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 타는 가을 강

요약

1959년 2월 《사상계》에 발표된 박재삼의 대표적 작품이다. 1962년 시집 《춘향이 마음》에 수록되어 있다. 초기 작품에 속하는 것으로 시인의 시 세계를 함축적으로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인의 독특한 정서와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삶의 근원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자각으로 독자들을 이끌었다.

정리

갈래

• 서정시
• 자유시

성격

• 서정적
• 애상적
• 전통적
• 영탄적
• 회상적

제재

저녁놀이 타는 가을 강

주제

• 귀향길에 바라본 가을 강과 인간 본연의 사랑
• 고독에 대한 한(恨)
• 인생 본연의 유한성(有限性)과한(恨)
• 인간의본원적 사랑과 고독과 무상성 그리고 한의 극복

특징

• 구어체
• 판소리나 민요조의 방언 종결 어미(-고나, -것네)로 옛스런 정감을 살림
• 토속적인 말씨를 사용
• 물과 불의 이미지 결합
• 점층적 시상 전개(슬픔의 심화)
• 시각적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를 사용
• 시어의 반복과 어미 활용에 의한 울음의 점층 효과

표현

• 제삿날을 맞아 큰집을찾아가다가 저녁 노을에 젖은 가을강을 바라보며 인생에 대한 상념에젖어 있는 시적 화자의 모습을 그려지는 것으로 노을이 물든 가을강을 바라보면서애상감에 젖은 화자를 통해 인간이 지닌 근원적인 한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있다.
• 보편적인 자연 현상과 연결하여 인간의 삶에 내재된 유한성과삶의 희로애락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 인간의 보편적인정서를 노래하되 구어체의 언어 구사, 시각적 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의결합, 시어를 반복함으로써 리듬감, 친근감과 전통성을 느끼게 한다.
• 판소리나 민요조의종결어미(∼고나, ∼것네)로 정감을 살렸다.
• 반복에의한 점층 효과(불빛도 불빛이지만, 저것봐 저것봐, 네보담도 내보담도)를 사용하였다.
• 공감각적심상(저녁놀 ⇒ 울음 : 시각의 청각화)를 사용하였다.
• 물(눈물-강-바다)과불의 이미지를 결합하여 소멸(죽음)의 이미지를 극대화하였다.

작품 해설

이 시에 등장하는 ‘울음’, ‘눈물’, ‘가을’ 등의 이미지는 박재삼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지만, 이 시에서는 보다 섬세하고 뛰어나다. 또한 이 시는 전체적으로 성숙과 소멸의 이미지로 덮여 있는데, ‘가을 햇볕’, ‘등성이’, ‘제삿날’, ‘해질녘’, ‘가을 강’ 등이 그것이다. 시인은 이런 비유들을 통해 사랑의 성숙을 죽음과 소멸의 이미지로 채색함으로써, 통념적인 것보다 훨씬 강렬하고 새삼스러운 체험으로 바꿔놓는다.

서러운 사랑의 귀결은 소멸이지만 그 사랑은 강렬한 시적 이미지를 통해 다시 태어나게 되고, 그리하여 소멸과 재생의 의미를 동시에 갖게 된다. 시인은 노을이 붉게 타는 가을 강의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통해, 삶의 서러움을 하나의 정화된 의미로서, 그리고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러운 사랑의 이야기는 한낱 소멸의 이미지에만 묶여 있지 않고,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의 지극한 아름다움을 매개로 하여 삶의 근원에 대한 깊은 성찰과 새로운 자각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가게 된다. 박재삼은 이처럼, 평범한 삶의 체험을 생생하고 강렬한 정서로 부각시키는데, 그러한 과정에는 구어체의 생동감 있는 어조의 변주라는 특유의 시적 장치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슬픔의 근원이 때때로 시인 자신의 개인적 체험에서 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의 시 전체를 관통하여 흐르는 비애감을 조감해볼 때, 단순한 개인사적 과거 체험에서만 그것이 흘러나오는 감정이 아님을 이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마음 특히 젊은이의 마음은 조그만 삶의 서러움에도 이리 저리 흔들린다. 그 서러움을 홀로 삭여야 할 때 눈물이 흐르고 그 눈물은 정화의 의미를 갖는다. 이 작품은 슬픔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눈물의 경지를 보여준다. 세상의 이러저러한 슬픔과 아픔을 다 거치고 포옹할 때 비로소 소리 죽은 울음은 진정한 정화가 되고 황홀한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을강의 아름다운 노을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하여 청자는 완벽한 자연미에 의지하여 서러운 삶을 위로받고 삶의 깊은 이치를 배우게 된다. 이와 같은 그의 시로는 《자연》 등이 있다.

박재삼의 시 세계에서 대부분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자연은 완벽하나 인간은 너무나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인간은 자연에 의지하고 그로부터 지혜를 배우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자연은 삶의 이치를 완벽하게 구현하여 영원하고 지순한 아름다움에 도달해 있는 세계이다.

관련 연구

• 대조적 이미지의 시어 ‘물’과 ‘불

시인은 ‘물’과 ‘불’이 지니는 소멸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인간의 본원적인 한(恨)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울음이 타는 가을 강’으로 대표되는 ‘물’의 이미지가 청각적 심상을 통해 소멸성을 드러내는 한편, ‘해 질 녘 울음이 타는’으로 대표되는 ‘불’의 이미지는 시각적 심상을 통해 소멸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 ‘서러움’의 정서

시적 화자는 산등성이에서 저녁 노을이 지는 강물을 바라보며 서러움을 느낀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쓸쓸함과 친구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며 여러 가지 인생에 대한 상념 속에 서러움이 복받치는 것이다. 이 시는 이런 화자의 섬세한 정서의 흐름을 강물의 흐름과 교차시키고 있다. 즉, 화자의 서러움의 정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데, 1연에서 시작되어 2연에서 점점 고조되다가 3연에서는 절정에 달한다. 이러한 점층 현상은 시어의 반복이 주는 리듬 효과와 조화를 이루어 주제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 ‘서러움’과 ‘한(限)’의 시공간적 배경

이 시에 등장하는 시공간적 배경은 이 시의 주된 정조인 '서러움'과 '한'을 표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가을', '해 질 녘'이라는 시간적 배경과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공간적 배경은 곧잘 인생에 비견되어, '젊음'과 '열정'이 지나고 '죽음'과 '소멸'로 접어드는 '서러움'의 시공간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시공간적 인생의 화려함을 뒤로 하고 죽음과 소멸에 접근하고 있는 화자의 인생과 어우러져 '서러움'과 '한'의 이미지를 고조시키고 있다.

• '물'과 '불'의 이미지

이 시에는 '가을 햇볕',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 '해 질 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등의 시어들이 나오는데, 모두 소멸의 이미지를 지닌 시어들이다. 이러한 소멸의 이미지는 '물'과 '불'의 대조적 속성을 지닌 시어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극대화되고 있는데, 이는 '물'과 '불'의 원형 속에 '죽음', '소멸'이라는 상징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시인은 '물'과 '불'이 지니는 소멸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인간의 본원적인 한(恨)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울음이 타는 가을 강'으로 대표되는 '물'의 이미지가 청각적 심상을 통해 소멸성을 드러내는 한편, '해 질 녘 울음이 타는'으로 대표되는 '불'의 이미지는 시각적 심상을 통해 소멸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 원형적 이미지로서의 '강'과 '바다'

이 시에서 '강'과 '바다'는 일종의 *원형적 이미지이다. 원형적 이미지로 서 '강'과 '바다'는 우선적으로 '물'의 이미지와 관련된다. 원형적 이미지로서 '물'은 '창조의 신비, 탄생, 죽음, 소생, 정화와 속죄, 풍요와 성장'을 상징한다. '강'과 '바다' 의이미지 또한 '죽음과 재생, 시간의 영원한 흐름등'을 나타내는데, 일반적으로 '강'의 이미지가 인생 순환의 변화상을 나타내는 것에 비해, '바다'의 이미지는 '영혼의 신비와 무한성, 무궁과 영원 등'을 나타낸다. 이 시에서 '강'은 인생의 변화와 그 흐름을 나타낸다. 청년 시절로 대표되는 '산골 물'에서 시작하여 '바다(노년)'에 이르는 과정으로서의 '강'인 것이다. 그에 비해 '바다'는 단순한 죽음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유한성과 무한성의 합일이라는 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 원형적 이미지 : 어떤 종류의 사물이 주는 이미지에는 어떤 문화권이나 시대를 초월해서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또는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들이 있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이 지닌 이러한 근원적인 양상을 '원형'이라 하고, 이러한 이미지를 '원형적 이미지'라고 한다.

RDF 및 온톨로지

• RDF

Domain(A)	Range(B)	관계	설명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집필하다	A는 B를 집필했다.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사상계》	발표되다.	A는 B에 발표되었다.
《울음이 타는 가을 강》	1959년	발표되다.	A는 B에 발표되었다.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춘향이 마음》	수록되다.	A는 B에 수록되어있다.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시집	이다.	A는 B 이다.

• 온톨로지

작성자

작성자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