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일 서평 - 티컵강아지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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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컵강아지에 숨겨진 비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찻잔 안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고 귀여워서 인기가 많았던 “티컵 강아지”를 기억하는가? 예전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에도 한 여자 손님께서 물건을 사러 들어오시면서 한 손에 안고 다니실 만큼 작았던 모습에 내심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내 비인간적인 사육방식과 학대 등으로 현재는 해당 단어를 사용하는 곳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책에서의 관리자는 “작게 더 작게, 더, 더 작게 만들어야 한다. 컵 크기만큼 작고 귀여울수록 사람들이 좋아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야 더 잘팔린다.”라고 하며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며 시작한다. 사람들의 선호에 맞게 인기가 많은 회색 털의 품종으로 교배를 시작하며, 기존 강아지가 성장하는 시간인 63일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여 약물을 투여하여 생산력을 증대시킨다.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품종의 강아지들을 생산하는 것은 당연한 판매방식이며 상태가 좋지 않거나 불량인 제품들은 폐기하거나 경매로 대량으로 팔아버리며, 오직 양품만 시장에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허정윤의 그림책 “63일”은 이러한 강아지들을 소위 생산해내는 강아지공장을 관리자의 시점으로 풀어내었다. 해당 책은 삽화를 판화의 기법 중 하나인 에칭으로 표현하여 차가운 분위기를 재현하였고 서술자의 담담한 말투로 강아지를 하나의 생명이 아닌 단순히 판매할 물건으로만 취급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강아지 공장에 대한 정보를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완곡하게 돌려서 표현한다. 강아지를 폐기한다는 표현 대신 땅에 묻혀 잠들어있듯이 있는 강아지들의 그림을, 분류에서 합격하지 못한 강아지들이 레일에 굴러떨어져서 박스에 포장되고 이내 박스들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번호가 붙여진 채로 있는 것을 나타내어 경매에 팔린다는 것을 알려주어 그림을 하나하나 면밀하게 보게 한다.

이 책을 보고 있자면 초등학생때 학교 교문 앞에서 아저씨가 팔고 있던 병아리들이 생각난다. 그 작고 귀여운 모습에 매혹되어 한참을 구경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 병아리들도 이러한 환경에서 태어난 것이리라 짐작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은 단순히 효율만을 중시하는 판매자뿐만이 아닌 작고 귀여운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리들의 관점 또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초등 4학년 이상.

작성자 : 응용인문학부 문헌정보전공 1611153 최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