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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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17)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6월 23일 (화) 23:49 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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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네 집(1998년)


개요

작품소개

  • <그 여자네 집>은 시인 김용택이 지은 시이자 해당 시가 수록된 시집의 이름으로, 박완서가 이 시에서 영감을 얻어 쓴 것이 바로 <그 여자네 집>이라는 소설이라고 알려져 있다.
  • 시집은 총 40여편의 시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 여자네 집>은 이전의 김용택 시와는 달리 집과 마을의 회귀성을 드러내고 있다.

작품 서지정보

구분 정보
분류 시집
저자 김용택
출판년도 1998년
출판사 창작과비평사

목차

  • 목차는 4부로 나누어져 있다.

목차1.PNG 목차2.PNG

본문

그 여자네 집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웠던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속에 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 까만 머리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
.
.
                         _김용택<그 여자네 집> 중에서....

작가의 말

  •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는 '그 여자네 집'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니까, 초등학교 때 겪었던 일부터 시작해서 우선 ‘그 여자네 집’이라는 제 시에 얽힌 얘기부터 할게요.

제가 태어난 곳은 전북 임실군 덕치면입니다. 면 소재지에서 5㎞ 더 들어가면 진뫼마을이라는 조그만 마을이 있어요. 옛날에는 35가구까지 살았는데, 지금은 10가구 정도 삽니다. 저는 그 마을에서 나고 자랐어요. 마을에서 40분쯤을 걸으면 초등학교가 있는데 걸어서 거길 다녔지요.

제가 4학년 때 우리 동네의 한 여성을 좋아했습니다. 같은 학년의 같은 반이었는데 나이는 저보다 4살이나 더 먹어서 열여섯이었지요. 저희 큰어머니가 13살 때 시집을 오던 시절이었으니 나이가 꽤 많았는데, 제가 굉장히 좋아했지요. 우리 반이 여덟 명이었는데, 다른 남학생과 같이 걸어가는 꼴을 못 봤어요. 운동회가 되면 반드시 내 편이 돼야 했죠. 그 여성과 같이 살고 아기까지 낳는 꿈까지 꿀 정도였어요.

5학년 때 소풍을 가는데, 당시에는 도시락을 사서 30~40리 길을 걸었어요. 그런데 앞서 가던 그 여성이 언덕 밑으로 나를 불렀어요. 손에다 뭘 하나 쥐어주고 갔는데, 나중에 봤더니 동전이었지요. 그 여성이 징표를 줬다고 생각했어요. 오랫동안 간직했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뭔지 몰랐는데 중학생이 돼서 알고 보니 미화 동전이었어요. 1센트인가 됐던 것 같습니다. 그 시골에 어떻게 미화가 있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에요.

6학년 때인가 정월대보름에 동네에서 밤새워 농악을 할 때였어요. 한밤에 어떤 사람이 내 손을 잡고 끌고 가길래 봤더니 그 여자인 거예요. 가슴이 두근두근했습니다. 그 여성이 저를 골방으로 데려가더니, 여자 한복을 딱 입히는 겁니다. 고깔을 딱 씌우고 꽃띠를 둘러줬어요. 그러고는 농악 마당에다 저를 풀어주고 무동춤을 추게 했지요. 그게 그 여자와 마지막 추억이었습니다. 철이 들어서는 어느새 그 여성을 잊어버렸지요. 그게 처음으로 느낀 사랑의 감정이었습니다. 내용도 근거도 없지만, 한 인간에게 한 여성이 다가온,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있는 첫사랑이었습니다.

저는 순창농림고를 졸업하고 덕치초등학교 선생이 됐습니다. 졸업한 학교의 선생이 된 셈인데, 그때가 스물두 살이었죠. 어느 날 퇴근을 하는데, 11월쯤이었습니다. 벼가 다 베어진 들판 끝에 배추밭이 하나 있는데, 어떤 여자가 배추를 뽑아서 소쿠리에 이고 서리 낀 들판을 가로질러 오는 겁니다. 빨간 스웨터에 월남치마를 입고 양 갈래로 머리를 땋았는데, 꼭 나한테 다가오는 것 같았어요. 퍽 긴장이 됐는데, 나를 휙 지나쳐 가는 겁니다. 웃을 리가 없었겠지만, 언뜻 날 보고 웃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쪽니가 딱 보였는데, 반해버렸죠. 알고 보니 이웃마을 처녀였어요. 편지를 썼습니다. 옛날에 저희들이 여자와 사귈 때는 편지를 많이 썼는데, 정말 끝도 없이 편지를 썼지요. 저도 편지를 굉장히 많이 썼는데, 옛날에는 아명을 많이 지어 썼어요. 편지에서 내 이름은 ‘준’이었습니다.(웃음)

눈이 많이 오는 크리스마스 무렵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 여자에게 물방울무늬 스카프를 선물했습니다. 이런 시시콜콜한 것까지 기억이 나는 걸 보면, 연애는 정말 잘 해야 해요. 이듬해 봄, 보리걷이가 끝난 밭에 가설극장이 들어왔지요. 포장을 치고 영화를 상영하는 거죠. 우연히 거길 갔는데, 그 여자가 거기 있었습니다. 발전기로 낸 불빛 밑에 처녀 여럿이 앉아 있었는데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어요. 둘이 사귀기 시작했지요. 학교에서 운동회를 하면 화장을 한 그 여자가 파라솔을 끼고 친구들하고 코스모스 핀 신작로를 걸어와서 운동장에 들어오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둘이 참 좋아했죠. 그 여자는 친구들과 동네에 놀러 와서 내가 집에서 책을 보고 앉아 있으면 작은 돌멩이를 창문에다 던졌지요. ‘어 왔구나’ 하고 문을 열면 들어왔어요. 이불을 깔고 여럿이서 발을 덮고 있으면 발을 더듬어서 그 여자 발을 찾기도 하고. 옛날에는 손을 못 잡으니까, 손잡기까지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어요. 그런 수준 정도의 사랑이었는데. 어느 날 그녀가 사라져버렸어요. 1974~75년쯤 됐던 거 같은데. 그때는 농촌 인구가 급속도로 도시로 유입되던 시절이어서 따라가 버린 거죠. 그러고 오랜 세월이 흘러서 ‘그 여자네 집’이란 시를 썼습니다.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시인데,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줬고 저도 읽을 때마다 그때 기억이 또렷하게 나는 시예요.

평가

나는 집으로 간다」, 「집을 찾아서」, 「그해 그 겨울 그 집」, 「아름다운 집, 그 집」 등의 시에서 보듯 이번 시집에는 유달리 집에 대한 시편들이 많다. 그 시편들에는 자연에 대한 사랑이 넘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이함은 「애인」, 「그 여자네 집」 외 여러 시편들에서 여성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머니와 아내에 대한 시적 변주로 다양한 사물과의 교감을 보여주는데, 이것이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의 조화된 일체감을 준다는 점에 주목된다. 이는 시인의 새로운 변모다. 김용택 시인만이 지닌 자유로운 화법의 산문시들은 농촌생활의 풍부한 체험과 숨은 이야기들을 시화하여 감동을 주는 데 성공하고 있다.

-Daum 백과

네트워크 그래프

그 여자네 집 그래프.PNG

관련항목

항목A 항목B 관계 비고
그 여자네 집 김용택 A는 B가 집필했다
그 여자네 집 1998년 A는 B에 출간되었다
그 여자네 집 시집 A는 B이다
그 여자네 집 박완서 A는 B에게 영감을 주다
그 여자네 집 40편 A는 B을 다루고 있다

참고사이트

'심리톡톡'시즌2-사랑에 관하여

나무위키-그 여자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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