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동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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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5연 18행의 자유시이다. 1923년『배재(培材)』2호에「접동」이란 제목으로 발표했다가 1925년 매문사(賣文社)에서 펴낸 첫 시집『진달래꽃』에 「접동새」로 제목을 바꾸어 실렸다. 그 뒤 1939년 김안서(金岸曙)가 정리한 유고와 시집『진달래꽃』의 일부 시와 함께『소월시초(素月詩抄)』에 실렸다.


작품 전문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내용

이 시는 민담을 시화한 작품으로 소월이 어렸을 때 숙모 계희영(桂熙永)가 들려준 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평안도 박천땅 진두강가에 살았던 오누이의 슬픈 이야기로 큰 누나가 출가를 앞두고 계모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해 원혼이 접동새가 되어 남은 동생들을 못 잊어 밤이면 이산저산 옮겨 다니며 구슬피 운다는 내용이다.


1연은 접동새 울음 소리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2∼5연은 1연을 떠받치는 의미론적 단락을 이룬다. 그러므로 이 시의 민담적 요소와 의미는 2∼5연에서 제시된다. 특히 4연에서 ‘누나하고 불너보랴/ 오오 불설워’라고 화자의 주관적 정서가 개입되어 ‘누나’가 ‘접동새’로 변주되는 의미의 확장을 가져온다. 이 부분에 전실자식들과 후실간의 대립적 갈등과 선악관이 드러나고 결국은 비극적 운명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한(恨)의 맺힘을 보여준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어린 아홉 동생을 거느린 큰 누나는 어머니 역할을 대신해야만 했지만 계모는 표독스러워 전실자식들을 몹시 학대한다. 마침내 계모의 학대와 간계에서 못 벗어난 큰 누나는 죽임을 당한다.


이 시에서는 특히 소월의 향토적 언어 감각이 두드러진다. ‘아우래비’는 ‘아홉 오라비’의 의미와 접동새의 울음을 의성적으로 환기시키고 있고, ‘불설워’, ‘오랩동생’ 같은 방언은 향토적 정서를 환기시킨다. 진두강(津頭江) 역시 향토적 공간성을 형성하는데 그 핵심은 정서의 보편적 표출이라 할 수 있다. ‘진두’는 ‘나루’의 보통명사임을 볼 때 그렇다. 소월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을 떠나 산 적이 없다. 그처럼 이 시에서도 향토적 자연과 정서, 농촌의 소박한 인정 풍속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의 보편적 정서라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시는 민담의 시화라는 필요조건을 넘어서서 민요율격의 채택과 변용이라는 점에서 민요시의 충분조건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7.5조를 통해 전통율격의 수용과 변용에 기여한 시사적 의의를 지닌다.


참고문헌

  • 『현대시인연구』(김학동,새문사,1995)
  • 『김소월』(김학동 편,서강대출판부,1995)
  • 『한국현대시작품론』(김용직·박철희 편,문장,1981)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접동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