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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혈통적 민족주의

개요

2013년 2학기에 과제물로 작성한 글을 웹에 맞는 양식으로 수정한 글입니다.

본문

서론

한 사회는 다양한 구성원을 포함하고 있다. 한 사회 내부에는 장애인, 동성애자 등의 사회적 소수자뿐만이 아니라 이민자, 영주권자, 외국 국적을 지닌 주민 등 인종적 혹은 민족적 소수자들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과거 국가적 단합을 위해단일민족을 강조하던 시기와는 또 다른 세상을 맞이하게 되면서 다른 혈통을 지닌 사람들의 적응문제와 사회적 권리 등 그와 관련된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노력이 현재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본론

비록 한국은 이민이 허용되는 나라는 아니지만 이미 다수의 실질적 이주자들이 사는 이민국가라 할 수 있다. UN은 “1년 이상의 의도적 체류를 동반한 국제적 이주”를 국제인구이동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일시적으로 취업하기 위해 외국으로 이주한 이주노동자도 이민자의 범주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일민족을 앞세우는 것은 곧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우려를 지니고 있다. 한국은 민족과 국가를 동일시하던 국가였기에 국가 구성원의 변화는 곧 국가의 변화로 이어지는 문제로 다가왔다.


이 글은 민족의 정의를 다르게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썼다. 그동안 우린 민족의 요건을 기본적으로 한 혈통을 유지하며 같은 피부색과 언어 등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로 생각하였다. 이러한 '혈통적 한민족'이 아닌, '문화적 한민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문화를 공유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생활양식을 공유한다고 할 때, 그들은 분명한 '한국인'이 될 수 있을 것이므로, '한국인'의 정의를 '문화적 한민족'으로 확대시키자는 것이다.


'민족'이란 개념이 생기기전에 '부족'이란 개념이 있었다. 고조선이 건국된 일화를 살펴보면 곰을 믿는 부족과 호랑이를 믿는 부족이 결합하고 다른 부족들과도 결합하여 '고조선'이 건국 되었고 크게 발전하였다고 한다. 비록 곰 부족이 주류를 이루었다고는 하나, 이익을 위해 서로 다투던 부족들이 그간의 불화를 깨고 '홍익인간'의 이념을 바탕으로 마음을 하나로 뭉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화는 공유하는 집단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 문화라면 한국인이라는 집단이 공유한 문화이고, 미국 문화는 미국인이 공유한 문화가 된다. 문화는 그 사회의 생활양식이자 상징체계다. 인간이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그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삶의 양식과 상징체계를 습득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고 이는 그 삶의 양식과 상징체계가 반영하고 있는 사회의 질서와 규범, 가치를 따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는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족과 민족주의란 근대 시민혁명을 통해서 정립된 용어이다. 프랑스대혁명은 절대주의적 구제도를 일소하고 새로운 근대시민사회의 기초를 수립한 전형적인 시민혁명으로 혁명의 역사성과 시대성은 언설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고대사회에서 중세로 넘어가는 길목에 르네상스가 있었다면 중세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프랑스대혁명이 있었다. 대혁명 이전 유럽에는 보편주의에 의해 로마 가톨릭의 영향 하에 민족의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주로 존재하는 것은 종족과 지역적 개념만이 당시의 국제사회를 움직이고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였다.


세계사적 측면에서, 민족주의는 외세에 대항하는 민족의 자주·자립을 위한 정치적 운동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민족주의는 상대적이고 배타적 성격이 내재된 사상이다. 우리나라 근대사에서도 민족주의는 외세의 침략으로 민족적 자주권이 상실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였으며, 위험한 세력으로 간주되는 외세를 배격하는 성격을 가지며, 우리 민족의 독립을 지키려는 운동으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민족주의 정신은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민족의 단결을 가져와 난국을 극복하는 큰 힘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이는 인종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지니게 되어, 보다 혈연에 의지한 양상을 보여주게 되었다.


노르웨이의 브레이빅 사건을 통해서 또다시 민족주의 문제가 표면으로 떠올랐었다. 세계화의 경향 속에서 혈통적 민족주의는 약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양상은 선뜻 변하는 것 같지 않다. 도리어 그것은 점점 극단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어 극우 적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그것은 맨 앞에서 거론하였던 일본의 아베신조와 같은 경우 일 것이다. 이것의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세계화로 인한 민족주의의 위기이다. 세계화 앞에서 민족주의의 필요성에 대한 사고와 현실적인 붕괴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하건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민족주의가 세계화 속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이러한 민족주의는 인종의 경계선이 점차 불분명해지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자연 도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화 속에서 민족이라는 울타리는 나약하기 그지없다. 국경선 자체가 무력화되어가는 세계화는 민족의 경계를 더없이 허물게 된다. 혈통적 민족주의는 단일민족국가를 지향하지만, 점점 더 단일민족의 존재가 어려워지고 있다. 단군의 자손들로 이루어진 단일민족국가, 라고 하는 것은 어쩌다보니 우리나라의 자랑거리가 되었지만, 이 진술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다문화주의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내부 인종차별 및 분열과 혼란을 야기하고 현실적인 문제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실정은 각종 통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순혈민족에 대한 절대적 신뢰에 대한 비판을 가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가 순혈주의를 버리지 않으면 너무 많은 문제와 갈등을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인’ 이라는 범주 또는 규정을 유전자적 요소에 기댈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향유하는 동질감을 지닌 사람들로 확장해야 한다. 같은 문화를 지니기만 한다면 같은 민족으로 본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에는 다양한 피부색 및 상이한 종교와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17세기 초 제임스타운에서의 영국인들과 '아메리카 인디언들' 사이의 첫 번째 만남으로부터 수많은 멕시코인 들이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 들어오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민족적 기원과 종교 그리고 인종 간의 상호 작용은 역사적으로 미국의 국가적 생활의 중요한 성격을 형성해왔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정복당한 인종인 아메리카 원주민, 즉 인디언들과 노예로 붙잡혀 온 흑인들을 제외하고는 자발적으로 이민 온 사람들로 이루어진 국가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미국을 가리켜 인종의 용광로라고 말한다. 또, 미국을 가리켜 인종의 샐러드 접시라고 달리 표현하기도 한다. 혹은, 미국인들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낸다는 의미에서 자신들의 나라를 '무지개'라고도 표현했다. 이들에게 ‘미국인’을 규정하는 것은 인종과 유전자가 아닌 공통적 미국 문화와 미국의 운명을 공유하는 이들을 말한다. 중국의 경우 크게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족과 나머지 소수 민족으로 나뉘는데, 국가통합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위해 수많은 소수민족을 ‘중화민족’이라는 이름 아래에 결집시키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 소수민족의 역사와 문화적 성과들도 중화민족의 일부로써, 중국사로 여기고 있다.

유대인의 경우에는 유대 법에 의하면 ‘유대인을 부모로 하거나 유대교도로 개종한 자’라고 정의되어 있다. ‘누가 유대인인가’를 둘러싸고 논쟁이 계속되는 현재의 이스라엘 국가에서는 이 정의에 ‘타종교로 개종하지 않은 자’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유대인이라는 말은 기원전 721년에 아시리아에 의해 붕괴된 이스라엘 왕국의 남쪽에 있던 유다 왕국에서 유래하지만 역사를 통하여 스스로도 유대인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그들은 세계 각지로 유랑하여, 그 땅의 인종·민족과 혼교를 거듭하여 왔기 때문에 형질은 다양하다. 다시 말해, 형질 상 다수의 유대인은 백인이지만 일부는 유색인이며, 흔히 유대 코라고 불리는 갈고리 모양의 코도 지배적인 특징은 아니다. 같은 문화를 지니기만 한다면, 같은 민족으로 본다는 것이다.

결론

민족은 실체가 없는 상상의 공동체에 가깝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에서는 우리와 다른 그들에 대한 멸시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민족 공동체의 순기능에 대하여 전적으로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니다. 하고자 하는 말은, 한국 민족주의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몽상적 기대감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다.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은 우리사회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아직도 남아있는 전 근대적인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주류’ 이외의 많은 소수자를 억압하고 방치했다. 또한 나와 같은 집단에 속해 있지 않으면 모두 ‘절대 악’으로 간주하여 전혀 대화가 통할 수 없는 사회로 만들어 버렸다. 한국사회는 이미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 이러한 다원주의적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민족주의의 문제점은 반드시 극복해야할 대상이다. 그 문제점의 극복을 위해 순혈주의적인 민족의식의 변혁이 필요하다. 세계화시대의 민족정체성을 위한 보편적 가치 아래 우리의 고유성을 재조직하고 형성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고유의 순수함에 대한 강한 집착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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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사회

참고문헌

김경애, “민족주의와 다문화주의의 만남 : 한국사 교사의 민족의식과 다문화의식을 중심으로”, 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0.8.

《The AsiaN》, “민족주의와 애국심의 차이” , 06:27 PM Friday 26 April 2013

세르엘닷컴, “민족주의의 대안, 문화 민족주의를 제안합니다” , http://ceruel.com/1887

《한국일보》, “[나의 NIE] 동남아인에 대한 색안경 못 깨면 글로벌 한국은 없다 '동남아 노동자는 폭력적? 한국인의 편견!'을 읽고” , 2013.5.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문화”

두산백과, “한국의 민족주의 운동”

정경환, 『민족주의 연구』, (이경) , 2009.09.07

네이버지식백과, “미국인의 탄생-미국을 만든 다원성의 힘”

두산백과, “유대인”

네이버지식백과, “21세기 정치학대사전 - 유대인”

네이버지식백과, “문화콘텐츠란 무엇인가”

CCL 적용자료

[CC0] 사진출처 https://unsplash.com/

[CC-BY] 홍형표, “한국 민족주의의 극복과 대안적 정체성 교육” , 부산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3

[CC-BY-NC-ND] 《뉴스타파》, “극우정당 급부상 부른 시리아 난민 사태”, Alexander Görlach, 2018년 2월 6일 4:13 오후


[CC-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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