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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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작자의 초기작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함께 이상화의 대표작이다.

1923년 『백조(白潮)』 9월호를 통해 발표되었으며, 이 시가 처음 발표되자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퇴폐적 낭만주의에 속하는 작품이다.

전문

나의 침실로-이상화


가장 아름답고 오랜 것은 오직 꿈 속에만 있어라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기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뭇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 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 둔 침실로 가자, 침실로―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욱―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맘의 촉(燭)불을 봐라.
양털 같은 바람결에도 질식이 되어 얕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마돈나' 오너라, 가자, 앞산 그리메가 도깨비처럼 발도 없이 이곳 가까이 오도다.
아, 행여나 누가 볼는지―가슴이 뛰누나,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마돈나' 날이 새련다, 빨리 오려무나, 사원의 쇠북이 우리를 비웃기 전에.
네 손이 내 목을 안아라. 우리도 이 밤과 함께 오랜 나라로 가고 말자.


`마돈나' 뉘우침과 두려움의 외나무다리 건너 있는 내 침실 열 이도 없으니.
아, 바람이 불도다. 그와 같이 가볍게 오려무나. 나의 아씨여, 네가 오느냐


`마돈나' 가엾어라, 나는 미치고 말았는가. 없는 소리를 내 귀가 들음은―,
내 몸에 파란 피―가슴의 샘이 말라 버린 듯 마음과 목이 타려는도다.


`마돈나' 언젠들 안 갈 수 있으랴. 갈 테면 우리가 가자, 끄을려가지 말고!
너는 내 말을 믿는 `마리아'―내 침실이 부활의 동굴임을 네야 알련만……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엮는 꿈, 사람이 안고 뒹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으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둔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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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의 및 평가

마돈나를 아씨로 하여 침실과 관련시킨 발상법은 독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것이 바로 이 시가 가지는 변혁의 의미와 동시에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 ‘몸만 오느라’, ‘마음과 몸이 타려는도다’와 같은 관능적 표현이 필연적으로 수반되었다.

그렇다고 이러한 병적인 관능이 그 육체성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

애욕(관능)의 진실한 모습, 나아가서 애욕의 의미부여(정신화)에 두고 있는 것으로 이상화의 내면적인 정열과 철학적인 명상, 그 체취까지 나타냈다.

사랑의 절정에서 갈망하는 시인의 감정이 거의 병적인 격렬성과 자제할 수 없는 욕망과 충동의 광기(狂氣)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이상화 문학의 생명이며, 동시에 그 시대를 대표하는 시적 경향이기도 하다.

시비

한국 현대문학 최초의 시비

이상화 시비

대구 달성공원 우리나라 문단 최초로 문학비,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 시비가 건설되었다.

대구는 이상화의 고향으로 그를 기리고자 건설되었다.

우리나라 문단 최초로 세워진 시비라는 점에서 한국문학상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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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F

항목A 항목B 관계
이상화 나의 침실로 A가 B를 집필하다
나의 침실로 백조 A가 B에 수록되다
나의 침실로 낭만주의 A가 B의 영향을 받다
나의 침실로 민족주의 A가 B의 영향을 받다
나의 침실로 일제강점기 A가 B의 영향을 받다
나의 침실로 시비 달성공원 A가 B에 건설되다

네트워크 그래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작성자

윤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