 야심찬 시도이다. 
 오정희가 이 계획을 매우 철저히 실행한 것에 대해 심사위원단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작가는 아주 능숙하게 그 어떤
 격정도 없이 냉정하다 할 정도로 (주인공) 우미의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홀로 남겨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세계를 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러한 서술 태도는 오정희가 독일에서는 오히려 침묵되고 있는 문제를 그 
 어떤 도덕적 단죄나 영웅화하려는 의도 없이 (냉철하게) 묘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제레미 게인스(리베라투르 상 심사위원장)의 ‘리베라투르 상 수상 이유’ 중에서)
 임박한 인간 영혼의 황폐화를 아이의 시선을 통해 더욱 날카롭게 그리고 있음. 
 (클라우디아 크라마첵(독일의 문학비평가))
 낯선가? 나아가 극히 이국적인가? 이런 수식어가 아시아 문학에 붙여지긴 하지만 이 경우 전혀 그렇지 않다. 오정희가 
 묘사하는 현상들은 서구나 아시아의 대도시 어디서건, 대가족 제도가 가져다주던 결속력을 잃어버리고, 사회적 
 네트워크가 선의의 피해를 막아줄 수 없는 사회에서는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다. 그 때문에 1947년에 태어난 한국의 
 뛰어난 작가인 오정희의 소설은 설득력 있는 보편성을 특징으로 지닌다. 
(『타게스 슈피겔(Der Tagesspiegel)』(독일 신문))
 극적인 이야기를 잘못된 격정이나 도덕적 색채 없이 서술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독자의 폐부를 찌르고 있다. 
 (아니타 자파리, 『엠마(EMMA)』(독일 여성지))

관련 연구

제목 연구자 링크
오정희의 『새』에 나타난 폭력의 양상과 구원의 징후 조회경 링크
한국문학과 외국문학-오정희의 〈새〉와 로베르트 무질의 〈지빠귀〉의 비교분석을 중심으로 고원 링크
『새』에 나타난 엄마 찾기 서사와 모성의 구성 박지영(경북대학교) 링크

기타

작성자: 서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