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부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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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광학서포에서 발간한 번안전기소설.

순 국문으로 되어 있다. 백년전쟁 당시에 프랑스의 잔다르크가 영국에 대항하여 벌인 구국항쟁을 그린 작품인데, 원작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확인된 바 없다. 조국을 구하고자 소녀의 몸으로 출정한 여주인공이 국민들의 애국심에 호소하여 아리안(오를레앙) 성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다시 파리 성을 탈환하려고 출정했다가 영국군의 포로가 되어 화형을 당한다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작품의 말미에서 잔다르크와 같은 애국 충의의 여자가 우리나라에도 있는지를 물음으로써 이 소설의 저술동기를 드러내고 있다. 즉 이 작품은 외세의 침략에 대항하는 주인공의 활동을 그려 우리 민족에게 귀감이 되게 하여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의도에서 씌어진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일제에 대항하는 구국영웅의 출현, 민중적 저항으로서의 의병봉기, 국가적 위기 속에서의 여성의 현실참여 등을 주장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당시의 전기문학이 대부분 국한문혼용체로 되어 있음에 비해 순국문체로 씌어 있고, 총 10회의 장회소설(章回小說) 형식을 취하고 있어 전대 국문소설의 전통에 의거한 작품임을 짐작케 하는데, 이 점은 작품 서두에서 주인공의 출신과 시대배경을 서술한다든가, 장면을 전환시킬 때 ‘차설’, ‘각설’ 등의 공식적인 표현을 사용한다든가, 묘사의 경우에도 한문고사나 상투적인 표현을 구사한다는 사실에서 분명해진다.

이 작품은 인물과 사건들을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역사적 군담소설의 전통을 이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천상계(天上界)를 배제하고 주인공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차원에서 형상화했다는 점, 국민대중의 힘에 의존하여 국난을 극복하는 등의 보다 평민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