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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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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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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구석에 처박혀 발버둥 친들 무엇하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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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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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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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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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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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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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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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8일 (일) 00:29 판
농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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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농무 |
저자 | 신경림 |
출판사 | 창작과비평사 |
발행일 | 1993년 |
쪽수 | 120 |
ISBN | 893642001 |
개요
전문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쪼무래기들뿐
처녀 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 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 구석에 처박혀 발버둥 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