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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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굳세던 해도 숨을 지우고
이 봄에 저녁 하늘도 시커멓게 졌는데ㅡ
뭇 별이 총총한 말없는 하늘을 보고
벌레 무리 와글와글 울면ㅡ
내일이 오리라는 서쪽에 기운 희미한 달
이 마음이라도 아프게 하노라
벌레 소리 요란한 여름밤 묵묵한 하늘에
졸고 있는 저 달아
내가 살아 있는 그 동안에 오늘이나 내일이나
언제나 밤이 온다면 말없이
고요히 빛나련만
어이하여 사람인 너의 마음은
어지 그리 얼른 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