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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성(1911097) (토론 | 기여)님의 2020년 6월 13일 (토) 14:30 판 (이해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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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김수영 시인이 불의의 교통 사고로 타계하기 직전에 발표한 유작(遺作)으로, 반서정성(反抒情性)과 참여시를 표방한 그의 시 세계를 간결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풀'은 세상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강한 생명력을 지닌 자연물로, 오랜 역사 동안 권력자에게 억압받으면서도 질긴 생명력으로 맞서 싸워온 민중, 민초(民草)를 뜻하며, 이와 반대로 '바람'은 풀의 생명력을 억누르는 세력, 곧 민중을 억압하는 사회적 힘, 독재 권력과 외세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1연에서는 '바람'에 굴복하는 '풀'의 나약하고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하지만 2연에서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먼저 일어나는 '풀'을 노래하여, 민중들이 시대 상황에 순응하는 수동적인 모습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어 3연에서는 시대 상황이나 권력의 횡포 속에서도 지혜롭게 견뎌 내는 민중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즉, 이 시는 사회적 상황이 나빠져 폭력화되었을 때 민중은 무기력하게 짓밟히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의 나약한 힘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권력에 맞서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평이한 시어와 '풀 / 바람', ' 눕다/ 일어나다', '울다/ 웃다' 등의 대조적 시어를 과거 시제에서 현재 시제로 반복하여 표현함으로써 '풀'이 지닌 역사적 상징성을 뚜렷이 드러내 주고 있다.

갈래 : 자유시, 주지시, 참여시
성격 : 상징적, 주지적, 참여적, 비판적
제재 : 풀
주제 :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
'풀’을 제재로 하여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과 넉넉함을 비유적 표현을 통해 형상화하고, 반복과 대구를 통해 운율을 형성한다.

특징

  1. 대립적 시상 구조로 주제를 강화함.
  2. 반복과 대구를 통해 리듬감을 형성함.
  3. 상징적 의미를 지닌 시어를 사용하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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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