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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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1935년 4월 『시원』에 발표된 이상화의 시 작품으로

백기만(白基萬)이 편집한 『상화(尙火)와 고월(古月)』(1951)에 수록되었다.

이상화의 시력(詩歷)으로 보아 후기시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전문

역천(逆天) - 이상화


이때야말로 이 나라의 보배로운 가을철이다.

더구나 그림과도 같고 꿈과도 같은 좋은 밤이다.

초가을 열나흘 밤 열푸른 유리로 천장을 한 밤

거기서 달은 마중 왔다 얼굴을 쳐들고 별은 기다린다 눈짓을 한다.

그리고 실낱같은 바람은 길을 끄으려 바라노라 이따금 성화를 하지 않는가.


그러나 나는 오늘밤에 좋아라 가고프지가 않다.

아니다 나는 오늘밤에 좋아라 보고프지도 않다.


이런 때 이런 밤 이 나라까지 복되게 보이는 저편 하늘을

햇살이 못 쪼이는 그 땅에 나서 가슴 밑바닥으로 못 웃어 본 나는 선뜻만 보아도

철모르는 나의 마음 홀아비 자식 아비를 따르듯 불 본 나비가 되어

꾀이는 얼굴과 같은 달에게로 웃는 이빨 같은 별에게로

앞도 모르고 뒤도 모르고 곤두치듯 줄달음질을 쳐서 가더니.


그리하여 지금 내가 어디서 무엇 때문에 이 짓을 하는지

그것조차 잊고서도 낮이나 밤이나 노닐 것이 두려웁다.


걸림 없이 사는 듯하면서도 걸림뿐인 사람의 세상-

아름다운 때가 오면 아름다운 그때와 어울려 한 뭉텅이가 못 되어지는 이 살이-

꿈과도 같고 그림과도 같고 어린이 마음 위와 같은 나라가 있어

아무리 불러도 멋대로 못 가고 생각조차 못하게 지천을 떠는 이 설움

벙어리 같은 이 아픈 설움이 칡넝쿨같이 몇 날 몇 해나 얽히어 틀어진다.


보아라 오늘밤에 하늘이 사람 배반하는 줄 알았다

아니다 오늘밤에 사람이 하늘 배반하는 줄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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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총 6연으로 1연‧3연‧5연은 각 5행, 2연‧4연‧6연은 각 2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는 추수를 앞둔 풍요로운 가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식민치하의 헐벗고 굶주린 민족이라 하더라도 가을은 잠시나마 고통을 잊게 하고 수확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는 계절로

우리들에게는 ‘보배로운 가을철’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타난 가을밤은 초기시의 병적이고 관능적인 도취의 밤이 아니고, ‘연푸른 유리로 천정’을 한 청명(淸明)한 밤이다.

출처

지식백과

시비

이상화 고택의 상화 시비

역천 시비

이상화 고택은 대구 계산동 2가 84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고택으로, 이상화 시인이 1939년부터 작고하던 1943년까지 거하던 곳이다.

이상화시인의 드높은 우국 정신과 문학적 업적을 계승하는 교육의 장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

이 시비는 이상화 시인이 쓴 대표적인 시들을 뽑아 세운 비석으로 대표적인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역천이 새겨져 있다.

위치

대구광역시 중구 서성로 6-1

이상화 고택

구글지도 (구글 지도에 좌표가 나오지 않아 부득이하게 링크를 표시합니다)

RDF

주어 목적어 서술어
이상화 역천 집필했다
역천 후기시 속한다
역천 시원 실렸다
역천 상화와 고원 실렸다
역천 일제강점기 영향받았다
역천 시비 이상화 고택 세워졌다

네트워크 그래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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