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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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꽤 재산을 가진 미혼남이 틀림없이 아내를 원하리라는 것은 널리 인정받는 진리다.”
“It is a truth univers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in possession of a good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1]

영국의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장편 소설. 작가의 대표작이자 영문학계와 로맨스 소설의 고전으로 불리는 명작이다.

특징

오스틴의 초기 습작 시절 지었던 '첫인상'을 개작한 것으로 1813년 출간되었다. 재치있는 필치와 탄탄한 스토리로 명작의 반열에 오른 소설로, 기본적인 스토리는 상류계급의 재수 없는 신사와 평범한 젠트리 집안의 명랑하고 똑똑한 숙녀가 서로 편견을 거두고 난관을 이겨내며 결혼에 골인한다는 내용이다.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좀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이게 뻔한 레퍼토리가 된 이유 자체가 이 작품이 대박을 쳤고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창작 당시에는 다른 소설에는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등장인물들의 감성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제인 오스틴은 로맨스를 이끌어나가는 한편 인물들의 위선과 허위의식을 풍자하기도 했다. 다른 영향력 있는 작품들이 그렇듯이 이 작품 이후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졌는데 오늘날 무수히 범람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선조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가벼운 아류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구성이 탄탄하다. 결혼할 배우자의 외면적 가치보다 애정과 상호존중의 감정을 중시하는 캐릭터들의 개성, 그 반대의 입장을 띤 실리적인 인물(가령 샬럿 루카스)도 무조건 깎아내리지 않고 나름대로 행동의 근거를 인정하는 균형감각, 사람 내부의 위선을 간파하는 통찰력 등은 현대에도 고평가되고 있는 요소들이다.

무엇보다 18세기 유럽 사람들이 생각한 결혼의 가치며, 사회의 계층분화 수준이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 시대의 결혼은 철저한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었고 개인의 감정이 끼어들 여지가 극히 적었다.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어디까지나 혼인 당사자들의 재산, 계급, 명성, 외모 같은 외적 조건들이었다. 반면 상호 호감 같은 내적 조건은 결혼 후에 자연히 생겨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제인 오스틴은 그 당시 사람으로선 '결혼 당사자들의 애정'이 다른 조건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매우 강하게 주장하는 축에 속했지만, 그녀 역시도 외적 조건 격차가 심하게 나는 남녀의 결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변변찮은 가문의 엘리자베스가 미래를 보장해줄 남편감을 '가치관이 안 맞아 존경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당시 기준으로 파격적인 행동일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의 가치관을 위해 사회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거절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여자 주인공이 과연 다른 근대 문학 작품에서 몇 명이나 등장했던가? 또한 지위가 별 볼 일 없는 여성의 판단과 비판을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가치관을 반성하며 성장해가는 남자 주인공은 몇이나 되나?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모습을 보며 자기 자신을 반성하는 것이 로맨스 소설에서 흔히 다루어진 주제였는가? 오만과 편견에 등장하는 로맨스는 단순히 부자가 예쁜 여자에게 반하는 이야기가 아니며, 두 남녀 주인공이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성적 성장을 거치는 과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

베넷 家

  • 엘리자베스 베넷

애칭은 리지 혹은 일라이자.[2] 베넷 가의 차녀로 21살. 본작의 주인공. 언니인 제인보다는 못하지만 예쁘고 똑똑하며 유머 감각도 있고 통찰력이 뛰어난 것으로 묘사된다. 특히 상냥하면서도 장난기 많은 성격을 가져 작중에서도 그녀의 쾌활함이 잘 드러난다. 다아시는 이런 엘리자베스의 성격과 그녀의 아름다운 눈에 반했다. 자기와는 춤출 만큼 아름답지 않다고 했던 다아시를 싫어하고 있었고, 위컴의 모함으로 인해 더욱 그를 좋지 않게 보고 있던 와중에 다아시가 그녀에게 청혼했으나 거절한다. 또 다아시가 빙리와 제인의 결혼을 반대했기 때문에 엘리자베스는 절대로 이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다아시에게 했던 비난들은 잘못된 전제 속에서 나왔던 것이었고 이는 제목의 '편견'이 다아시에 대한 그녀의 편견임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다아시에 대한 오해가 풀린 다음에는 편견에 찌들었던 자신의 태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가드너 부부와 경치를 감상하러 다아시의 영지에 갔을 때[3] 다아시를 칭찬하는 하인들의 증언이며 장사꾼이라고 귀족들에게 경멸당하는 외삼촌 부부를 다아시가 매우 예의바른 태도로 대하자 호감이 싹튼다. 하도 매몰차게 청혼을 거절해서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에서 다아시가 여동생을 소개시켜주고, 또 리디아의 야반도주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자 마음이 완전 기울어버린다. 최종적으로는 레이디 캐서린이 본의 아닌 어시스트를 해주는 바람에 다시 청혼을 받고 경사스럽게 결혼에 성공한다.

  • 제인 베넷

베넷 가의 장녀. 작중에서는 '베넷 양'으로 불리는 경우도 잦다.[4] 베넷 집안의 딸들 가운데 가장 미인이며 성격도 좋다. 그러나 착한 게 좀 지나쳐 남의 험담을 못 하며 모든 일을 좋게만 생각하려 들어 독자들을 답답하게 하기도 한다. 다만 작품 후반에 가면 조지 위컴이나 리디아 베넷, 시누이인 캐롤라인 빙리 같은 사람들로 인해 약간 변하긴 한다. 빙리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기대하게 되지만 빙리 주변 사람들이 둘의 사랑을 반대해 빙리에게 제인이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고, 제인 또한 노골적으로 사랑을 드러내는 성품이 아닌데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상냥해서 정말 자신에게 마음이 없는 줄로 안 빙리가 떠나버려 난관을 겪는다. 결국에는 그 말이 거짓이었음을 다아시가 밝힌 덕에 한달음에 돌아온 빙리에게 구혼받아 결혼에 성공한다. 작중에서 엘리자베스가 유일하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대로 엘리자베스가 오해를 해명하는 다아시의 편지를 받았을 때도, 다아시와 결혼하게 됐을 때도 제인에게 먼저 알리고 상담하는 등 서로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리디아 베넷

베넷 가의 막내딸. 가까이에 있는 메리턴 읍내에 군대가 주둔하고 있을 때 장교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이유로 허구한 날 산책다닌다 그러다 우연히 포스터 대령의 초청을 받고 군대가 상주하는 브라이턴으로 놀러간다. 그리고 이때 위컴과 눈이 맞아 위컴이 도망칠 때 같이 야반도주를 하는 바람에 베넷 가를 뒤흔들기도 한다. 위컴과 달아난 뒤 어정쩡하게 동거하다, 가족들과 다아시의 도움으로 겨우 결혼에 골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잘나서 자매들 중 가장 먼저 결혼했다며 자랑하고, 심지어 제인이나 엘리자베스의 결혼마저도 자기가 위컴과 달아나지 않았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라며 생색을 내는 등 철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말 후의 행적은 묘사된 바에 따르면 위컴 부부는 씀씀이가 헤퍼 언제나 돈에 쪼들리고 있으며, 자주 빙리 가에 들르는데 한번 오면 잘 안 가는지라 사람 좋기로 유명한 빙리가 넌지시 '좀 가라'라고 할 정도 라고 한다. 위컴의 사랑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아주 일찍이 식어버렸고, 리디아의 마음도 위컴보다 아주 조금 더 오래 갔을 뿐 결국 빨리 식어버리긴 마찬가지였다고.

  • 메리 베넷

베넷 가의 셋째 딸. 자매 중 유일하게 외모가 예쁘지 못해서 언니들과 비교당하는 열등감을 메우려고 독서와 음악 공부에 매진한다. 그러나 그 노력을 부모가 알아주질 않다 보니 어떻게든 자신의 박식함(소위 교양으로 요구되는 종교적 지식이 많을 뿐, 현명하지는 않다)을 남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지적 허영심이 강하다. 다행히 자매들 대부분이 시집을 간 후론 다른 자매들과 외모를 비교당하는 일이 없어진 덕에 성격이 많이 나아졌다. 제인 오스틴의 조카가 쓴 전기의 내용에 따르면, 훗날 이모부인 필립스 씨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남자와 결혼해 메리턴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 캐서린 베넷

베넷 가의 넷째 딸. 리디아의 무분별, 무절제, 무례, 무식을 닮은 인물이었지만 나중엔 상류층 출신 남편들과 결혼한 두 언니의 집을 오가면서 상류 사회를 접하고, 언니들이 리디아와 노는 것을 막은 덕에 차분해지고 똑똑해졌다고. 정말로 리디아와 닮았던 것이라기보단, 어머니인 베넷 부인이 자신과 가장 닮은 막내딸 리디아만 싸고 돌다보니 은연중에 리디아를 따라하게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작중에선 주로 애칭인 키티로 불린다.

  • 베넷씨

하트퍼드셔 지역의 젠트리. 연 수입은 2천 파운드이다. 현명하고 재치 있으며 딸들 가운데 리지를 가장 아낀다. 하지만 방관형 부모이기에 딸과 아내가 망신살 뻗칠 말과 행동을 해도 교정하지 않고 내버려 둔다며 리지의 원망을 사기도 했다. 젊은 시절 아름다운 외모만 보고 베넷 부인과 결혼했다가 결혼 직후 아내의 천박함과 무지함에 실망했고, 이후 아내를 비꼬는 재미로 세월을 보냈다. 첫째 제인은 품성이 착해서, 둘째 리지는 이성적이며 지적인 성격이라 예뻐했지만 나머지 딸들에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키티와 리디아는 베넷 부인의 영향을 받아 경솔하고 무식해졌고 메리는 지적 허영심만 넘치는 헛똑똑이가 되어버렸다. 리지의 감정 변화를 알지 못해 다아시에 대한 혹평을 늘어놓아 리지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래도 작중 후반부 다아시가 마침내 두번째 청혼을 하고, 리지도 "그동안 그이를 싫어한 건 제 편견 탓이었고, 그이는 저를 사랑하고 존중해요"라고 아버지를 설득한 후에는 딸의 마음을 이해하고 흔쾌히 결혼을 허락한다.

  • 베넷 부인

베넷 가의 안주인. 젊었을 때는 미인이었지만 교양 없고 주책맞다. 딸들 가운데 자신과 가장 많이 닮은 리디아를 가장 예뻐하고 엘리자베스를 가장 탐탁찮게 생각한다. 형제로는 런던에서 장사를 하는 남동생 에드워드 가드너와 메리턴에서 변호사 남편을 둔 여동생 필립스 부인이 있다. 포스터 부인의 초대를 받은 리디아가 브라이턴으로 갈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리디아가 위컴과 도망치는 결과를 불러왔으면서도 베넷 씨가 가족 전부를 브라이턴으로 데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탓한다.

친척 및 관련인

  • 윌리엄 콜린스

베넷 가의 친척. 25세의 젊은 청년으로 캐서린 영부인의 영지에서 성직을 맡고 있다. 폭력적이고 인색한 아버지 밑에서 벌벌 떨며 자라 운 좋게 인맥을 잘 잡아 성공을 거두었기에 비굴한 동시에 오만한 성정이 되었다.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을 캐서린 영부인의 판단에 의탁하고, 필요 이상으로 아첨을 하며 자신보다 서열이 위인 사람에게 비굴하게 군다. 그러나 정작 예의는 잘 갖추지 못해 남들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한 무례한 짓을 자주 저지르기도 한다. 작중 시점에서 재산 상속은 남녀 차별이 있고 장자 상속제가 엄격히 시행되었기에 남자 형제에 비해 여자가 물려받을 수 있는 재산은 적고, 한사 상속에 묶인 가문의 토지와 저택을 물려받지는 못하고 부모나 후견인이 따로 주는 재산만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집안의 가장이 사망하면 대부분의 재산은 장남에게 상속되며 아들이 없을 경우에는 가장 가까운 남성 친척에게 상속된다. 베넷 가에서는 콜린스가 베넷 씨와 가장 가까운 친척 남성이었기에 베넷 가의 재산은 베넷 씨의 친척 남성인 콜린스에게로 귀속될 예정이다. 콜린스 씨는 베넷 가에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한 방책으로 베넷 자매들 중 한 명과 결혼하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엔 첫째인데다 가장 미인인 제인을 점찍었으나 제인은 임자가 있다는 베넷 부인의 말을 듣고 리지에게 구애했다가 차인다. 이후 바로 그녀의 단짝친구 샬럿 루카스에게 청혼하여 살림을 꾸린다. 소설 속에서 독보적인 풍자의 대상이다.

  • 가드너 부부

베넷 부인의 남동생 내외. 베넷 자매의 외삼촌과 외숙모. 외삼촌 에드워드 가드너는 치프사이드에서 사업에 성공한 상인이다. 부유하며 품위가 있어 엘리자베스가 외가 식구들 중 유일하게 존경하는 부부다. 엘리자베스와 펨벌리 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저택에 돌아온 다아시 씨와 마주치는데, 가드너 부인은 다아시 씨의 태도를 보고 그가 조카에게 푹 빠져있음을 바로 눈치챈다.

  • 필립스 부부

베넷 부인의 여동생 내외. 이모부 필립스 씨는 메리튼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한다. 필립스 부인의 성격은 베넷 부인과 비슷하다.

다아시 家

  • 피츠윌리엄 다아시

백작 영애인 어머니와 부유한 젠트리 아버지를 둔 신사. 작중에서는 아버지가 고인이기 때문에 다아시라고 하면 이 사람을 뜻한다. 연 수입 1만 파운드[37]의 부유한 독신 남성이다. 키가 훤칠하고 잘생긴 미남이라 처음에는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태도가 지나치게 오만하고 쌀쌀맞은 데다, 자신과 급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려고 해서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산다. 제목의 '오만'[5]은 다아시 씨를 상징하는 단어다. 숙녀의 필수 교양에 '독서로 갈고 닦은 지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리지와의 대화를 내심 즐겁게 여겼던 것을 볼 때, 지적이며 자기 주장이 분명한 여성을 이상형으로 생각한 듯. 리지에게 반해 청혼하지만 첫 번째 청혼은 내용이 매우 무례했던 데다[6] 그 전부터 엘리자베스는 다아시를 매우 안 좋게 보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당연한 수순으로 차였다. 뒤이어 엘리자베스에게 오만하고 무례한 태도를 지적받자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고치게 된다. 사실 펨벌리의 가정부가 주인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던 점이나, 동생 조지아나가 오빠를 매우 존경하고 따르는 것을 보면 자기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는 전혀 교만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후에 개선된 성격과 신사다운 태도, 솔직함 등으로 자신에 대한 리지의 호감도를 회복시키고, 리지의 여동생인 리디아 야반도주 사건도 해결해주며 결혼에 골인한다.

  • 조지애나 다아시

다아시의 여동생. 열여섯 살. 오빠와는 띠동갑으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보통 '다아시 양'이라고 불릴 때가 많으며, 다아시 집안에 딸은 조지애나 하나뿐이기 때문에 어차피 다아시 양이라고 하면 지칭하는 사람은 이 인물뿐이다. 위컴은 조지애나를 두고 자기 오빠처럼 매우 오만하다고 말했으나, 본인을 펨벌리에서 직접 만나 본 엘리자베스는 조지애나가 단지 수줍음이 굉장히 많아 낯가림이 심한 것뿐이라는 걸 알게 됐고, 동시에 자격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낯가림이 '신분 낮은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로 받아들여져 오해를 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열다섯 살 때 그녀 몫의 재산을 노린 위컴의 꼬드김에 넘어가 야반도주를 할 뻔했다가 죄책감을 못 이기고 오빠에게 털어놓은 덕분에 일이 무산된 적이 있다. 오빠를 굉장히 믿고 따르기에 오빠가 소개해준 엘리자베스에게도 처음부터 호감을 가졌고, 캐롤라인 빙리가 리지의 험담을 할 때도 오빠가 사람을 잘못 볼 리 없다고 생각했다. 리지와 다아시의 결혼 후 에필로그에서는 정말 사이좋은 올케와 시누이로 지낸다고 한다.

친척 및 관련인

  • 조지 위컴

하트퍼드셔에 주둔한 민병대 소속의 군인. 매우 잘 생기고 재치 있는 성격으로 많은 이들에게 신망을 얻었다. 리지와도 잠시 썸을 탔는데, 결혼할 의사는 없었으나 나름대로 그녀를 좋아했다. 그러나 사실 그의 정체는 협잡꾼. 리지에게는 다아시에 대한 모함을 해서 다아시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 데 일조한 바 있다. 이후 리디아 베넷을 꼬여내 야반도주를 했다. 실은 이 작자는 1년 전 미성년(15세)이었던 조지애나 다아시를 상대로 결혼 사기에 가까운 협잡을 부린 적이 있었고, 그때 여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던 다아시에 대해 앙심을 품고서 엘리자베스에게 험담을 했던 것이다. 제버릇 개 못 준다고 결국 리디아 상대로 비슷한 짓을 했는데 또 다아시가 끼어드는 바람에, 적당히 놀고 버릴 생각이었던 리디아에게 코가 꿰이는 신세가 되었다.

  • 캐서린 드 버그 영부인

다아시의 이모로 장원을 소유한 귀족 계급의 여성. 하지만 교양, 지성, 너그러움 모두 갖추지 못했다. 자신의 딸 앤 드 버그와 다아시를 결혼시키려고 생각하고 있다. 다아시가 리지와 약혼했다는 헛소문이 퍼지자 리지를 찾아와 결혼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전형적인 악역이다. 그러나 영부인이 리지를 찾아간 사건이 오히려 리지와 다아시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해버린다. 다아시는 리지가 영부인에게 '약혼은 한 적 없다. 그러나 앞으로도 약혼을 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는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나와 그 사람의 마음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반박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리지라면 자신이 싫었으면 싫다고 말 했었을 성격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다시 한번 리지에게 청혼할 용기를 내게 되었던 것이다. 리지가 다아시와 결혼한 후에는 천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여 펨벌리의 숲이 더럽혀졌다고 생각해 조카에게 리지를 험담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왕래가 끊겼지만, 엘리자베스의 권유로 다아시가 먼저 이모에게 화해를 청한다. 시간이 지난 후 '화가 풀려 펨벌리에 몸소 찾아왔다'는 묘사가 있는 것을 보면 사이가 괜찮아진 듯하다.

  • 앤 드 버그

다아시의 이종사촌이자 캐서린 드 버그 영부인의 외동딸. 캐서린 드 버그 부인이 소유한 로징스 장원의 상속녀이지만 병약하다. 앤 드 버그 양을 대면한 리지의 묘사에 의하면 창백하고 신경질적인 인상에 마르고 작은 체형을 지녔고, 얼굴은 예쁘지도 못생기지도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 캐서린 드 버그 영부인과 앤의 이모(다아시의 어머니)가 둘 다 요람에 누워 있던 아기일 적에 둘을 결혼시켜 로징스와 펨벌리를 합칠 계획을 세웠다고 하는 걸 보면 나이는 다아시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강렬한 어머니에게 묻힌 탓인지 작중 언급은 별로 많지 않은 편이다.

  • 피츠윌리엄 대령

다아시의 외사촌 형. 다아시의 외삼촌인 피츠윌리엄 백작의 차남이다. 다아시와 함께 조지애나의 후견인을 맡고 있다. 다아시 씨와 달리 유쾌하고 소탈한 성품을 지녔다. 헌스퍼드에 놀러온 리지와 상호간 호감을 품는다. 그러나 자신이 마음대로 결혼하기 어려운 처지라는 사실을 말하여 리지에게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빙리 家

  • 찰스 빙리

다아시의 친구. 다아시와 마찬가지로 부친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작중에서 빙리라고 불리는 사람은 거의 이 사람이다. 수입은 4천 파운드이고, 작고한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10만 파운드의 자산이 따로 있다. 다아시처럼 귀족 집안 출신은 아니고 사업으로 재산을 불린 중간 계급 집안의 신사다. 다아시가 재수 없는 성격이라면 이쪽은 대놓고 선하고 배려 깊은 매너남 타입이다. 베넷 집안과 멀지 않은 네더필드에 집을 사서 잠시 지내러 오자, 작품 첫 구절처럼 생각한 인근의 모든 미혼녀들이 달려들어 은근히 구애를 한다. 우유부단한 성격인데다 다아시의 식견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탓에, 제인과 사랑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아시가 '베넷 양은 너에게 호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한치의 의심도 없이 곧이곧대로 믿고 제인을 떠나는 바람에 그녀를 상처받게 만든다. 그래도 나중에 사실을 밝힌 다아시의 말을 듣고 롱본으로 돌아온 후 마침내 제인에게 청혼하여 맺어진다. 다아시가 자신이 일부러 둘을 떼놓았다고 실토하자 화를 내긴 했지만 곧 용서했다는 것을 보면 다아시에게 상당히 깊은 우정을 지닌 모양이다.

  • 캐롤라인 빙리

빙리의 여동생. 외모가 아름다우며,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사립 학교에서 교육받았고, 상류층들과 어울리면서 살아온 데다 본인 소유의 재산도 2만 파운드에 달하다보니 태도가 매우 거만하다. 언니는 시집 갔고 집안에 남은 딸이라곤 본인밖에 없는 탓에 본명보단 '빙리 양'이란 호칭이 더 많이 나온다. 다아시를 좋아하는 탓에 엘리자베스를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다아시 앞에서 그녀를 깎아내리는 일이 다반사에다가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겐 예의없이 구는 등 오만한 성격. 제인은 그래도 아름답고 상냥한 편이라 처음엔 친구로서 잘 해주었지만, 나중엔 오빠를 다아시 양과 결혼시키려 제인을 오빠와 떨어트려 놓는 일에 동참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와 결혼하자 펨벌리의 정원을 거니는 권리마저 잃는 건(즉, 상류층인 다아시 부부와의 인맥을 잃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 깔끔하게 다아시를 포기하고 엘리자베스에게 예의를 차린다.

  • 허스트 부인(루이자 허스트)

빙리의 누나. 초반부 빙리가 네더필드에 왔을 때 남편과 와서 잠시 네더필드에서 함께 지냈다. 결혼하여 분가했음에도 남동생에게 참견을 꽤 많이 하는 듯하다. 허스트 부인은 돈보다는 지위를 보고 허스트 씨와 결혼했다. 성품은 여동생이랑 비슷하다. 캐롤라인과 함께 리지를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도 결혼한 탓인지 동생만큼 리지-다아시의 관계에 개입하진 않는 편. 남편 허스트 씨도 딱 한 번 묘사되는데, 카드놀이와 식도락이 인생의 유일한 낙이며 언니 병문안을 하러 네더필드를 방문한 리지가 둘 다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는 말을 하자 관심을 끊었다는 게 전부다. 전형적인, 무위도식하는 상류층 부부로 봐야 할 듯. 빙리가 네더필드에서 런던으로 간 후로는 결말부까지 의미 있는 등장은 없다.

루카스 家

  • 샬럿 루카스

엘리자베스의 절친한 친구. 27세로, 작중 배경 시대 기준으로는 노처녀 취급을 받는 나이지만 신중하고 현실적인 성격의 소유자. 엘리자베스를 배려하면서 가끔씩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 엘리자베스가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했다는 걸 알고 콜린스에게 접근해 그의 관심을 끈다. 결국 콜린스와 결혼했기에 한때 엘리자베스의 실망과 연민을 샀다. 엘리자베스의 입장에선 똑똑한 친구가 사랑보다는 재산을 보고 어리석은 신랑감을 선택한 셈이니. 하지만 실망을 표하는 엘리자베스에게 샬럿은 차분하게 현재의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리지는 샬럿의 선택을 수긍하긴 했으나 샬럿의 처지를 안쓰럽게 여긴다. 그리고 결혼 후 리지를 신혼집으로 초대해 다아시와 리지가 다시 만나는 계기를 제공해주었다. 눈치가 빠른 편이라 다아시가 리지에게 깊은 호감이 있다는 사실을 작중 인물들 중 가장 먼저 알아차린다.

  • 윌리엄 루카스

루카스 가의 주인이자 샬럿 루카스의 아버지. 베넷 집안과는 각별한 사이로 장녀인 샬롯과 베넷의 차녀 엘리자베스가 단짝이고 아내인 루카스 부인도 베넷 부인과 친하다. 왕년엔 상인으로 꽤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시장에 재직하던 중 왕에게 소를 올렸고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후 마을을 떠나 메리턴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루카스 로지를 짓고 생활 중. 기사 작위를 받기 전부터 인성이 좋았고 수여받은 후에는 거만해 하지 않고 오히려 정중한 태도까지 갖추게 되었다. 다만 지적이거나 교양이 있는 사람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돈으로 계급 상승을 시도한 중류 계급이다보니 작중 풍자 대상이기도 하다.

  • 루카스 부인

루카스 가의 안주인. 착하지만 영리하진 못해서 베넷 부인의 수다의 희생양이 되곤 한다. 그래도 둘이 사이는 좋고 자주 왕래하는 걸 보면 서로 잘 맞는 모양.

  • 루카스가의 자식들

딸만 다섯인 베넷 가와는 달리 아들이 두 명 이상, 딸이 세 명 이상 있다. 아들딸들이 총 몇 명인지는 불명. 이름이 제대로 나온 자식은 샬럿과 머라이어 뿐이다.

기타

영미권 스테디셀러의 표본이다. 오만과 편견은 2004년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조사한 '영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에서 2위출처를, 2018년 미국 공영방송 PBS가 조사한 '미국인이 가장 좋아한 소설'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출처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 집필 당시 더비셔 주 베이크웰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인근에 있던 채스워스 저택이 펨벌리의 배경이 되었다. 2005년 영화판 펨벌리 저택 장면은 실제로 채스워스 저택에서 촬영했다.

여담으로 국내 펭귄 클래식판 오만과 편견은 문장의 끝맺음이 일반적인 '-이다'가 아닌 '습니다체, ~요체'로 되어있다. 독자에 따라 신경쓰일 수 있으니 구매시 자신에게 맞는 판본을 잘 살펴보길 바란다.

리메이크

년도 제목 장르
1980 오만과 편견 드라마 (BBC 드라마)
2001 브리짓 존스의 일기 영화
2005 오만과 편견 영화
2014 미스터 다아시와 결혼하기 카드 게임
2019 오만과 편견 연극

관련문서

오만과 편견(연극)
  1. 잘 알려진 오만과 편견의 첫 구절. 영어 산문의 기념비적 첫 문장이다.
  2. 작중에서는 엘리자베스 못지 않게 리지로 불리는 빈도도 높으며 가끔 일라이자로도 불린다. 가족들은 보통 리지라고 부르고 친구인 샬럿은 일라이자라고 부르는 편. 언니 제인이 없을 때는 베넷 양이라고도 불린다.
  3. 영국의 몇몇 유서 깊은 궁전이나 저택은 집주인이 휴양이나 여행으로 집을 비웠을 때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응접실이나 정원, 별채, 수집품 갤러리(집주인이 수집 취미가 있을 경우) 같은 구역을 관광객들에게 개방하는 경우가 있다. 가드너 부부가 처음 가 보자고 제안했을 때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영지이니만큼 재회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이때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청혼을 거절한 뒤라, 잘못 마주쳤다간 거절해놓고 질척댄다고 오해를 살 수도 있었고 설령 다아시가 오해하지 않는다 한들 분위기가 껄끄러워질 것을 걱정했다) 가지 말까 고민했지만 마침 다아시가 부재 중인데다 그곳의 경관이 하도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없을 때 잠깐 들렀다 가면 다아시 씨도 모를 테니, 조용히 구경이나 하고 가자' 하는 생각으로 슬쩍 가보기로 한다. 하지만 다아시가 예정보다 조금 일찍 돌아오는 바람에 공교롭게 딱 마주쳐버린 것.
  4. 서구권에서 미혼의 자매가 여럿 있는 자리에서 ㅇㅇ 양(미스 ㅇㅇ)라고 지칭되는 사람은 그 자매들 중 가장 연장자이다. 최연장자이기 때문에 그 집안의 미혼 딸들 중에서 대표성을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작중 '베넷 양'으로 지칭되는 인물은 대부분의 경우 제인이며, 제인이 없는 자리에서라면 그 다음으로 연장자인 엘리자베스가 베넷 양으로 불리게 된다. 제인 오스틴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비커밍 제인'에서도, 제인이 언니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이 제인을 '미스 오스틴'이라 부르자 제인이 "그건 저희 언니죠"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있다. 한편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형제가 여럿 있는 자리에서 ㅇㅇ 씨(미스터 ㅇㅇ)라고 불리는 사람은 그 자리에 있는 형제들 중 최연장자다.
  5. Pride의 뜻은 사실 오만 + 자부심에 더 가깝다. 이야기 초반에서도 허영과 오만의 차이를 설명할 때 이 뉘앙스가 확연히 드러난다.
  6. 요약하면 '당신 집안은 격이 떨어지고, 제인을 제외한 가족들은 한결같이 천박하며, 그걸 알면서 당신과 결혼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도저히 내 애정을 억누를 수가 없어서 당신에게 어쩔 수 없이 청혼한다'는 내용. 사실 이 내용 자체는 리지조차도 딱히 반박을 못 했을 정도로 사실이기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청혼을 하면서 이런 소리를 하는 건 당연히 상식 가출한 짓이었다. 게다가 이러면서도 당연히 리지가 청혼을 받아주리라고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던 다아시의 태도도 문제였는데, 당시에는 남성이 (실제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경쟁자들 때문에 내 구혼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봐 두렵다'는 식으로 겸손하게 말하는 것이 청혼하는 자리에서 지켜야 할 예의 중 하나였다. 이전에 다아시 씨가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겸손을 좋게 보지 않는다고 밝혔던 것이 이 청혼의 복선이 되는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