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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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희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6월 21일 (목) 15:4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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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발간한 한용운의 시집.

목차

  • 님의 침묵
  • 나룻배와 행인
  • 당신을 보았습니다
  • 복종
  • 알 수 없어요
  • 이별은 미의 창조
  • 찬송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작품세계

그의 작품세계에 드러나는 가장 큰 특징은 담담하면서도 여성적인 어조를 통해 정서적 공감을 끌어내는 것에 있다. 또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당신'은 사랑하는 이를 표현함과 동시에 조국의 광복을 내포하고 있으며 어떠한 어려움에 있어도 그가 돌아올 때까지 꾸준히 기다리겠다는 '저항정신'과 '극복정신'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