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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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1922년 『백조(白潮)』 창간호를 통해 발표되었으며 「말세의 희탄(欷嘆)」과 더불어 같이 낸 작품이다.

이상화 시인의 시는 관능적이며 낭만적, 경향파적, 저항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중 관능적, 낭만적인 것에 속한다.

전문

단조(單調) - 이상화

비 오는 밤
가라앉은 하늘이
꿈꾸듯 어두워라.


나무잎마다에서
젖은 속살거림이
끊이지 않을 때일러라.


마음의 막다른
낡은 띠집에선
뉜지 모르나 까닭도 없어라.


눈물 흘리는 笛(적)소리만
가없는 마음으로
고요히 밤을 지우다.


저편에 늘어섰는
백양나무의 살찐 그림자는
잊어버린 기억이 떠돎과 같이
침울 - 몽롱한
캔버스 이에서 흐느끼다.


야, 야릇도 하여라
야밤의 고요함은
내 가슴에도 깃들이다.


병아리 입술로
떠도는 침묵은
추억의 녹 낀 창을
죽일 숨 쉬며 엿보아라.


아, 자취도 없이
나를 껴안은
이 밤의 홑짐이 서러워라.


비 오는 밤
가라앉은 영혼이
죽은 듯 고요도 하여라.


내 생각의
거미줄 끝마다에서
젖은 속살거림은
주곧 쉬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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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작성자

조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