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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문서: 김상열의 ≪애니깽≫ 1034명의 조선인 노예 속았다. 노예상인 메이어즈와 거간꾼 오바의 얕은 수작에 조선 백성은 속절없이 배에 오른다....)
 
(작성자 및 기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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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의 ≪애니깽≫
 
  
1034명의 조선인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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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았다. 노예상인 메이어즈와 거간꾼 오바의 얕은 수작에 조선 백성은 속절없이 배에 오른다. 하루 1000개의 선인장을 자르는 노역, 열사와 기아와 오염과 학살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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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span="2" style="background:#3ca9a9; color:#ffffff; font-size:130%; text-align:center;" | '''애니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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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yle="width:80px; text-align:center;" |'''작품명''' || [[애니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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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yle="text-align:center;"|'''저자''' || [[김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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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yle="text-align:center;"|'''창작년도''' ||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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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선박 일포드호는 1905년 4월 4일 정오 1033명의 조선 노동자들을 싣고 인천항을 출발,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를 향해 떠났다. 승선한 한국 노동자의 성분을 보면 남자 702명, 여자 135명 그리고 어린이가 196명이었는데 약 200명이 전직 황실의 무관 출신이고 나머지는 농부, 노동자, 전직 하급 관리, 거지패, 일반 서민으로 구분되었다.
 
  
이들의 계약서는 영문과 국문으로 작성되었고 노동계약 기간은 4년… 이것이 조선인의 첫 노예 송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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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깽'''
  
≪애니깽≫, 김상열 지음,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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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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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특산물 헤네켄(Henequen)의 멕시코식 발음이다. 선인장 일종으로 밧줄과 카펫의 원료가 되지만 가시가 무성하고 독즙이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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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식물에서 유래한 [[김상열]] 작가의 작품으로 [[박근형]] 연출의 연극과 [[김호선]] 감독의 영화 등이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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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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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4명의 조선인 노예들이 속았다. 노예상인 메이어즈와 거간꾼 오바의 얕은 수작에 조선 백성은 속절없이 배에 오른다. 하루 1000개의 선인장을 자르는 노역, 열사와 기아와 오염과 학살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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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선박 일포드호는 1905년 4월 4일 정오 1033명의 조선 노동자들을 싣고 인천항을 출발,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를 향해 떠났다. 승선한 한국 노동자의 성분을 보면 남자 702명, 여자 135명 그리고 어린이가 196명이었는데 약 200명이 전직 황실의 무관 출신이고 나머지는 농부, 노동자, 전직 하급 관리, 거지패, 일반 서민으로 구분되었다.
한보경이다. 고 김상열 작가의 아내다.
 
  
‘애니깽’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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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계약서는 영문과 국문으로 작성되었고 노동계약 기간은 4년… 이것이 조선인의 첫 노예 송출이었다.
멕시코 특산물 헤네켄(Henequen)의 멕시코식 발음이다. 선인장 일종이다. 밧줄과 카펫의 원료로 가시가 무성하고 독즙이 있다. 탈고할 때 제목은 ‘헤네켄’이었는데 공연 전에 애니깽으로 바꿨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가?
 
드라마 사전 답사 과정에서 발굴한 조선 백성의 멕시코 이민 역사다.
 
 
 
어떻게 이런 일을 알게되었나?
 
멕시코시티에서 멕시코 문학을 강의하는 호세 교수를 만났다. 조선인의 애니깽 농장 생활에 대한 자료를 갖고 있는 학자였다. 그는 이주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학대와 처우를 깊은 연민과 동정으로 관찰해 왔다. 그에게 전해 들었다.
 
어떤 역사가 있었나?
 
조선 백성들은 하루에 애니깽 천 줄기를 잘라야 했다. 숙소는 가축을 사육하던 우리였다. 살인적인 더위를 버티지 못한 노약자들이 죽어 나갔다.
 
 
 
탈출하지 않았나?
 
농장주의 허락 없이 주거 지역을 이탈할 수 없었다. 이탈하다 발각되면 즉시 사살되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가?
 
1904년 국제 노예상인 메이어즈가 조선에 잠입해 일본인 거간꾼 오바를 앞세워 노예를 모집했다. 급료와 대우가 월등하다는 꾐에 조선 백성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농민, 부랑자, 걸인까지 모두 1033명이었다. 1905년 이들을 태운 화물선이 제물포항을 떠났다. 석 달이 넘는 항해 끝에 배는 멕시코 서부 해안 도시 베라쿠르스에 닿았다. 그사이 한 여인이 해산해 1034명이 되었다.
 
  
희곡 창작 계기는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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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이민자 2세대인 박삼례 할머니에게 탈출한 조선인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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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열강에 희생된 것이 흑인 노예만이 아니었음을 상기시켜주는 조선인의 멕시코 이민 역사.'''
  
어떤 이야기였나?
 
조선인 넷이 임금에게 참상을 알리겠다고 농장을 탈출했다. 뱃길을 잘못 잡아 쿠바에 닿았다. 거기서 10년 넘게 살다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이후 소식은 아무도 모른다.
 
  
그것이 희곡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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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소재를 찾던 [[김상열]] 호세 교수를 통해 알게 된 이야기로 멕시코 이주 한국인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답사를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생각했다. 연극을 통해 이들을 제사 지내야겠다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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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성들은 하루에 애니깽 천 줄기를 잘라야 했다. 숙소는 가축을 사육하던 우리였다. 살인적인 더위를 버티지 못한 노약자들이 죽어 나갔다. 농장주의 허락 없이 주거 지역을 이탈할 수 없었다. 이탈하다 발각되면 즉시 사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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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국제 노예상인 메이어즈가 조선에 잠입해 일본인 거간꾼 오바를 앞세워 노예를 모집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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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료와 대우가 월등하다는 꾐에 조선 백성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고 농민, 부랑자, 걸인까지 모두 1033명이 모집되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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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이들을 태운 화물선이 제물포항을 떠나 석 달이 넘는 항해 끝에 배는 멕시코 서부 해안 도시 베라쿠르스에 닿았고, 그사이 한 여인이 아이를 낳아 1034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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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인터뷰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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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깽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된 이야기는 이민자 2세대인 박삼례 할머니에게 탈출한 조선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민중의 역사 조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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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개요==
작가는 1988년에 쓴 <역사에 대한 건망증>에서 왕 중심의 역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작품은 역사가 외면한 백성과 민중의 모습을 통해 우리, 즉 나의 모습을 발견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
극단 신시 창단 공연으로 1988년 10월 20일부터 11월 20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초연했으며 1998년 6월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되었다. 공연이 성공하자 방송국도 멕시코 이민사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고, 다큐멘터리도 제작되었다. 영화도 제작되었다.
  
언제 초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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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1988년 극단 신시 창단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공연이 성공하자 방송국도 멕시코 이민사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고, 다큐멘터리도 제작되었다. 영화도 논의되었다.
+
조선인들이 인천항을 떠났다가 귀환할 때까지 30년간을 배경으로 시공간의 변화, 조선의 궁중과 멕시코 애니깽 농장 등 지리적 거리 등을 무대화하기 위해 장면을 분할하고 서사적 목소리를 활용했다. 특히 서사적 목소리는 사건의 경과를 알려 주고 그 실체를 객관화해 관객에게 사실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애니깽>에서는 노동자들의 이민 – 수난 – 귀환이라는 플롯과 고종의 무기력한 일상 – 죽음의 플롯이 병치된다. 노동자들이 겪는 비참한 현실을 고종의 무력하고도 권태로운 일상과 대조해 보여 줌으로써 그 비극성을 더욱 강조했다. 애니깽 노동자들이 조선에 돌아온 뒤 윤치호를 만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병치되던 두 사건은 하나로 합쳐진다. 힘겹게 조국을 찾아온 애니깽 노동자들이 멕시코 국적을 가진 밀입국자로 몰려 수감되자 임금에게 자신들의 현실을 알려서 구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던 이들의 목적과 의지가 패망한 조국, 임금 부재라는 현실 앞에서 허무하게 스러지는 결말은 비극적 효과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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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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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에 멕시코 애니깽 농장 노동자로 이민을 갔던 조선인들이 겪은 비참한 현실을 통해 민족 수난사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김상열]]은 직접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는 도시 메리다를 방문해 농장을 답사하고, 멕시코 이민 2세대들을 만나 노동자들의 탈출, 귀환기를 들었다. 여기에 당대 신문 기사를 추가해 애니깽 노동자의 삶을 형상화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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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은 1988년에 쓴 <역사에 대한 건망증>에서 왕 중심의 역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작품은 역사가 외면한 백성과 민중의 모습을 통해 우리와 나의 모습을 발견하려는 노력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김상열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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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및 공연 정보==
1941년 경기도 개풍군에서 태어났다. 1966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고, 1967년 동문들과 함께 극단 가교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1988년 극단 신시를 창단하고 악극, 창작극, 창작 뮤지컬, 마당놀이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다 1998년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왜 연극을 하게 되었나?
 
유년 시절 외숙부가 출연한 <호동왕자>를 봤다. 그가 연극영화과를 선택하는 동기가 되었다. 숙부의 멋진 연기가 뇌리에서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던 것이다. 외숙부는 작가가 초등 4학년이던 한국전쟁 당시 좌익으로 몰려 척살당했다.
 
  
김상열은 좌파였나?
 
오히려 정치 이념적인 연극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연극의 소재가 자연과 인간과 그리고 그것들의 진실되고 아름다운 ‘관계의 질서’이듯이 마당놀이나 우리의 고귀한 연희들이 놀이라는 본질과 무관한 목적으로 남용되는 현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쓰기도 했다.
 
  
그에게 연극은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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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항목==
이렇게 말했다. “연극은 언제나 진실하고 아름답고 그리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예술입니다. 연극은 여흥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상세히 기록하며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투명하게 지시합니다.”
 
  
당신은 김상열연극사랑회 대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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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wikitable" style="background:white; text-align: center; width:100%;"
김상열의 연극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키시기 위해 ‘김상열연극사랑회’를 조직했다. 고인의 연극 정신에 부합하는 연극인을 선정해 ‘김상열연극상’을 수여한다. 연극인들의 학업을 지원하는 ‘김상열연극장학금’도 운영하고 있다. 그가 남긴 작품을 계속 출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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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width:30%"|항목A!!style="width:30%"|항목B!!style="width:25%"|관계!!style="width:15%"|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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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어(S)]] || [[목적어(O)]] || A는 B를 ~하다(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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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들이 인천항을 떠났다가 귀환할 때까지 30년간을 배경으로 시공간의 변화, 조선의 궁중과 멕시코 애니깽 농장 등 지리적 거리 등을 무대화하기 위해 장면을 분할하고 서사적 목소리를 활용했다. 특히 서사적 목소리는 사건의 경과를 알려 주고 그 실체를 객관화해 관객에게 사실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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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애니깽>에서는 노동자들의 이민 – 수난 – 귀환이라는 플롯과 고종의 무기력한 일상 – 죽음의 플롯이 병치된다. 노동자들이 겪는 비참한 현실을 고종의 무력하고도 권태로운 일상과 대조해 보여 줌으로써 그 비극성을 더욱 강조했다. 애니깽 노동자들이 조선에 돌아온 뒤 윤치호를 만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병치되던 두 사건은 하나로 합쳐진다. 힘겹게 조국을 찾아온 애니깽 노동자들이 멕시코 국적을 가진 밀입국자로 몰려 수감되자 임금에게 자신들의 현실을 알려서 구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던 이들의 목적과 의지가 패망한 조국, 임금 부재라는 현실 앞에서 허무하게 스러지는 결말은 비극적 효과를 강화한다.
 
극단 신시 창단 공연으로 1988년 10월 20일부터 11월 20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초연했으며 1998년 6월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되었다.
 
 
 
 
  
200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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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및 기여자==
  
구한말에 멕시코 애니깽 농장 노동자로 이민을 갔던 조선인들이 겪은 비참한 현실을 통해 민족 수난사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김상열은 직접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는 도시 메리다를 방문해 농장을 답사하고, 멕시코 이민 2세대들을 만나 노동자들의 탈출, 귀환기를 들었다. 여기에 당대 신문 기사를 추가해 애니깽 노동자의 삶을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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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작품]] [[분류:작성자이름]]  [[분류:정윤서]] [[분류:이우형]][[분류:박민선]]

2018년 6월 24일 (일) 12:02 기준 최신판



애니깽

개요

멕시코 특산물 헤네켄(Henequen)의 멕시코식 발음이다. 선인장 일종으로 밧줄과 카펫의 원료가 되지만 가시가 무성하고 독즙이 있다.

위 식물에서 유래한 김상열 작가의 작품으로 박근형 연출의 연극과 김호선 감독의 영화 등이 제작되었다.

시놉시스

1034명의 조선인 노예들이 속았다. 노예상인 메이어즈와 거간꾼 오바의 얕은 수작에 조선 백성은 속절없이 배에 오른다. 하루 1000개의 선인장을 자르는 노역, 열사와 기아와 오염과 학살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국 선박 일포드호는 1905년 4월 4일 정오 1033명의 조선 노동자들을 싣고 인천항을 출발,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를 향해 떠났다. 승선한 한국 노동자의 성분을 보면 남자 702명, 여자 135명 그리고 어린이가 196명이었는데 약 200명이 전직 황실의 무관 출신이고 나머지는 농부, 노동자, 전직 하급 관리, 거지패, 일반 서민으로 구분되었다.

이들의 계약서는 영문과 국문으로 작성되었고 노동계약 기간은 4년… 이것이 조선인의 첫 노예 송출이었다.

배경

자본주의 열강에 희생된 것이 흑인 노예만이 아니었음을 상기시켜주는 조선인의 멕시코 이민 역사.


연극 소재를 찾던 김상열 호세 교수를 통해 알게 된 이야기로 멕시코 이주 한국인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 백성들은 하루에 애니깽 천 줄기를 잘라야 했다. 숙소는 가축을 사육하던 우리였다. 살인적인 더위를 버티지 못한 노약자들이 죽어 나갔다. 농장주의 허락 없이 주거 지역을 이탈할 수 없었다. 이탈하다 발각되면 즉시 사살되었다."
"1904년 국제 노예상인 메이어즈가 조선에 잠입해 일본인 거간꾼 오바를 앞세워 노예를 모집했다."
"급료와 대우가 월등하다는 꾐에 조선 백성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고 농민, 부랑자, 걸인까지 모두 1033명이 모집되었다."
"1905년 이들을 태운 화물선이 제물포항을 떠나 석 달이 넘는 항해 끝에 배는 멕시코 서부 해안 도시 베라쿠르스에 닿았고, 그사이 한 여인이 아이를 낳아 1034명이 되었다." -관련 인터뷰 중 발췌-

애니깽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된 이야기는 이민자 2세대인 박삼례 할머니에게 탈출한 조선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공연 개요

극단 신시 창단 공연으로 1988년 10월 20일부터 11월 20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초연했으며 1998년 6월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되었다. 공연이 성공하자 방송국도 멕시코 이민사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고, 다큐멘터리도 제작되었다. 영화도 제작되었다.

줄거리

조선인들이 인천항을 떠났다가 귀환할 때까지 30년간을 배경으로 시공간의 변화, 조선의 궁중과 멕시코 애니깽 농장 등 지리적 거리 등을 무대화하기 위해 장면을 분할하고 서사적 목소리를 활용했다. 특히 서사적 목소리는 사건의 경과를 알려 주고 그 실체를 객관화해 관객에게 사실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애니깽>에서는 노동자들의 이민 – 수난 – 귀환이라는 플롯과 고종의 무기력한 일상 – 죽음의 플롯이 병치된다. 노동자들이 겪는 비참한 현실을 고종의 무력하고도 권태로운 일상과 대조해 보여 줌으로써 그 비극성을 더욱 강조했다. 애니깽 노동자들이 조선에 돌아온 뒤 윤치호를 만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병치되던 두 사건은 하나로 합쳐진다. 힘겹게 조국을 찾아온 애니깽 노동자들이 멕시코 국적을 가진 밀입국자로 몰려 수감되자 임금에게 자신들의 현실을 알려서 구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던 이들의 목적과 의지가 패망한 조국, 임금 부재라는 현실 앞에서 허무하게 스러지는 결말은 비극적 효과를 강화한다.

평가

구한말에 멕시코 애니깽 농장 노동자로 이민을 갔던 조선인들이 겪은 비참한 현실을 통해 민족 수난사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김상열은 직접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는 도시 메리다를 방문해 농장을 답사하고, 멕시코 이민 2세대들을 만나 노동자들의 탈출, 귀환기를 들었다. 여기에 당대 신문 기사를 추가해 애니깽 노동자의 삶을 형상화했다.
김상열은 1988년에 쓴 <역사에 대한 건망증>에서 왕 중심의 역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작품은 역사가 외면한 백성과 민중의 모습을 통해 우리와 나의 모습을 발견하려는 노력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출판 및 공연 정보

관련항목

항목A 항목B 관계 비고
주어(S) 목적어(O) A는 B를 ~하다(P)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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