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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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1891106 (토론 | 기여)님의 2019년 6월 16일 (일) 05:2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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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염상섭(廉想涉)의 장편 소설, 원고지 2,600여 매에 달하는 분량으로 염상섭의 최장 장편소설이다.
염상섭은 그의 장편소설「삼대(三代)」를 삼부작으로 기획하였는데,「삼대」, 「무화과(無花果)」, 「백구(白鳩)」가 바로 그 삼부작에 해당하는 작품들이며 「무화과」는 「삼대」의 속편에 해당한다.
이는 「무화과」의 연재 지면에 ‘무화과(無花果) 염상섭(廉想涉)1) 작(作)’이라는 표기와 함께 작가가 직접 연재 예고와 작가의 말에서 '「삼대」의 속편처럼 보아도 좋고 또는 따로따로히 독립한 작품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라고 말한 부분을 통해 후속으로 썼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무화과」는 「삼대」와 유사한 상황과 전개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독립된 작품으로 읽을 수 있다.


「무화과」의 내용은 조부에게서 재산을 물려받아 뜻있는 사업을 해 보려던 원영이 투자 실패 등으로 급격히 몰락해 가는 과정이 중심축을 이룬다. 조부가 평생을 바쳐 이룩한 재산이 원영의 대에 와서 순식간에 탕진되는 모습을 통해, 일제에 잠식당한 식민지 조선의 경제 구조와 중산층의 몰락이라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또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홍근이나 물욕에 눈이 어두운 문경의 남편과 시부모 등 부정적인 인물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자본주의가 가진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 '돈'이 인간을 지배하는 타락한 시대의 논리에 따른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 속에서도 이러한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인물들의 모습 또한 나타난다. 이념을 떠나 기술을 통해 성공하길 꿈꾸는 완식, 자신의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봉사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봉익, 부유한 삶에 안주하던 자신을 성찰하고 진실한 사랑을 선택해 중도에 구만 둔 동경 유학을 떠나는 문경은 시대의 질서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구성

「무화과」는 이야기의 구체적인 마무리가 없는 미해결의 구성으로 되어있다. 또한, 「삼대」의 시대 배경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으며, 중요 인물들은 이름이 바뀐 채 다시 등장하고 있다.

신문 연재소설이었기 때문에 몇 개의 회로 이루어져있으며 각각의 회차에 소제목을 붙여 장을 나누었다. 총 53개 항목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있다.

내용

『무화과(無花果)』는 이원영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원영은 조부의 재산을 상속받아 회사를 운영하여 수입을 얻고 그것을 신문사에 투자하며 친구들과 주변인들을 돕는 데 많은 돈을 쓴다. 원영은 만주에서 ‘조직’에 몸담고 있는 친구인 동욱을 돕는다. 소설 속에서 ‘주의자’들의 ‘운동’은 무산자들이 스스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들이 유한계급의 도움으로 행하는 일종의 ‘이념놀이’로 나타나 그들의 투쟁은 공허하게 드러나고 작가는 이러한 점을 비판적으로 묘사한다.

등장인물들은 ‘돈’이 인간을 지배하는 타락한 시대의 논리에 따라 일그러진 삶을 사는데, 이러한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긍정적 인물들을 통해 나타난다. 등장인물 중 유일한 무산자 계층이지만 이념을 떠나 ‘기술’을 바탕으로 성공하길 꿈꾸는 완식과, 사회주의자로서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봉사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봉익, 부유한 삶 속에서 안주하던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진실한 사랑을 택해 중도에 그만 둔 동경 유학을 떠나는 문경은 구시대의 질서를 벗어나 자신만의 내적 동기에 따라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일제 식민지하에서 이들이 타락한 시대를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리원영은 인텔리 청년으로, 방탕한 부친 대신 조부의 유산을 물려받는다. 그는 신문사에 투자하는 한편, 사회주의자 김동국에게 자금을 지원한다. 신문사 회계로 있다 원영 때문에 쫓겨난 김홍근은 앙심을 품고 간계를 꾸며 원영을 신문사에서 몰아내고 파산시키려 한다. 신문사 기자 박종엽, 기생 채련 등은 원영이 기혼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애정을 품는데, 자신들이 홍근의 계략에 이용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원영을 돕는다.

한편 원영의 누이동생 문경은 남편 한인호와 함께 동경에서 유학하다 시부모의 부름으로 귀국한다. 문경의 시부모는 거금을 요구하며 돈을 가져올 때까지 남편과 헤어져 있으라고 한다. 인호는 부모의 말에 반대하지 않고 혼자 동경으로 가 버린다. 문경은 돈밖에 모르는 남편에게 환멸을 느낀다. 그녀는 우연히 원영의 신문사 기자이자 사회주의자인 김봉익을 만나 그에게 호감을 가진다. 봉익이 장질부사에 걸리자 문경은 그를 돌본다. 봉익이 입원한 사이, 원영이 동국에게 자금을 보냈던 사실이 탄로 나 봉익, 원영, 문경 등이 모두 경찰에 소환된다. 홍근은 봉익과 문경의 관계를 시가에 알리겠다며 문경을 협박한다. 이때 동경에서 문경 부부와 함께 살았던 조정애가 귀국한다.

정애는 원영의 원조로 의학 공부를 하던 학생인데, 동국의 동생 동욱의 부탁으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귀국한 것이다. 정애는 서울에 있는 동지에게 모종의 물건을 전달하는 한편 원영에게 자금 원조를 부탁하는 임무를 마친 뒤 경찰에 발각되어 쫓긴다. 원영의 첩이 된 채련과 그의 조카 완식의 도움으로 정애는 무사히 피신한다. 문경이 이혼을 요구하자 인호는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원영은 계속되는 자금 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파산한다. 봉익은 문경을 떠나고, 문경은 미술 공부를 계속하기로 한다.

관련 연구

김병구, 『염상섭 장편소설 『무화과』 연구 』, 한국근대문학연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