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위한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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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다빈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6월 27일 (토) 03:43 판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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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김춘수의 시집인 <꽃의 소묘>에 수록되어 있는 시로 존재론적인 입장에서 사물의 본질적 의미를 인식하고자 하는 욕구와 그 불가능성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작품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存在)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여.


작품해석

 이 작품은 꽃을 소재로 하여 사물과 그 이름 및 의미 사이의 관계를 노래하면서, 존재의 본질과 그 정체를 밝히려는 김춘수 초기 시의 경향을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 시에서 '너'와 '신부'는 시적 자아가 끊임없이 추구해 오던 존재의 본질을 상징한다. '나'는 아직 아무 것도 모른 채 존재 탐구를 향한 고난의 몸짓을 거듭하지만 좀처럼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사물의 본질적 의미를 파악할 능력이 없는 '나'(위험한 짐승)가 '너'(꽃)를 인식하려고 시도하면 '너'는 더욱 미지의 세계로 숨어 버린다. 그리하여 꽃은 아무런 의미도 부여받지 못한 채, 불안정한 상태에서 무의미하게 존재하고 있다. 결국, 이 시의 전체적인 내용은 어떤 인식 대상(사물, 꽃)의 본질적인 의미(이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안타까운 심정이다.

작품특징

  • 성격: 관념적, 주지적, 상징적, 존재론적
  • 시적대상: 꽃(존재의 본질을 인식한 상태)
  • 시적상황: 존재의 본질을 인식하기 위한 노력에도 인식하지 못해 절망함
  • 화자의 태도: 열심히 노력한다면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