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원 학생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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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원(19)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4월 30일 (금) 08:14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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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목욕탕에 어서 오세요. 어른은 8000원, 아이는 800원, '혼자 온 아이'는 '80원'입니다!


<문어 목욕탕>
최민지 지음/노란상상(2018)


옛날에는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부부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가족, 한부모 가족, 다문화 가족, 조손 가족, 입양 가족 등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고 다양해졌다. 이렇게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다는 것을 듣거나 알고,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배우기는 한다. 하지만 아직은 많은 기준이나 사회적 인식, 법 등이 부부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형태의 가족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문어 목욕탕>은 호기심이 이는 제목과 표지 그림의 창문에서 빼꼼히 보이는 문어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엄마가 없는 어린 여자아이이다. 아이는 엄마가 없어서 목욕탕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목욕탕을 들어가기 전까지는 계속 아이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데, 표정이 보이지 않더라도 아이의 뒷모습에서 아이가 어떤 기분이고 표정일지 느껴졌다. 아이는 용기를 내어 혼자 목욕탕에 들어간다. 처음에는 소외감이 들고 숨고 싶어 하지만 새카만 먹물탕 속 세계를 구경하고 문어와 목욕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문어에게 다음을 약속하고 재미있는 모험을 한 듯 밝고 당당하게 목욕탕에서 나오는 아이의 모습에 나도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문어 목욕탕>은 재미있는 상상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가면서도 아이들이 목욕탕에 혼자 와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같다. 그리고 그림에 볼거리가 많아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다. 목욕탕 앞 간판, 숫자 8이 많은 것, 먹물 아이스크림 전단지, ‘OCTOBER 한 달은 무료’, 사람들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먹물 발자국 등 책이 끝날 때까지 그림 한 부분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아진다.
‘혼자 온 아이 80원’에서 알 수 있듯이 문어 목욕탕은 아이가 보호자 없이 혼자 올 수 있도록 한다. <문어 목욕탕>은 ‘엄마 없는 아이는 어떻게 목욕탕을 가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그림책인 만큼 내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하고 의식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어렵고 불가능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유쾌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림책, 어른의 입장에서는 생각할 것이 많아지는 그림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