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굳세던 해도 숨을 지우고 이 봄에 저녁 하늘도 시커멓게 졌는데ㅡ 뭇 별이 총총한 말없는 하늘을 보고 벌레 무리 와글와글 울면ㅡ 내일이 오리라는 서쪽에 기운 희미한 달 이 마음이라도 아프게 하노라 벌레 소리 요란한 여름밤 묵묵한 하늘에 졸고 있는 저 달아 내가 살아 있는 그 동안에 오늘이나 내일이나 언제나 밤이 온다면 말없이 고요히 빛나련만 어이하여 사람인 너의 마음은 어지 그리 얼른 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