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로 가자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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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강가로 가자>와 <강가로 가자 (2)>시인이자 평론가였으며, 문학운동가이기도 했던 임화가 쓴 시로, <강가로 가자>는 현해탄(시집)에, <강가로 가자 (2)>는 1936년 2월 월간종합잡지인 <조광>에서 발표한 시이다.

번역문

얼음이 다 녹고 진달래 잎이 푸르러도,
강물은 그 모양은커녕 숨소리도 안 들려준다.

제법 어른답게 왜버들가지가 장마철을 가리키는데,
빗발은 오락가락 실없게만 구니 언제 대하(大河)를 만나볼까?

그러나 어느덧 창밖에 용구새가 골창이 난 지 10여일,
함석 홈통이 병사(病舍) 앞 좁은 마당에 딩구는 소리가 요란하다.

나는 침대를 일어나 발돋움을 하고 들창을 열었다.
답답어라, 고성 같은 백씨기념관(白氏紀念館)만이 비어져서 묵묵하다.

오늘도 파도를 이루고 거품을 내뿜으며 대동강은 흐르겠지?
일찍이 고무의 아이들이 낡은 것을 향하여 내닫던 그 때와 같이

흐르는 강물이여! 나는 너를 부(富)보다 사랑한다.
‘우리들의 슬픔’을 싣고 대해로 달음질하는 네 위대한 범람을!
얼마나 나는 너를 보고 싶었고 그리웠는가?
그러나 오늘도 너는 모르는 척 저 뒤에 숨어 있다, 누운 나를 비웃으며.

정말 나는 다시 이곳에서 일지를 못할 것인가?
무거운 생각과 깊은 병의 아픔이 너무나 무겁다.

오오, 만일 내가 눈을 비비고 저 문을 박차지 않으면,
정말 강물은 책 속에 진리와 같이 영원히 우리들의 생활로부터
인연 없이 흐를지도 모르리라.

누구나 역사의 거센 물가로 다가서지 않으면,
영원한 진리의 방랑자로 죽어버릴지 누가 알 것일까?
청년의 누가 과연 이것을 참겠는가? 두 말 말고 강가로 가자,
넓고 자유로운 바다로 소리쳐 흘러가는 저 강가로!

강가로 가자 원문

얼음이 다 녹고 진달래 잎이 푸르러도,
江물은 그 모양은커녕 숨소리도 안 들려준다.

제법 어른답게 왜버들 가지가 장마철을 가리키는데,
빗발은 오락가락 실없게만 구니 언제 大河를 만나볼가?

그러나 어느덧 窓 밖에 용구새가 골창이 난 지 十餘日,
함석 홈통이 病舍 앞 좁은 마당에 딍구는 소리가 요란하다.

나는 침臺를 일어나 발돋움을 하고 들창을 열었다.
답답어라, 古城같은 白氏紀念舘만이 비에 저저 黙黙하다.

오늘도 波濤를 이루고 거품을 내뿜으며 大洞江은 흐르겠지?
일찌기 고무의 아이들이 낡은 것을 향하여 내닫든 그때와 같이

흐르는 江물이여! 나는 너를 富보다 사랑한다.
‘우리들의 슬픔’을 싣고 大海로 달음질하는 네 偉大한 氾濫을!

얼마나 나는 너를 보고싶었고 그리웠는가?
그러나 오늘도 너는 모르는 척 저 뒤에 숨어 있다, 누운 나를 비웃으며,

정말 나는 다시 이곳에서 일지를 못할 것인가?
무거운 생각과 깊은 병의 아픔이 너무나 무겁다.

오오, 萬一 내가 눈을 비비고 저 門을 박차지 않으면,
정말 江물은 冊 속에 眞理와 같이 永遠히 우리들의 生活로부터
因緣 없이 흐를지도 모르리라.

누구나 歷史의 거센 물가로 닥아서지 않으면,
永遠히 眞理의 방랑자로 죽어버릴지 누가 알 것일가?
靑年의 누가 과연 이것을 참겠는가? 두말 말고 江가로 가자,
넓고 自由로운 바다로 소리처 흘러가는 저 江가로!

―『현해탄(시집)

강가로 가자 (2) 원문

어름이 다 녹고 진달래가 붉어저도
江물은 그 얼굴커냥 숨소리도 안 들려준다.

제법 어른답게 왜버들가지가 장마철을 가르켜도 빗발은
오락가락 실없게만 군다니 언제 大河를 만나볼까?

그러나 어늬덧 窓박게 욕구새가 골창이 난 지 十餘日
함석 홈통이 病院 좁은 마당에 딩구는 소리가 요란하다

나는 침臺를 니러나 발도듬을 하고 들창을 열었다
허나 오늘도 白氏紀念舘만이 비어 저서 黙黙하다

波濤를 이루고 거품을 내뿜으며 大洞江은 흐르겠지?

(中略)

흐르는 江물이여! 나는 너를 財物보다 사랑한다
‘우리들의 슬픔’을 싫고 大海로 다름질하는 네 偉大한 氾濫을!

얼마나 나는 너를 보고싶었고 그리었는가?
그러나 너는 오늘도 저 뒤에 숨어 있다 누은 나를 비우스며

정말 나는 다시 이곳에서 일지를 못할 것인가?
묵어운 생각과 깊은 病의 앞음이 나를 누르고 있다

오오 萬一 내가 눈을 비비고 저 門을 박차지 않으면
정말 江물은 冊 속에 眞理와 같이 永遠히 우리들로부터
因緣 없이 흘을지도 모르리라

누구나 歷史의 거세인 물가로 닥아서지 않으면
永遠히 眞理의 ‘집씨’로 죽어버릴지 누가 알 것일가?

靑年의 누가 이것을 참겠는가? 두말 말고 江가로 오라
넓은 바다로 소리처 흘러가는 저 江가로!

―『조광』, 1936.2 임화문학예술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