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강아지

한성대학교 미디어위키
이진희(1711182)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6월 22일 (월) 16:26 판 (자료)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이동: 둘러보기, 검색

소개

2020년 5월 31일, 채록자 이진희(1711182)가 어머니인 구술자 김연희(1969~)를 대상으로 자택에서 실시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콘텐츠이다. 이후 항목부터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머니의 강아지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진다

어린시절의 어머니와 강아지

80년대의 동물에 대한 인식

1980년대, 그때는 대부분 그렇게 생각했다. 개는 남은 밥 치우는 용도, 고양이는 쥐 잡는 용도. 물론 그 시대에도 동물들에게 애정을 주기는 했었지만 요즘과는 사는 환경과 인식이 달랐다. 집 안에서 함께 살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동물병원이라는 것도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다. 또한 동물을 병원에 데려간다는 인식도 없었을지 모른다. 감기가 걸렸다면 북엇국을 끓여주고, 다치면 붕대를 감아주는 등 민간요법으로 해결하고는 했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모르는 사이에 장수들에게 팔아 넘겨지는 일도 다반사였을 것이다.

어머니와 바둑이

본래 성향이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와 같은 인식의 영향도 받으셨는지 우리 어머니는 동물들과 그리 친하지 않으시다. 하지만 어릴 적 동물들과는 자주 접하셨다. 바로 가족들의 영향이었다. 어머니의 가족들은 다양한 동물들을 데려오시고 길렀다고 한다. 어머니는 동물들에게 크게 관심을 주지 않아 직접 다가가지는 않았다. 다만 동물들은 어머니에게 관심을 가졌다. 가장 관심을 주던 것은 강아지인 바둑이였다. 바둑이는 어머니가 원해서 데려온 강아지가 아니라는 것에 더해 어렸던 어머니의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외양을 하고 있었던 듯하다. 지금도 회상을 했을 때 못생기고 삐쩍 말랐다는 표현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그리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둑이는 상당히 애교가 많고 성격이 좋아 사람들을 잘 따랐다고 한다. 이런 바둑이를 어머니는 온 동네 참견을 하고 다닌다고 표현하셨다. 그러다가는 종종 어머니의 등굣길을 졸졸 따라가는 일이 있었는데, 어머니는 이를 반기지 않았다. 서둘러 학교를 가야하는데 바둑이를 데리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예 신경을 쓰지 않기에는 혼자 밖을 돌아다니는 것이 걱정이 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둑이를 보며 빨리 가라고 몇 번을 말해야 어쩔 수 없이 돌아갔다는 일을 지금도 기억하고 계신다.

현재의 어머니와 강아지

요즘의 동물에 대한 인식

요즘에는 사람들이 동물들에 대해 정말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 TV에서는 동물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끊이지 않고, 여러 콘텐츠에서도 동물들을 활용하며, 애완동물이라는 단어에서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로 바꿔 사용할 정도이다. 어머니는 동물에 대한 프로그램을 자주 보시는데, 그런 프로그램들이 예전과 같은 인식들을 달라지게 만들고 그냥 인형처럼 예뻐서 데려오고는 흥미가 떨어지면 버리는 사람들에게 동물에 대해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며 그 프로그램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셨다.

어머니와 돌돌이

어머니의 배경화면

이런 시대의 영향을 받고 있는 어머니가 어린 시절 이후 다시 동물과 만나게 된 것은 바로 올해였다. 어느 날 계획을 하고 데려온 것이 아닌,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선택으로 우리는 강아지를 기르게 되었다. 예전과 같이 의도하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그 강아지는 귀엽고 애처로운 생김새와 웃긴 행동들로 우리 가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음식을 먹다가도 강아지가 먹을 만한 뼈가 생기면 그 뼈를 줄 생각에 신이 나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춥지 않을까, 덥지 않을까 강아지의 걱정을 하는 등 모든 일에 강아지라는 소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일상의 많은 부분에 그 강아지가 들어오게 되었다. 많은 시간을 그 강아지와 함께하지 못하는 탓에 그 대안으로 어머니께서는 핸드폰의 배경화면을 강아지의 웃는 사진으로 설정해 매일 바라보며 기억들을 회상하고, 웃으시는데, 강아지가 웃는 사진만으로도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활력제가 되어 가정 내를 더욱 밝게 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처럼 이번에는 이전에 그저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 바둑이와는 다르게 더욱 많은 의미가 생겨났다. 또 어머니는 지치지도 않고 좋다며 따라다니는 강아지를 보면 사람이 줄 수 없는 무언가를 준다고 말하셨다.

"돌돌이가 막 웃고 그러는 게 나도 기분이 좋고, 예쁘기도 하고…그래서 좋아. 기분 전환? 뭐 그냥…일상에 젖어있다가도 돌돌이 사진 보면 웃기고, 기분 좋고 또 그냥 그렇게 넘어가고 그런 거 같애. 그리고 돌돌이가 점점점 나이가 들어서 나도 점점 나이가 들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게 많이 생길 거 아니야. 그런 생각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사람한테서는 느낄 수 없는 뭔가를 주는 것 같애 개들은."

채록자의 생각

어머니는 사실은 동물 그 자체를 꺼리는 것이 아니라 동물을 기른다는 것이 가져오는 책임이 어떤 것인지 잘 알기에 꺼리고 쉽게 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한 번 가족으로 들였을 때에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을 하고 또, 많은 애정을 주고 계신다.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