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만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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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솔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6월 15일 (수) 04:00 판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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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만유기(歐美漫遊記)

개요

 1927년 한국 여성 최초로 세계일주 여행을 한 나혜석의 여행기행문

원문

내가 巴里[파리]에 있을 적 일이다.

주인[主人]집에서 친구 哲學博士[철학박사]를 主賓(주빈)으로 여러 사람을 招待[초대]하였었다. 約[약] 二時間[이시간] 食事[식사]하난 동안에 主客間[주객간]에 對話[대화]가 一分[일분]도 치지 안니 하엿다. 그러나 博士[박사]는 이금 청을 하다시피 얼진 사람갓치 마지 못하야 말對答[대답]을 하는 樣(양) 갓햇다.

食事[식사] 後[후] 談話(담화)며 스로 愉快[유쾌]히 놀다가 演劇場[연극장] 同行[동행]으로 主客[주객]이 다 한 電車[전차]를 타게 되었다.

내 옆에 앉았던 主人[주인] 딸이 나에게

「여보, 저이가 왜 저럿소, 나는 저런 사람이 시러」

「누구 말이오 저 哲學博士[철학박사] 말이오」

「아직 박사난 되지 않았고 지금 박사 논문을 쓰는 中[중]이라오」

「그러니까 論文[논문] 쓸 生覺[생각]에 그렇지 안켓소」

「그렇지만 사람이 왜 저래. 나는 실혀」

옆에 안젓든 그의 형이

「그러게 말이지, 왜 그래 사람이, 나도 슬혀」

「그런데 저이가 夫人[부인]이 없지 喪妻(상처)하였소. 未婚者(미혼자)요?」

나는 오늘 招待[초대]에 혼자 온 것을 무럿다.

「아니 그 사람은 極度[극도]의 獨身主義(독신주의)자라오」

나는 마주 안즌 三十六[삼십육], 七歲[칠세]쯤 되여 보이는 그 사람을 자세히 보앗다. 그는 허리가 굽고 얼골이 누러케 고 눈이 멀거서 電車[전차]바닥만 굽어보고 무어슬 골몰히 生覺[생각]하고 있다.

나는 도라와 자리에 누어서 가만히 生覺[생각]해 보았다.

그 사람이 왜 그리 病身[병신] 갓고 못난이 갓고 말도 잘 못하고 쓸々[쓸]스러워도 보이고 世上[세상]이 다 귀치안은 것 갓치 보이나 우리 同行[동행]이 다 그사람을 실탄다 나도 실타

그 사람의 머리 속은 엇더할가. 東西洋[동서양] 哲學史[철학사]가 환할 거시오 人生觀[인생관]이  定[정]해 잇슬 거시다. 무어신지 모르나 論文[논문] 問題[문제]에 精神[정신]이 集中[집중]해 있을 거시오 라서 아는 거시 오작 만켓나 各國[각국] 方語(방어)로붓허 各[각] 方面[방면] 科學[과학]이 머리 속에  차서 잇슬 거시다. 果然[과연] 學問[학문] 만흔 사람이다. 그러나 그 사람은 營養不足(영양부족)과 運動[운동] 不足[부족]으로 몸이 가늘고 血色[혈색]이 없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에게 실음을 밧는다. 나는 문듯 生覺[생각]낫다. 어느  어느 친구 한 사람이 「나는 모 ─ 든 女性[여성]이 실혀해요」하든 말을‥‥‥ 그러고 그 친구의 머리에도 저 哲學博士[철학박사]만치 學問[학문]이 잇구나 하고 瞥眼間(별안간) 尊敬心[존경심]이 생겼다.

그러면 사람들은 엇던 사람을 조와하나 卽[즉] 사람은 엇던 사람이 되여야 하나 圓滿(원만)하여야 한다. 德[덕]스러워야 한다. 健康[건강]해야 하고 親切[친절]하여야 한다.  學識[학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누구든지 좋아하고 사람으로도 滿点[만점]이다. 그러나 이러케 具備[구비]하려면 天品[천품]이 그러하든지 그러치 안으면 生活條件[생활조건]이 그러하든지라야 될 것이요 수양으로는 되기 좀 어려울 것이다.

세상에는 怜悧(영리)한 사람, 똑똑한 사람이 만타. 이러한 사람은 大槪[대개] 無識[무식]한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經驗[경험] 많고 鍛鍊[단련] 많은 사람이다. 無識[무식]하면 대담할 수 잇다. 경험 많고 단련 많으면 능 할 수가 있다. 그러나 학문 만흔 사람으로만은 똑똑할 수 없다. 왜 그러냐 하면 학문은 바다물과 갓다. 바다물을 한 동이 두 동이 퍼낸대야 바다와 물에난 아모 應[응]함이 없을 것이다. 퍼낸 그 자리는 퍼내기가 무섭게 채워 잇다. 그러므로 학식을 만히 가질수록 지 못하게 된다. 勇氣[용기]를 잃는다. 疑惑(의혹)을 품는다. 더구나 次代[차대]를 創作[창작]하려고

設頭[설두]하는 藝術家[예술가]의 生涯[생애]랴.

現代[현대]는 々[]한 世上[세상]이다. 卽[즉] 分明[분명]한 世上[세상]이다. 分明[분명]한 사람이 人物[인물]이오 事業家[사업가]요 또 사람들이 조와한다. 社會[사회]가 複雜[복잡]해지니 々[]하지 안코는 簡單(간단)히 要領(요령)을  수 없다. 自然[자연] 々[]하게 되고 々[]하여야만 하게 된다. 그러나 모 ─ 든 創作[창작]은 々[]지 못한 흐릿한 가운데서 나온다. 順境[순경]보다 逆境[역경]에서 나온다. 苦痛[고통] 煩悶[번민] 중에서 나온다. 順境[순경]에 處[처]한 사람은 々[]할 수 있으나 逆境[역경]에 처한 사람은 々[] 할 수 업다.

巴里[파리]라면 누구나 다 華麗[화려]하고 奢侈[사치]한 곳으로 想像[상상]할 뿐 아니라 人情[인정] 風俗[풍속]이 다 愛嬌(애교) 있고 산뜻하고 々[]한 곳으로 알지마는 國立圖書館[국립도서관]에나 市立圖書館[시립도서관]에를 가보라, 七[칠], 八十[팔십]된 대머리 老人[노인]들이 冊[책]을 山[산]같이 싸노코 보난 거슬. 그들은 집에 도라갈 때 自動車[자동차] 소리에 작 놀나고 電車[전차]를 타면 終點[종점]지 가지 안나, 누가 말하면 東問西答[동문서답]을 아니 하나 그들을 누가 々[]하다 하랴. 그러나 現代文明[현대문명]이 모다 그들의 머리에서 나온 事實[사실]이야 누가 否認[부인]하랴. 何如間[하여간] 學問[학문]이 잇든지 업든지 사람은 탁튼 맛이 잇서야 한다. 그러나 어느 한 가지 硏究[연구]로 精神[정신]이 一[일]에 集中[집중]하고 보면 사람이 自然[자연] 偏狹(편협)해지고 너그러워지지 못하난 거시 常例[상례]이다. 그러니까 사람이냐 學問[학문]이냐 하는 疑問[의문]이 생겼다.

그 哲學博士[철학박사]는 지금 무엇을 思考[사고]해 노앗난지 새로이 궁금하다.

내가 프랑스 파리에 있을 때 마침 고우(古友: 崔麟(최린)의 별호) 선생이와 계셔서 유력한 사람의 소개로 통변 한 사람을 데리고, 나와 삼인이 시외 기차를 타고 약소국민회 부회장 살레 씨 댁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은 경성서 영등포 갈 만한 거리의 별장 많은 곳이라 씨의 댁도 살레 씨 장인이 돌아갈 때에 준 별장이라 합니다. 대문에서 줄을 잡아당기니 미리 약속한 터이라 살레 씨가 친히 나와 문을 엽니다. 문을 들어서니 좌우로 수목이 울창하고 잔디 위에는 갖은 꽃이 다 피어 있고 개소리 닭소리가 모두 납니다. 단아한 양옥집, 문을 열고 들어서니 수수하고도 점잖은 부인이 마중을 나와서 책이 산같이 쌓이고 갖은 골동품, 각국 국기를 모아놓은 서재로 인도합니다. 양씨 사이에는 정담(政談)이 있은 후 살레 씨는 일본에 두 번 갔다 온 감상중 앵화(벚꽃)와 일본 여자와의 자태가 좋더란 말, 조선에 한 번 갔다 온 감상 중 칼춤 추는 것을 볼 때 칼같이 무서운 물건을 춤으로 예술화한 것은 그만치 조선 민족이 선량하고 평화스러운 것을 알겠습디다 하는 말을 재미있게 들었는데, 씨는 특히 조선에 호감이 있었고 동정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1919년 사변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부인은 프랑스여자참정권운동회 회원으로 가정에 충실한 현처양모요, 사회상 견실한 활동가입니다. 이날 놀고 가서 그 후 한 번 다시 갔을 때 프랑스 가정에 가 있기를 원하였더니 두말 아니하고 자기 집에 와 있으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기뻐서 곧 이사를 하였습니다. 때에 부군은 독일 베를린에 가 있을 때입니다. 이래 3개월 동안 살레 씨 가족과 기거,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 집 가족은 50여 세 된 살레 씨, 40여 세 된 부인, 18세, 16세 된 딸 7세 된 아들, 나, 여섯 식구이었습니다. 집은 목재로 실용적일 뿐입니다. 아래층은 서재겸 응접실과 식당이 있고 살레 씨가 여행 중에 수집한 남양(南洋) 산물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2층에 올라가려면 내 방이 있고, 딸의 방이 있고, 부부 방이 있으며, 목욕실, 화장실이 있습니다. 3층에는 재봉실이 있고, 유아실이 있어, 벽, 의자, 책상, 책장 모두가 진홍색으로 꾸미어 색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이면 딸들이 먼저 일어나 보리죽과 차를 갖다 주면 자리 속에서 먹고 나서 세수를 하고 살레 씨는 회장 혹 학교로, 부인은 자기 사무소로, 딸들은 중학교로, 나는 연구소로 나가면 종일 집은 7세 된 남아와 개가 보고 있습니다.

저녁 때 돌아오면 개가 먼저 짖고 어린애가 3층에서 들창문을 열고 “누구요?” 하는 것은 과연 사랑스럽습니다. 점심은 보통 날은 벤또(도시락)를 싸가지고 가고 일요일이나 제일(祭日)은 여 고인(女雇人)이 자전거를 타고 와서 해만 주고 뒤도 안 돌아보고 달아납니다.

저녁 밥상에는 가족이 늘어앉습니다. 내 자리는 언제든지 주빈석, 살레 씨 우편에 앉게 됩니다.

살레 씨는 친절하게,

“마담 김, 오늘 그림 잘되었습니까?”

하면 부인은 얼른,

“그럼요, 오늘 그려왔는데 썩 잘되었던걸요. 비씨에르의 영향을 많이 받았겠지요.”

이렇게 화제가 시작되면 남편은 친구들과 지내던 이야기, 부인은 동무들과 일하던 이야기, 딸들은 길에서 보던 이야기를 손짓, 발짓, 코짓, 눈짓을 하며 흉내를 내면 가족들은 허리가 부러지도록 웃고 때로는 내 서투른 불어가 동문서답하는데 깔깔 웃게 됩니다. 이럴 때마다 살레 씨는 내가 무참히 여길까봐 시치미 딱 떼고 눈을 내리뜨고 웃음을 참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고 때때로 웃을 때가 있습니다.

저녁 밥 후에는 혹 정원으로 산보도 하고 혹 피아노를 치고 춤을 추기도 합니다. 나도 주인이나 부인과 짝하여 춤을 추고 좋아하면 주인 부부는 퍽 좋아했습니다. 또는 라디오를 듣기도 하다가 부인이 시계를 보고 “시간이다” 하면 딸들과 나와 아들은 주인 부부에게 키스로 인사하고 다 각각 방으로 돌아가고 부부는 서재실에 남아 있습니다. 하룻저녁은 궁금하기에 부엌에 물을 떠먹으러 가는 체하고 서서 보았습니다. 부부는 비둘기같이 붙어 앉아서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속살거리는지 재미가 깨가 쏟아질 듯하였습니다. 그날 지낸 일을 서로 고해 바치는 것 같습니다. 그들 앞에는 그날 신문의 여러 가지가 놓여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어디로 보든지 화락한 가정이었습니다.

특별히 부인의 가정생활을 말씀하면 아양보양하고 앙실방실하고 오밀조밀하고 알뜰살뜰한 프랑스 부인 중에는 점잖고 수수하고 침착하나 어딘지 모르게 매력을 가진 부인이니, 강약이 겸비하여 물샐틈없이 규례(規例)가 꼭 째이게 살림살이를 하고 염증이 나지 않고 신산스럽지 않은 생활이 즉 예술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편에게 다정스럽게, 자식들에게 엄숙하게, 친구에게 친절하게, 노복에게 후하게, 가축에게 자비스럽게 구는 데는 감복하지 않을 수 없고, 더욱이 가풍이 학자의 생활인 만치 질소(質素)하고 자치제이라 주인 이하 어린이까지 세숫물도 자기가 떠다 하고 밥 먹고 난 그릇까지 다 각각 부엌에 내다 놉니다. 때때로 떼아트르, 오페라, 시네마 초대장이 오면 개에게 집 잘 보라고 부탁하고 문을 닫아 걸고 구경을 갑니다. 구경을 다하고 오다가 카페에 들어가 차나 음식을 먹고 돌아옵니다. 어린이는 좋아서 껑충껑충 뛰면 어머니는 그 뺨에 키스하고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내 옆으로 와서 가만히, “조선 어린이들도 저렇지요.” 합니다. 나는 떠듬떠듬하는 말로 “위 라무의미쇼즈(예, 꼭같습니다)”하고 깔깔 웃었습니다. 딸 둘은 컴컴한 길가에서(시외인 고로) 지금 본 연극을 흉내내며 서로 붙잡고 춤을 춥니다. 살레 씨는 손뼉을 치며, “트레비안 트레비안(잘한다, 잘한다)” 합니다. 이같이 이가정의 공기는 언제든지 명랑하고 유쾌합니다.

부인의 사회적 생활을 잠깐 말씀하면, 부인은 매달 잡지 신문에 기고할 뿐 아니라 여자 참정권에 대한 책도 저술하였습니다. 그 신문 잡지책에 사인한 것만 보고 감복하였을 뿐이요, 내용을 읽을 줄 모른 것이 큰 유감이었나이다. 부인은 집회 연회에 자주 출입이 있었는데 야회복을 입고 나서는 반드시 내 방에 와서,“내 모양이 어떻소”하고 옆으로 살짝 돌아서며 애교를 부릴 때에는 온몸이 으쓱해지도록 집어삼키고 싶었습니다. 반드시 부부 동행이며 돌아올 때는 우스운 장난감을 사가지고 와서 식탁에 놓고 가족들을 웃깁니다. 이론 캐기 좋아하는 내가 만일 언어를 능통할진대, 소득이 많았을 것이나 임의로 못한 것이 큰 유감이외다.

끝으로 자녀교육에 대한 말씀을 하면, 대개 파리 여자들의 의복은 값싼 감으로 아이를 묘하게 하여 입히니 그 고안(考案)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집 딸들도 일요일에는 마루바닥에 의복감을 펴놓고 외투를 말라 지어 입고 나선다든지 모자를 만들어 쓰고 나서면 어느 상점에서 사 온 것이나 지지 않아서 파리 여자는 우선 자기가 생긴 모양을 알아가지고 제 체격, 제 얼굴과 조화 있게 해 입어도 사람 그것이 즉 예술품인 것은 루이 14세의 진수(眞髓)가 프랑스 국민성에 꼭 박혀 있게 된 것이외다. 어린 아들과 동갑인 여아가 옆집에 있습니다. 아이들 노는 것을 가보니 울타리를 뚫고 자리를 펴고 이쪽 아이는 이쪽에서 저쪽 아이는 저편에 앉아 손과 입이 왔다 갔다 할 뿐인 것을 볼 때 과연 인가 도덕(隣家道德)이 심한 것을 알겠습디다. 이 남아는 명년 봄이 고등소학교 입학기라 하여 준비로 매일 한 시간씩 어머니가 국어 독본을 가르치는데 옆 집 여아도 같이 배웁니다. 시간이 되면 반드시 정문으로 들어와서 반드시 정식으로 인사하는 것을 볼 때 이상스러이 보입디다. 그리고 남아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란 관념을 넣어주어 조석으로 밥상 볼 때, 식기를 나눠 놓는 것, 딸들이 식기를 씻으면 행주질 치는 것, 추운 아침에도 층층대 걸레질을 치게 합니다.

그리고 가축은 개, 닭, 토끼, 고양이 등이니 부인은 아침마다 일어나는 대로 모이를 주고 쓰다듬고 키스하고 병이 나면 안타깝게 어루만지고 합니다.

지금도 1년에 한 번씩 연하장을 하여 안부를 알고 이번에도 연하장이 길게 왔는데 한 번 조선 구경을 오겠다고 하였습니다.

내가 여긔 쓰난 것은 佛蘭西人[불란서인]의 한 家庭[가정]을 紹介[소개] 하고 저 하난 것이다. 卽[즉] 내가 몸담어 잇든 집의 生活[생활] 狀態[상태]를 보고 늣긴대로 쓰고저 함니다.

巴里[파리] 안에 弱小國[약소국] 民族[민족]을 爲[위]하야 세운 人權(인권) 擁護會(옹호회)가 잇다. 이 會[회]에서 每年[매년] 一次[일차] 或[혹]은 臨詩(임시)로 各國[각국] 代表者[대표자]가 모여 弱小 [약소]國民 [국민]을 爲[위]하야 會[회]를 연다.

昨年[작년] 十二月[십이월]에도 白耳義(백이의) 首府[수부] 랏셀에서 開催[개최] 되엿섯다. 卽[즉] 이집 主人[주인]솰네 氏[씨]는 이 會[회]의 副 會 長 [부회장]이오, 二三個所[이삼개소] 高等中學校[고등중학교] 哲學校[철학교] 敎授[교수]요 有名[유명]한 著作家[저작가]이다.

日本[일본]에난 세번이나 갓다 왓고 中國[중국], 朝鮮[조선]도 잘 안다.

더욱이 여러가지 事件[사건]을 目見[목견]한 後[후], 朝鮮[조선]에 만흔 理解[이해]를 갓는 친구가 되엿다. 日前[일전]에는 氏[씨]는 어느 冊[책]에서 光化門[광화문]을 헐엇다는 거슬 보고 거기 대한 記事[기사]를 썻다 한다. 朝鮮[조선]과 其他[기타] 記行文[기행문] 쓴 冊[책]이 學校[학교] 敎科書[교과서]로 쓸만치 有名[유명]하단다고 한다.

이 집 設備[설비]

이 집은 巴里(쌍라잘) 停留場[정류장]에서 電車로 [전차]로 二十五分[이십오분] 間[간]밧게 아니 걸니는 巴里[파리] 갓가온 市外[시외]니 別莊(별장) 만키로 有名[유명]한 레베지네라고 하는 곳에 잇다. 市外[시외]니만치 樹木[수목]이 만코 이집 庭園[정원]도  넓다.

庭園[정원]에는 놉흔 高木[고목]이 군대군대 서 잇고 푸른 잔듸 우에는 百色[백색] 花草[화초]가 피여 잇고 욱어진 수풀 엉켜올느는 덩굴芍藥花(작약화), 月桂花[월계화] 등 이 피여 잇고 그 엽헤는 채소밧이 잇서 기, 감저, 상추, 파, 콩이 심겨 잇다.  한편 마당에는 톡기, 비둘기, 蜜蜂(밀봉)을 기른다. 그리하야 거 房[방]에 장치하고 菜蔬[채소] 더 반찬하고 家畜[가축]잡아 供物[공물]노 쓴다. 外形[외형]차림차림만 보아도 얼마나 滋味[자미]잇는지!

집은 조고마하다마는 집에 드러서면 主人[주인]이 世界一週[세계일주] 하면서 사다가 노은 名國[각국] 物産[물산]업난 것이 업다. 中國[중국]것 朝鮮[조선]것 日本[일본]것 其外[기외] 印度[인도] 것 英國 [영국]것을 壁[벽]에 걸어 노코 장 속에 늘어 노코 卓子[탁자] 우에 언저 노앗다. 正門[정문]을 드러서서 門[문] 하나만 열면 食堂[식당]이다.

거긔를 거처서 들어서면 主人[주인]의 書齋[서재] 兼[겸] 應接室 [응접실]노쓰는 比較的[비교적] 넓은 房[방]이 잇다. 爲先[위선] 눈에 번 우는 화덕 위 거울 周圍[주위]를 꾸며 논 中國[중국] 物産[물산]「武德(무덕) 壽福(수복) 來沙(내사)」이라는 글자가 우고 房[방] 周圍[주위]에는 古文典[고문전]을 爲始[위시]하야 百話傳(백화전) 남의 作品[작품] 自己[자기] 作品[작품]으로  찻다.

그러고 冊床[책상] 우에는 片紙[편지]가 山[산]가티 싸혀 잇다. 이 집 아이들은 名國[각국] 郵票[우표] 모는 것이 今年內 [금년내]로 二千張[이천장]이라 하는대 이것이 다 너의 아버지에게서 어든 것이냐고 물은즉 그러타고 한다. 이것만 보아도 이 사람이 社交界[사교계]에 얼마만한 地位[지위]에 잇난지를 알 것이다.

도로 나와서 食堂[식당]을 거처 正門[정문] 마즌 便[편]으로 廚房[주방]이 잇다. 二層[이층]에는 夫婦[부부] 共同[공동] 寢室(침실), 沐浴房(목욕방), 化粧室(화장실)이 잇고 三層[삼층]에는 두 의 房[방], 八歲[팔세]된 아들房[방]이 로로 잇다. 그러고 主人[주인] 夫婦[부부]의 房[방]은 그럴 듯하게 점잔케 차려잇고 딸의 房[방]은 산하게 차려 잇고 小兒[소아]의 房[방]은 壁[벽], 椅子[의자], 장 等[등]의 色[색]이 모다 紅色[홍색], 茶色[다색]을 썻다. 色彩[색채] 敎育[교육]을 暗示[암시]하고 其外[기외] 童謠(동요) 童話(동화) 雜誌[잡지] 玩具物[완구물]노 잔 늘어 노아 잇다. 여긔서 그 아희는 혼자 자고 自己[자기] 것은 自己[자기]가 다 한다.

家閥[가벌]과 食口[식구]

佛蘭西[불란서] 家閥[가벌]이 엇지 되엿는지 常識[상식]을 엇지 못하야 確實[확실]히 모르겟스나 이 집은 本來[본래] 리온(第二[제이] 都會[도회])에서 잇다가 솰네 氏[씨]와 主人[주인]으로 붓어 리지안(巴里[파리] 出生人[출생인])이라 한다. 食口[식구]는 세 아들 夫婦[부부] 두 인대 成年[성년]된 아들들은 方今[방금] 英國[영국] 가서 海航[해항] 會社[회사]와 電氣[전기] 會社[회사]의 社員[사원]으로 잇스며 이 집 本食口[본식구] 五人[오인]과 客[객]으로 나 하나 이다.

家庭[가정]의 構成[구성]

이집  아니라 여러 사람의 말을 綜合[종합]하여 歐羅巴[구라파] 各國 [각국]의 家庭[가정]으로 보면 例外[예외]도 잇겟지만 一般[일반]으로는 兩親[양친]과 未成年者[미성년자]로 成立[성립]된다고 말할 수 잇다. 그리하야 保護者[보호자]와 被保護者(피보호자)의 家庭[가정]임으로 別[별]로 意思[의사]가 衝突[충돌]될 닭이 업다.

男女間[남녀간] 成年[성년]이 되면 自己[자기] 意思[의사]를 當々 [당당]히 主張[주장]하고  男子[남자]는 돈 벌줄 알며 女子[여자]도 될 수 잇스면 自立的 [자립적]으로 살아가며 그러치 못하고 父母[부모]의 保護[보호]를 밧는다 하더라도 過[과]히 干涉(간섭)을 밧지 안는 거시 例[예]이다. 이 집長女 [장녀]도 二十歲[이십세]된 成年[성년]인대 社交界[사교계]든지 接賓(접빈)하는 態度[태도]가 十八世[십팔세]된 아오와는 판이다.

家風[가풍]

이 집 家風[가풍]은 質素(질소)하고 秩序[질서] 잇고 精神[정신]을 쓰는 이들인 만치 조용한 거슬 조와한다. 그러고 主人[주인] 以下 [이하]小兒[소아]지 自治的[자치적]일다. 자고 난 이불도 다 各々[각각] 치우고 먹고 난 그릇도 다 각々[각각] 들고 나간다. 衣服[의복],帽子[모자]도 다 名々[각각] 맨들어 입는다. 八歲[8세]된 男兒[남아]가 살님사리를 다 하다십히 朝夕[조석] 면 상보기, 누이들이 설거지하면 행주치기, 아참에 이러나면 層々[층층]대 걸내질 치기, 食口[식구]들 다 나가면 집보기, 果然 [과연] 놀날만치 저 할 일을 々[] 하고 만다. 이와 갓치 어려 슬붓허 獨立心[독립심]을 養成[양성]하고 空[공]으로 먹고 놀거시 아니라는 거슬 가라친다. 그러고 밤에 잘 나 아참에 이러나서 內外[내외] 입마초고 兒孩[아해]들이 兩親[양친]에게 입 마초어 잘 잣느냐, 잘자거라 인사를  한다. 勿論[물론] 자는 時間[시간], 이러나는 時間[시간], 食事[식사] 時間[시간]은 一定[일정]한 時間[시간]일다. 朝飯[조반]은 자리 속에서 茶[차]와 으로 겨오 여우고 点心[점심]은 토기 잡고 겨란 삼고 살나다 해서 飽食[포식]하며 저녁은 남은 거슬 가지고 그럭저럭 먹는다.

낫에는 다 名々[각각] 散在[산재]해 잇다가 저녁 밥 면 食卓[식탁]에 느러 안저 종일 終日[ ] 보고 듯고 한 거슬 그대로 흉내내여 웃킨다. 로는 내가 잘못 알아 듯고 전을 하면 主人[주인] 內外[내외]는 우숨을 참너라고 애를 쓰고 애들은  웃는다. 라지오로 音樂[음악]올 드르며 食事[식사]를 하고 食後[식후]에는 이 피아노를 치며 춤도 춘다.

午后[오후] 四時[사시] 茶[차] 時間[시간] 外[외]에는 絶對[절대]로 間食[간식]이 업다. 로는 家族[가족] 一同[일동]이 演劇 [연극]求景[ 구경]을 간다.

主婦의 權威[주부의 권위]

어느 나라든지 中流[중류], 上流[상류]의 점잔은 집안은 主人[주인] 男子[남자]가 內庭[내정]에 干涉[간섭]치 안는거슨 上例[상례]이다. 이 집도 그러하야 主婦[주부]의 權威[권위]가 絶對[절대]로 잇다.

兒孩[아해]들을 어머니가 지즈면 남편은 슬슬 지즈며 말닌다. 이집 夫人[부인]은 熱々[열열]한 女權[여권] 主張者[주장자]요, 雜誌[잡지]에 寄稿(기고)를 만히 하난이만치 늘 讀書(독서)를 하고 잇다. 날마다 하는 일은 아참마다 家畜(가축)에게 밥 주기와 編物(편물), 裁縫(재봉), 讀書[독서] 社交[사교]이다. 子息[자식]을 만히 길느고 살님사리를 오래 한 이만치 로 큰 소리가 날 도 잇다. 이는 東西洋女子[동서양 여자]를 勿論 [물론] 하고 사람의 진을 는 살님사리를 격근 女性[여성]에게는 免[면] 치 못할 事實[사실]인가 한다.

이 집 主人[주인]은 五十餘歲[오십여세]나 되엿스나 아직도 健壯(건장)하고 夫人[부인]은 多産[다산]한 이만치 날것다. 夫婦[부부] 사이는 三時期[삼시기]가 잇다 한다. 靑年期[청년기]에는 情[정]으로 살고 中年期[중년기]에는 禮[예]로 살고 老年期[노년기]에는 義[의]로 산다고 한다. 이 夫婦[부부]는 義[의]로 살 時期[시기]이엇마는 情[정]으로 산다.

남편은 늘 夫人[부인]의 낫츨 엿보아 깃부게만 해주고 입 마초기, 레스트랑 가기며 演劇場[연극장] 가기, 地方[지방] 演說[연설]하러 가면 同伴[동반]하여 가기, 一時[일시]라도 러지는 일이 업다. 兒孩[아해]들은 오히려 로 돈다. 夕飯[석반] 後[후]에는 다 各々[각각] 밤 인사를 마초고 房[방]으로 올너가고 夫婦[부부]만 書齋室(서재실)에 남어서 남편은 新聞[신문]을 일켜 들니고 婦人[부인]은 그 엽헤서 編物[편물]을 하고 잇다. 그러고 終日[종일] 지낸 일, 내일 할 일을 相議[상의]하고 잇다.

그러고 자러 드러간다. 歐羅巴人[구라파인]의 生活[생활]은 全[전]혀 性的 [성적] 生活[생활]이라고 볼 수 잇다. 더구나 巴里 [파리] 갓치 外的 [외적] 刺戟[자극]과 誘感[유혹]이 만흔이랴. 이들의 內面[내면]을 보면 別々[별별] 秘密[비밀]이 다 잇겟지만 外面[외면]만은 一夫一婦[일부일부] 主義[주의]로 서로 사랑하고 앳기는 거슨 事實[사실]이다. 아모려도 自由[자유]스러온 곳에 참 사랑이 잇는 듯 십다.

구미(歐美) 시찰기불란서 가정은 얼마나 다를가 ​ 불란서 가정은 얼마나 다를가(가) ​ 내가 여기 쓰는 것은 불란서(佛蘭西)이의1) 한 가정을 소개하랴고 하는 것입니다 즉 내가 몸담어 잇는 집의 생활 상태를 보고 늦긴대로 쓰겠습니다.파리안의 소약국 민족을 위하여 세운 인권옹호회(人海會)가 잇습니다. 이 회에서 매년 일차혹은 림시로 각국대표자가 모여 소약국민을위하여 회를 엽니다. ​ 작년십이월에도 백이의(義)수부 「라밀」에서 개최되엇습니다 즉 「촬네」씨는 이 회의 부회장이오 이 삼 개소 고등중학교 철학교수요 유명한저작가입니다 일본에는 세 번이나 갓다왓고 중국 조전도 잘 압니다. 더욱히 삼일운동 때에 여러 가지 사건을 목격한 후 조선에 만흔 리해를 갓는친구가 되엇습니다 일전에는 씨는 어느 사람에게 광화문을 헐엇다는 말을듯고 대분개하야 기사를 썻다 합니다 조선 일본의 기행문 쓴 책이 학교교과서로 쓸만치 유명합니다. ​ 이집설비 ​ 이집은 파리 「상나잘 정류장에서 전차로 이십오분간 밧게 아니 걸리는파리 갓가운 시외니오 별장 만키로 유명한 「러베지네」라고 하는 곳에 잇습니다 시외니만치 수목이 만코 이집 정원도 왜 넓습니다 정원에는 놉흔 고목이 군데군데 서잇고 푸른 잔띄우에는 백색초화가 피여잇고 욱오러진 수풀엉겨올르는 덩굴 작약화(藥也, 월개화 등 이 피어잇고 그 여패는 채소밧이 잇서 딸기, 감저, 상추, 파, 콩이 심겨잇습니다 또 한편 마당에는 특기, 비둑이, 밀봉을 길릅니다 그리하야 끗 썩거 방에 장치하고 채소 뜨더 반찬하고 가축잡아 고히로 씁니다 이 외형 차림차림만 보아도 얼마나 재미잇습니까 ​ 집은 조그마합니다 마는 집에 들어서면 주인이 세계일주하면서 사다가노은 각국 물산 업는것이 업습니다 중국 것 조선 것 일본 것 그 외 인도 영국것을 벽에 걸어노코 장속에 늘어노코 탁자우에 언저 노앗습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문 하나만 열면 식당입니다 거기를 거처서 들어서면 주인의 서재 겸 응접실로 쓰는 비교적 넓은 방이 잇습니다 위선 눈에 번쩍 때우는 화덕 위 거울주위를 꾸민 중국 물산, 무덕, 수복, 래사(武德, 福, 來沙)이라는 글자가 때우고 방 주위에는 고문전(古文典)을 위시하야 백화전(白話傳) 남의 작물(物) 자기의 작물로 꼭꼭 찻습니다. ​ (『東亞日報, 1930. 3. 28) ​ 불란서 가정은 얼마나 다를가(나) ​ 그러고 책상우에는 편지가 산가티 싸혔습니다 이 집 아이들은 각국우표모는 것이 금년래로 이천장이라 하는데 이것이 다 너의 아버지에게서 어든것이냐고 물은즉 그러타고 합니다 이것만 보아도 이 사람이 사교계에 얼마만한 지위에 잇는지를 알겠습니다 돌오 나와서 식당을 거처 정문 마즌편으로 주방이 잇습니다 이층에는 부부 공동침실 목욕방 화장실이 잇고 삼층에는 두 딸의 방, 팔세된 남아의 방이 따로 따로 잇습니다 그러고 주인부부의방은 그럴듯하게 점쟌케 차려잇고 딸의 방은 산뜻하게 차려잇고 소아의 방은 벽색 의자 의장 등이 모다 홍색원색을 썻다 색채교육을 암시하고 그외 동요 동화 잡지 완구물로 잔뜩 늘어노아 잇습니다 여기서 혼자 자고 자기 것은 제가 다 합니다. ​ 가벌(家閥)과 식구 ​ 불란서 가벌이 어찌되엇는지 상식을 엇지못하야 확실히 모르겟스나 이 집은 볼래 리은(第二都會)에서 잇다가 쌀네씨와 부인부터 「빠리지아」(巴里出生人)이라 합니다 식구는 부부, 세 아들, 두 딸인데 성년된아들들은 방금영국가서 해항회사와 전기회사에 사원으로 잇으며 이 집에는 본식구 오인과 객으로 나하나 뿐이다. ​ 가정의 구성 ​ 이 집뿐아니라 여러사람의 말하는 것을 종합하며 구라파 각국의 가정으로 보면 례외도 잇겟지만 일반으로는 량친과 미성년자로 성립된다고 말할 수 잇다 그리하야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가정임으로 별로 의사가 충돌될까닭이 업습니다. ​ 남녀간에 성년이 되면 자기의사를 당당히 주창하고 또 남자는 돈 벌 줄 알며 녀자도 될 수 잇으면 자립적으로 살아가며 그러치 못하고 부모의 보호를 밧는다 하드라도 과히 간섭지 안는 것이 례입니다 이집 장녀도 이십세된 청년인데 사교계든지 접빈하는 태도가 십팔세된 아오와 판이하며 또 량친은 단련을 시킵니다 그러고 자리주의 주창을 당당히 세웁니다. ​ 불란서 가정은 얼마나 다른가(다) ​ 주부의 권위 ​ (東亞日報』, 1930. 3. 29) ​ 어느 나라든지 중류 상류의 점잔은 집은 남자가 내정에 간섭지 안는 것이 보통이 아닙니까 이집에도 내정에 관한 일에는 절대로 주부의 권위가 잇습니다 아이들을 어머니가 무지즈면 뒤에서 아버지가 말리는 것은 동서양이 갓습니다 그러나 결코 무식하게 말리는 것이 아니라 가티 아이를 꾸지저 가면서도 말리는 것입니다 이 집 부인은 열렬한 녀권주창자(女權主唱家로 또 잡지에 기고하는이만치 늘 독서를 합니다 매우 점쟌코도 다정스러운 녀자입니다 날마다 하는 일은 아츰에 일어나서 가축(家畜)에게 밥주기와 편물 재봉 독서 사교입니다 자식을 만히 나서 길르고 살림살이를 오래한이만치 역시 간혹 보통 이상감상적인 때도 업지아니하야 잇습니다 이것은 동서양 녀자를 물론하고 사람의 진을 빼는 살림살이를 격근 녀성에게는 면치못할 사실일가 합니다. ​ 부부생활 ​ 이 집 주인은 오십 여세나 되엇으나 아즉도 건강하고 부인은 사십오륙세되엇스나 다산한이만치 낡엇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이는 어찌나 조흔지객창생활을 하는 자로는 볼 수 업슬만 합니다 부부생활에는 삼시기(三時期가 잇답니다 청년기에는 정으로 살고 중년기에는 례로 살고 로년기에는 의로 산다고 합니다 이 부부는 벌서 의로 지낼 시긔 엇마는 정으로 삽니다. 남편은 늘 부인의 상을 엿보아 깃브게 말해주고 걸핏하면 입마추기 단둘이레스도랑(식당)에 가기며 연극장에 가시 지방연설 하러가는데 동반하야가기 초대 바더 가기 일시라도 떨어져지내는 일이 업습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따로 둡니다 석반 후에는 다 각각 밤인사를 마추고 방으로 올라가고 부부 단 둘이 서재실에서 남편은 신문을 읽어들리고 부인은 그 녀페 안저 편물을 하고 잇습니다 그러고 종일 한 것과 다음날 지낼 것을 상의합니다 그러고 또 자기 방으로 둘이 자랴 들어갑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생각할 것이 잇습니다 구라파 각국인의 생활은 전혀 성적(性的)생활이라고 볼수 잇습니다 더구나 파리가튼 세계적 화려한 도시 가튼 곳은 오래의 자극과 유혹이 만흡니다 이런 사람들의 리면을 보면 별별 비밀이 다 잇겟지만 하여간 일부일부주의 더구나 부부란 서로 사랑하고 앗긴다는 의미가 확실히 나타납니다. 아모래도 자유스러운 곳에 참사랑이 잇는 듯 십습니다. 이들인들간혹 언쟁하는 것쯤은 업스릿가마는 하여간 전체로 보아 얼마나자미잇는지 몰르겠습니다. ​ (『東亞日報』, 1930. 3. 31) ​ 불란서 가정은 얼마나 다른가(마) ​ 인가도덕(道德) ​ 내가 류하든 집 엽집에는 이집 어린아이만한 녀자아이가 잇서 하로종일두 아이는 울을 터처노코 즐겁게 놉니다 그것을 매일 주의하야 보앗습니다 참 동양사람으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엇습니다 두 아이가 종일 울타리를 가운대 두고 노는데 이쪽 아이는 저쪽으로 넘어가지안코 저쪽아이는이쪽으로 넘어가지 안핫습니다 이집 아이들만 그런지 모르지만 넘우나 아이들의 기운을 주리는 것 가타서 좀 언짠엇습니다 개인주의 사상이 그네들을 그러케 구속햇는지 문명의 결정에 달하면 이러한가 십허 공연히 습헛습니다. ​ 또한 인가도덕상 호의(好意)를 표할만한 일도 만헛습니다 그런데 이 두아이는 입학준비로 날마다 오후에는 한 시간씩 이 집 부인에게 글을 배웁니다 글을 배울 때가 되면 저쪽 집 아이가 갓가운 울타리 터진 곳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멀리 돌아서라도 반듯이 정문(正門)으로 드러옵니다 그러고 이 시간 외에는 두 집 아이가 서로 출입하는 일이 업습니다 참 이상하고도 박정한 일입니다. ​ 하녀(下女) ​ 이 집뿐 아니라 하녀 부리는 집은 다 오전 아홉시로부터 오후 일곱시까지 와서 로동하고 돌아갑니다 이집 하녀는 남자와 작별하고 어린 산애아이를 더리고 벌이를 다니는 녀자이엇습니다 그런데 구라파 각국에서는 로동부인을 위하야 아이를 마타보는 곳이 곳곳에 잇습니다 그리하야 아츰로동하러 갈 때 아이를 갓다 맛기고는 오후 일하고 돌아갈 때 차저가지고갑니다 맛기는 갑은 곳곳이 다릅니다 이 얼마나 로동부인을 위하야 얼마나 편리한 괴관인지 조선에도 차차로 안잠자기를 시간으로 부리는 법과등에 업고 여페 안고 일하지 안토록 마타보아주는 곳이 잇기를 바랍니다.이도 근우회(槿友會)의 한 일 처리가 단단히 될가 합니다 말이 좀 달러젓습니다 이집 하녀도 그런 곳에 아이를 맛기고 와서 한 시간에 삼십 전씩 밧고 종일 쉴 새 업시 일을 합니다 그러다가 오후 일곱 시만 되면 뒤도 아니 돌아보고 자전차를 잡아타고 자기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 (『東亞日報』, 1930. 4. 1) ​ 하남(下男) ​ 정원(庭園)을 거두고 늘 쓸고 채소 각구는 하남이 잇습니다. 이 하남은 두 주일만에 한번씩 와서 일합니다 변치 찡찡히 난 날에도 채소를 쑥쑥뽑어 모종을 냅니다 저것이 살가 하고 며츨 두고 보면 념려업시 파릇파릇하게 살아갑니다 암만해도 무슨 비결이 잇고 전문상식이 잇는 것 갓습니다. 물론 외모는 조선의 하남처럼 너절해 보입니다. ​ 불란서 가정은 얼마나 다른가 (바) ​ 세탁과 의복 ​ 이 집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규측상 월요일에는 빨래를 합니다 (혹 토요일에 하는 집도 잇다고 하지만) 이 집에는 매우 경편한 세탁기구가 잇서서너코 돌르기만 하면 제절로 때가 빠지게 되엇습니다 이것을 주의해 보든 중 사가지고 가고 십흐나 넘우 커서 어쩔지 몰습니다 의복을 빨아서 말려가지고 풀을 도모지 하지 안습니다 물만 뿜어 가지고싼싼하고도 푸군푸군한 널판 우에다가 노코 다림이를 련방 가라가며 혼자 눌러 다립니다 구라파에 와서 더구나 가정에 들어와 보니 조선의 급선무로 개량할 것은 의식주(衣食住)입니다 그러타고 전부 양식화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좀 귀를 펴고 살도록 여유를 맨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남자가 실행하랴면 녀자가 불응하고 녀자가 실행하랴면 남자가 불응하고 또 남녀가 합의되면 사회제도에 눌리고 실로 생각하면 까마득합니다. ​ 방식은 다르나 인정은 갓다 ​ 방식은 다르나 인정은 갓다 남의 가정의 내정을 말하는 것이 실례일는지 모릅니다 또 그들이 알면 노할지 모릅니다 더구나 단시일에 가정이라고는 이 집 밧게 몰으니까 더 쓰지 안켓습니다 그럼으로 나는 불란서 가정의 생활방식이 다 이러타고는 단언하지못힙니다 그 직업과 취미에 딸하서 그 가풍과 방식이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내가 본것으로는 일반가성이 질서잇게 규례가 꼭꼭 째인 것은 사실일가 합니다 살어가는 방식이야 우리와 다르지만 인정이야 다를것이 업습니다 남자는 역시 남자요주부는 역시 주부며 녀아는 녀아 소아는 소아 동서양 인정이 다를것이 업습니다 노할 때 노하고 깃버할 때 깃버하는 것이 조금도 다름 업습니다. ​ 내가 본 각 가정의 비교 ​ 나는 지금까지 조선가정은 내가 경험해본 바요 그외 일본가정은 한울안에서 살어보고 중국가정을 종종 구경하고 로국인 가정도 좀 넘겨다 보앗고 독일가정에서 이삼주일 지내보고 그러고는 불란서 가정입니다 미국에 영국 가정 미국가정을 비교해보고 그 배면에 잇는 사회를 보면 사회가 더 진보된 곳에는 가정이 더 규례가 깨워잇고 가정이 문란한 사회는 또한 들 진보된 것을 보앗습니다 그러고 보니 승거운 말슴가트나 개인과 가정과 그 사회는 서로 참연적 단계를 가지고 잇습니다 그리하야 개인이 긴장해 있으면 일가정이 질서가 있고 일가정이 규례가 깨면 그 사회가 진보해 잇습니다 다시 사회측으로부터 생각해보면 문명이 극도에 달하고 보면 가정이 부득이 규례가 깨워지고 일개인이 부득이 자기 살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가정이 지금 내가 잇는 불란서 가정이라하면 우리는 장차 개인으로부터 출발하야 사회에 도착해야 하겠으니 얼마나 한 차이가 잇습니까 조선에도 전문지식을 가진 녀성으로 가정에 전력할 뿐만 아니라 당당한 주의 주장으로 실행하는 것은 가히 존경할만 한 사실입니다. ​ 巴里市外 센느강下流에서 (『東亞日報』, 1930. 4.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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