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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길(나)은 객지에서 지내는 빈한한 서생이다. 한 하숙집을 구하고 한달동안 지냈으나, 숙박기를 보더니 선금을 달라는 주인의 요구에 따지고 싶었지만 꾹 참고 바로 다른 집을 보러 나간다. 본래 집에는 일본 사람 아니고는 창길이 하나밖에 없었기에 창길은 민족차별, 자신이 일명 '색가리'를 당했음이라 확신한다. 창길은 평소에 눈여겨보던 공동묘지께의 셋방에서 방을 둘러보고 마침내 왜비단을 걸친 여자가 주인으로 있는 하숙집의 이층 구석방에 자리잡는다. 창길은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이 낯간지러웠지만 조선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금시로 태도가 변하지는 않을까 염려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튿날 숙박기를 작성해오라는 지시를 받은 시중 아이가 이름을 보자 똥그란 눈을 치뜬다. 아이는 '변창길' 세자를 발음하지 못하며 '나'에게 경멸하는 미소를 띤채로 돌아간다. 창길은 머지않아 하숙을 받지 않으니 떠나달라는 말을 전해듣는다. 빗발이 뚝뚝 듣기 시작하는 날 학생촌을 돌아다니던 창길은 이제 하숙집을 구할 때 "나는 조선 사람인데 이 집에 두어도 좋겠소?"라는 말을 꼭 덧붙인다. 그러던 중 조선인에 대해 편견없는 진취적이고 친절한 한 하숙인 주인을 만난다. 풀 없이 웃어보인 창길은 허겁지겁 짐을 찾으러 이전 집을 가던 중 조선인 친구를 만난다. 비를 피해가라며 강요하는 친구의 집에서 뛰어나온 창길은 목 밑까지 쓸쓸함과 서러움이 치받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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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길(나)은 객지에서 지내는 빈한한 서생이다. 한 하숙집을 구하고 한달동안 지냈으나, 숙박기를 보더니 선금을 달라는 주인의 요구에 따지고 싶었지만 꾹 참고 바로 다른 집을 보러 나간다. 본래 집에는 일본 사람 아니고는 창길이 하나밖에 없었기에 그는 민족차별, 자신이 일명 '색가리'를 당했음이라 확신한다. 창길은 평소에 눈여겨보던 공동묘지께의 셋방에서 방을 둘러보고 마침내 왜비단을 걸친 여자가 주인으로 있는 하숙집의 이층 구석방에 자리잡는다. 창길은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이 낯간지러웠지만 조선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금시로 태도가 변하지는 않을까 염려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튿날 숙박기를 작성해오라는 지시를 받은 시중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보자 똥그란 눈을 치뜬다. 아이는 '변창길' 세자를 발음하지 못하며 '나'에게 경멸하는 미소를 띤채로 돌아간다. 창길은 머지않아 하숙을 받지 않으니 떠나달라는 말을 전해듣는다. 빗발이 뚝뚝 듣는 날 학생촌을 돌아다니던 창길은 이제 하숙집을 구할 때 "나는 조선 사람인데 이 집에 두어도 좋겠소?"라는 말을 꼭 덧붙인다. 그러던 중 조선인에 대해 편견없는 진취적이고 친절한 한 하숙인 주인을 만난다. 풀 없이 웃어보인 창길은 허겁지겁 짐을 찾으러 이전 집을 가던 중 조선인 친구를 만난다. 비를 피해가라며 강요하는 친구의 집에서 뛰어나온 창길은 목 밑까지 쓸쓸함과 서러움이 치받친다.
 
 
 
 
 
 
  "집도 진재후에 세웟는지 거죽으로보아도 정갈해보이는 집 에 하숙을 정했다. 그는 하숙에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환 때문에 "저편이 뭇기도 전에 가긔가 조선사람이라는것과 이러케 신사양복을입엇 을망정 은행회사가튼대에 단이는사람도아니라는말을 제풀에 끄낼수는업 섯다."즉 이미 자신의 위치는 주인여편네가 규정한 일본인이어야 하며, 그 위치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는 자기(조선인, 은행원이 아님)는 말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 한국 근대문학에서 "양복은 국어에 필적하는 또 다른 에크리퀴르"다는 지적에서 논의를 한다면, 창길은 언어에서도 복장에 서도 '일본인'으로 간주될 외면을 가졌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관계를 규정하는 주도권은 주인 쪽에 있으며, 창길이 정해진 규정(일본인)을 벗어나면 관계 그 자체가 파탄나는 것이다. 창길은 조선인이기 때문에 그 관계가 파 탄날 가능성을 감지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표면 상으로는 일본인으로 보이는 창길이 일본인이 아니라는 징표를 제출한 순 간, 주인은 창길을 배제하기 시작한다. 이 배제에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유 사성보다는, 유사하다고도 말할 수 없는 구별 불가능성이 깔려 있다. 구 별 불가능성은 일본인 역시 학살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공포체험과, 그 것을 예감하고 있는 불안과 연결된다. 이 장면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주인 여편네와 창길이 같은 장소에서 가지는 다른 종류의 불안이다.
 
 
 
 
 
  
  

2019년 6월 15일 (토) 20:42 판



개요

염상섭의 단편소설. 염상섭이 일본 유학시기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당시 재일 지식인들을 향한 일본 사회의 차별적 대우를 그리고 있다.

줄거리

숙박기 그래프.png


  • 줄거리

변창길(나)은 객지에서 지내는 빈한한 서생이다. 한 하숙집을 구하고 한달동안 지냈으나, 숙박기를 보더니 선금을 달라는 주인의 요구에 따지고 싶었지만 꾹 참고 바로 다른 집을 보러 나간다. 본래 집에는 일본 사람 아니고는 창길이 하나밖에 없었기에 그는 민족차별, 자신이 일명 '색가리'를 당했음이라 확신한다. 창길은 평소에 눈여겨보던 공동묘지께의 셋방에서 방을 둘러보고 마침내 왜비단을 걸친 여자가 주인으로 있는 하숙집의 이층 구석방에 자리잡는다. 창길은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이 낯간지러웠지만 조선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금시로 태도가 변하지는 않을까 염려한다. 아니나 다를까, 이튿날 숙박기를 작성해오라는 지시를 받은 시중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보자 똥그란 눈을 치뜬다. 아이는 '변창길' 세자를 발음하지 못하며 '나'에게 경멸하는 미소를 띤채로 돌아간다. 창길은 머지않아 하숙을 받지 않으니 떠나달라는 말을 전해듣는다. 빗발이 뚝뚝 듣는 날 학생촌을 돌아다니던 창길은 이제 하숙집을 구할 때 "나는 조선 사람인데 이 집에 두어도 좋겠소?"라는 말을 꼭 덧붙인다. 그러던 중 조선인에 대해 편견없는 진취적이고 친절한 한 하숙인 주인을 만난다. 풀 없이 웃어보인 창길은 허겁지겁 짐을 찾으러 이전 집을 가던 중 조선인 친구를 만난다. 비를 피해가라며 강요하는 친구의 집에서 뛰어나온 창길은 목 밑까지 쓸쓸함과 서러움이 치받친다.



  • 해석

작가의 재일 경험이 녹아 있는 <숙박기>는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에 대한 민족 차별이 보편화되는 일본 내부의 현실을 알려줌은 물론,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당시 상황에서 얼마나 힘겨운 것이었는지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염상섭의「숙박기」는 대지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재난 이후 재일조선인들의 삶과 지식인들이 받아야 했던 수모를 보여주고 있다. 하숙집을 구해야 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대학살 이후 더해진 조선인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만연한 것을 그려나간다. 지식인인 주인공이 받는 어려움이 이 정도라면 일용직이나 육체노동을 하는 조선인들의 일상이 어떠했을지는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주인공은 이러한 상황을 통해 조선인으로서의 주체성을 선명하게 자각하는 계기가 되고 이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한다. 이는 곧 작가 염상섭이 대지진 이후 급속하게 회복된 도쿄 등이 조선 착취를 기반으로 하였음을 깨닫는 과정에서 얻은 결론이었다는 점에서 그 빛을 발한다.

- 오혜진,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 지식인들의 일본에서의 삶 유진오의 「귀향」과 염상섭의 「숙박기」를 중심으로" 우리文學硏究, 2018


염상섭의 「숙박기(宿泊記)」(1928)를 관동대지진의 질서 붕괴. 지진 이후 일본국가 및 사회는 ‘부흥(renaissance)’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부흥’은 조선인 학살이라는 어둠을 가리는 것이었다. 지진 후의 도쿄를 무대로 한 「숙박기」는 ‘부흥’에 따라가지 않는 측면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부흥’의 안전을 보여주지 않으며 독자를 불안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숙박기」에서 질서의 붕괴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숙박기」에서 일본인과 조선인의 관계는 바로 그러한 질서 붕괴의 기억과 관련된다. 더불어 「숙박기」의 무대가 닛포리 지역이었다는 가설을 제기한다. 닛포리는 도쿄 주변의 지역이다. 「숙박기」는 도쿄 중심부의 ‘부흥’과는 별개의 도쿄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 소설은 질서 붕괴가 ‘부흥’으로 봉합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2차 도일을 마치고 조선에 돌아온 후에 쓴 「숙박기」에서는 밝은 도쿄의 이미지는 아예 사라졌다. 염상섭이 지진 후 '부흥'하는 도쿄에서 생활하면서 어떤 불안을 가졌는지를 「숙박기」는 보여준다. 「숙박기」에서는 학살과 같은 육체적 폭력사건은 나타나지 않다. 그러나 육체적 폭력으로 언제든지 이행될 수 있는 불안이 거듭 그려졌다. 일본인에 대해서는 다시 일본인의 위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의미로, 반면 조선인에 대해서는 다시 학살당할 수 있다는 의미의 불안이 작품에서 반복되었다.

-가게모토 츠요시, "`부흥`과 불안 - 염상섭 「숙박기」(1928) 읽기" 국제어문, 2015

출판정보

<신민> 수록, 1928.1. 발행

관련항목

Domain(A) Range(B) 설명 비고
숙박기 염상섭 A는 B의 저서이다
숙박기 일본 A는 B를 배경으로 한다
숙박기 현실주의 A는 B의 성향을 지닌다
숙박기 1920년대 A는 B의 작품이다
숙박기 염상섭 A는 B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관련연구

가게모토 츠요시, "`부흥`과 불안 - 염상섭 「숙박기」(1928) 읽기" 국제어문, 2015 (저작권 계약이 종료된 논문. 이용불가)

오혜진,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 지식인들의 일본에서의 삶 유진오의 「귀향」과 염상섭의 「숙박기」를 중심으로" 우리文學硏究, 2018

참고문헌

오혜진,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 지식인들의 일본에서의 삶 유진오의 「귀향」과 염상섭의 「숙박기」를 중심으로" 우리文學硏究, 2018

작성자 및 기여자

작성자: 김윤희18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