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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3일 (금) 16:12 기준 최신판

지반(池畔) 정경 - 이상화


─ 파계사(把溪寺) 용소(龍沼)에서


능수버들의 거듭 포개인 잎 사이에서

해는 주등색(朱橙色)의 따사로운 웃음을 던지고

깜푸르게 몸꼴 꾸민, 저편에선

남모르게 하는 바람의 군소리 ─ 가만히 오다.


나는 아무 빛갈래도 없는 욕망과 기원으로

어디인지도 모르는 생각의 바다 속에다

원무 추는 영혼을 뜻대로 보내며

여름 우수에 잠긴 풀 사잇길을 방만스럽게 밟고 간다.


우거진 나무 밑에 넋빠진 네 몸은

속마음 깊게, 고요롭게 미끄러우며

생각에 겨운 눈물과 같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빈꿈을 얽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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