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메이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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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주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5월 4일 (수) 20:19 판 (작품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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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메이드 인생

작품 전문

" 머 어데 빈자리가 있어야지." K사장은 안락의자에 푹신 파묻힌 몸을 뒤로 벌떡 젖히며 하품을 하듯이 시원찮게 대답을 한다. 미상불 그는 두 팔을 쭉 내뻗고 기지개라도 한번 쓰고 싶은 것을 겨우 참는 눈치다. 이 K사장과 둥근 탁자를 사이에 두고 공손히 마주 앉아 얼굴에는 '나는 선배인 선생님을 극히 존경하고 양모합니다' 하는 비굴한 미소를 띠고 있는, 구변 없는 구변을 다하여 직업 동냥의 구걸 문구를 기다랗게 들어놓던 P..... P는 그러나 취직 운동에 백전백피의 노졸인지라 K씨의 힘 아니 드는 한마디의 거절에도 새삼스럽게 실망도 아니한다. 대답이 그렇게 나왔으니 인제 더 졸라도 별수가 없는 것이지만 허실 삼아 한마디 더 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