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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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시티팝은 장르라기보단 스타일에 가깝다.

1970년대 중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중흥했던 음악 스타일로 이름 그대로 도회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다. 팝, 스무드 재즈, 펑크(funk), 소울 등 다양한 장르 음악이 시티팝의 범주에 들어간다. 공통적으로 도회적인 분위기에 세련된 편곡, 깔끔한 연주가 담겨있으며 스튜디오에서 충분히 다듬어진 소리로 표현된다.

1980년대 일본 버블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인만큼 막강한 자본력으로 최고급의 스튜디오 장비를 갖추는 것뿐 아니라 외국 유명 아티스트를 일본에 초대해 함께 작업하는 경우도 많았다. 2010년대 들어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로 다시 소환되기 시작했다.

상세

1980년대 일본 사회는 버블시대라 불리는 경제적 번영기를 누리게 된다. 그리고 이전부터 일본은 냉전기 전반에 걸쳐 미국의 영향도 겹쳐 서구권 문화를 거리낌 없이 들여오게 되는데, 덕분에 일본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문화 수준은 나날이 높아져갔으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당시 일본 음반사들은 해외의 프로듀서와 최고급 장비를 도입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성장하는 자본력과 그를 바탕으로 구축한 음악적 인프라는 일찍이 핫피 엔도의 흥행이 입증하듯 자연스럽게 일본 가요 전체의 질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일본 가요계의 프로듀싱 능력도 진일보하게 된다. 심지어 이 당시의 시티 팝 계열 곡들의 마스터링과 프로듀싱 수준은 현대의 것과 비교해도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이게 뭐가 놀랍냐고 말할 수 있지만, 1970년대는 제대로 된 개인용 컴퓨터조차 등장하기 이전의 시절이다. 즉, 시티 팝은 번영기 일본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조가 절정에 달할 시기, 일본 가요계에는 AOR로 대표되는 영미권 대중음악계의 최신 유행 장르들, 곧 재즈, 펑크, 디스코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곡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 당시 일본 음악계에서는 미국에서 활동하던 펑크, 퓨전 재즈 분야의 유명 뮤지션들을 일본으로 불러와 자신들의 음악 작업에 적극적으로 세션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이런 퓨전 재즈의 장르적 문법을 기반으로 신디사이저와 전기악기, 이른 시기의 디지털 음악 등을 기반으로 짜여진 그루브한 진행의 일련의 곡들이 점점 소개되기 시작했는데, 도쿄 등지의 대도시권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냈다. 이것이 이른바 '시티 팝'으로 이름 붙여진 음악적 사조의 등장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시티 팝이라 불리는 음악들이 가장 대중적으로 소비되었던 1970~80년대 시기에는 정작 해당 용어가 사용된 기록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시티 팝이 대중적인 단어가 아니었던 탓에 이런 유형의 음악이 마치 최근 수년 사이에 정의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나 적어도 국내에선 90년대 초반에 이미 평론가, 기자, 음악애호가들 사이에서 음악적 유형을 설명하는 단어로 통용되고 있었고 일부 매니아들도 존재하던 상황이었다. 그들에게 시티 팝의 정의란 잘나가던 일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세련된 음악임과 동시에 그때와 같은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식의 역설적인 슬픔, 아쉬움 등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음악이었다. 시티 팝류 노래를 들으면 더욱이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유가, 실제로 그 당시에도 "일본이라는 나라는 발전하는데, 나는 가진 집 하나 없고 우리(일본인)의 마음은 공허하기만 해"와 같은 류의 클리셰적인 가사가 시티 팝에 많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가적으로, 버블시대의 일본 사회는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일본 대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아예 상징으로 자리잡았을 정도이다. 이 시기의 일본은 양극화 현상이 아주 강하게 두드러졌고, 나날이 부를 쌓으며 사는 상류층과 될 대로 되라지식으로 살고자 하던 욜로족과 같은 빈곤층의 모습이 동시에 나타난다. 그리고, 시티 팝의 사조에서 이렇게 극단적으로 갈라진 80년대 일본의 두 사회상을 모두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 시절 일본의 음악만을 시티 팝으로 일각에서 칭하기도 하는 이유이다.

그렇게 현대의 모던-프로그레시브 계열 장르에 일부 특징만이 동화흡수되어 잊혀져 가는 음악이 되나 싶었지만 2010년대 후반 이후 유튜브의 영향력을 타고 Plastic Love를 중심으로 비슷한 양식의 음악들이 서구권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에 영향을 받았는지 한국에서도 예전부터 일본 음악을 듣던 매니아들의 '나만 알고 싶은 노래', '나만 알고 싶은 가수' 수준을 벗어나 비로소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사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한국의 경우 예전에도 이런 류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은 제법 있었지만, 딱히 이게 '시티 팝'이라고 정의하고 부른 것도 아니었고 당시 이들 역시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음악적인 원류를 미국에서 유행하던 AOR류의 펑크, 퓨전 재즈, 블루 아이드 소울 등에서 찾았다.

이에 과거부터 시티 팝을 알고 있던 전문 평론가들도 시티 팝이란 단어는 일본 음악을 정의할 때나 쓰는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국내 뮤지션들이 비슷한 느낌의 음악을 해도 딱히 시티 팝 범주로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데 시티 팝이라는 장르가 국내외에서 다시 재조명 받으며 상당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특히 City + Pop이라는 뭔가 있어보이는 단어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인지 이후 여러 음악에 시티 팝이란 단어를 적용해 해석하는 무리도 생겨났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듯 싶다. 퓨전 재즈처럼 장르를 분류하기 애매한 음악은 죄다 시티팝이라고 분류해버리는 식이다.

특징

등장 당시의 사회적 기조에 걸맞게 전반적으로 낭만적이고 낙관적인 분위기가 짙다. 발전한 도시의 밤, 세련되고 쿨한 생활상 등 도시적이라고 여겨질 만한 주제를 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대도시권에서 주로 유행한 시티 팝의 태생에서 기인한다.

한편 괌, 사이판과 같은 열대 해변의 분위기 또한 시티 팝의 주요한 주제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사운드 측면에서 비치 보이스 표 서프 음악의 영향이 짙게 남아있다. 여러 악기의 소리를 층층이 쌓아올린 비치 보이스의 사운드에 지대한 영향을 준 필 스펙터의 '월 오브 사운드(Wall of Sound) 기법도 시티 팝 사운드에 상당항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곡들의 경우에는 다른 곡들처럼 마냥 세련된 분위기 보다는 좀 더 나른하고 휴양지적인 소리를 지향했으며, 훗날 일본의 다운템포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 펑크-베이퍼웨이브 기조, 트로피컬 하우스가 참고하고 있는 이미지 또한 이러한 시티 팝의 면모에서 상당 부분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

시티 팝 리바이벌

2010년대에 들어 베이퍼웨이브의 등장으로 복고 열풍이 거세지며 시티 팝 또한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로 인해 구미권에서는 너드들 위주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한 켠에서는 시티 팝 리바이벌이라는 이름 아래 PREP을 위시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특유의 요소들을 차용한 음악들을 발표하고 있다.

LP의 부활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는데, 70~80년대라는 한정된 시대적 배경 상 대부분의 앨범이 바이닐 레코드로 발매되면서 자연스럽게 LP가 시티팝의 상징이 된 것. 대표적으로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에서는 2020년부터 CITY POP on Vinyl이란 제목으로 매년 인기있었던 여러 시티팝 타이틀을 발매하고 있다. 바이닐 특유의 음질이 주는 아날로그 감성을 중시하여 직접 LP를 구해서 녹음해 올리는 유튜버들도 많다.

국내 아티스트 중에서는 윤종신의 Welcome Summer, Summer man, 아마추어 등에서 그 영향을 짙게 느낄 수 있으며, 또한 SUMIN이나 백예린 등의 인디 아티스트들도 디깅클럽서울 프로젝트를 통해 80년대 한국 가요 커버 앨범들에 참여하고 있다. 일렉트로닉 계열 중에서는 퓨처 펑크 장르가 시티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들의 영향으로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한국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과거 일본의 시티 팝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타케우치 마리아의 Plastic Love나, 백예린이 커버한 쿠보타 토시노부의 La La La Love Song(드라마 롱 배케이션 주제곡) 등을 호평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2019년 이후 나오는 소위 '시티 팝'을 표방하고 나온 K-Pop 댄스곡들은 시티 팝스러운 요소라 할 수 있는 C마이너 스케일의 곡 전개, 그루비한 리듬 등을 차용했을 뿐, 밴드 지향적인 시티 팝과는 궤를 달리하는 전형적인 K-Pop 댄스곡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2019년 일본인으로서 한국어로 시티 팝을 부른 테라모토 유키카가 NEON을 통해 K-POP 가수로 데뷔한다. 그리고 시티팝으로만 구성된 정규앨범 서울여자를 발표한다. 윤종신의 음악 프로젝트인 2019년 월간 윤종신 5월호에서 태연의 춘천가는 기차를 시티팝으로 편곡하여 공개했다. 또한 2019년 10월 23일 월간 윤종신 10월호에서도 역시 일본인인 타케우치 미유가 내 타입이란 시티팝 곡을 발표했고, 2021년의 3월호에도 타케우치 미유가 다시 월간 윤종신 발표곡이었던 '왠지 그럼 안될 것 같아'의 시티팝풍 리메이크 버젼을 부르게 되었다.

2020년 8월 브레이브걸스가 긴 공백기를 깨고 3년 5개월 만에 운전만해라는 곡으로 시티 팝을 선보였다. 특히 롤린(Rollin')이 역주행하자 이 노래도 같이 주목을 받게 된다.

김아름의 정규 앨범인 AQUA CITY, 레인보우 노트의 정규 1집 Rainbow note 등 현대 한국의 시티 팝 노래들이 제작되고 있다. 2021년 발표된 아이유의 라일락 역시 신스 사운드와 디스코 리듬으로 대변되는 시티 팝 스타일을 재현한 곡이다.

국내에서는 살롱 도쿄 에이티즈라는 팟캐스트와 유튜브의 ZIOGRAPHIC SOUND에서 일본의 시티팝 관련 곡들을 들어볼 수 있다.

영향을 받은 한국 아티스트

  • 백예린
  • 유키카: 국적은 일본인이지만, 한국에서 한국어로 활동하므로 한국 아티스트로 분류한다.
  • 김산: 밴드형태의 가장 정통적인 시티 팝을 추구하는 뮤지션. 본인이 작곡, 작사까지 모두 하는 싱어송라이터이다.
  • 죠지
  • 레인보우 노트

[1]

출처

  1. 시티 팝-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