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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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1948년 박태원의 「성탄제」·「옆집색씨」·「방란장 주인」·「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등을 수록하여 간행한 소설집.단편소설집.

개요

1948년 을유문화사에서 간행하였다. 이 단편집은 1938년 문장사에서 간행한 단편소설집 『소설가(小說家) 구보씨(仇甫氏)의 1일(一日)』에 수록된 작품 중 4편을 뺀 9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작품집 말미에 후기(後記)가 첨가되어 있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작품으로는 「성탄제」·「옆집색씨」·「5월의 훈풍」·「딱한 사람들」·「전말」·「길은 어둡고」·「진통」·「방란장 주인」·「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이며, 이 작품들의 제작 연대는 1933년부터 1937년 사이이다. 작가 자신이 후기에서 술회하고 있듯이, 여기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들은 ‘딱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다.

내용

카페의 여급이나 직업 없는 지식인과 수입 없는 소설가가 모두 딱한 사람들이며,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인간적 정황이 그려져 있는 소설들로 엮어진 이 작품집은 작가의 절제된 문장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어떤 작품은 농조(弄調), 어떤 작품은 냉정한 객관적 처지에서, 또 어떤 작품은 치밀한 심리묘사를 통하여 당대적 진실을 그려내고 있다.

'성탄제'의 사전적 의미는 크리스마스 즉 예수그리스도가 태어난 날의 의식을 말한다. 책 속에서는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 예수를 기리는 날이지만 소설에서는 '순이'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예수의 희생은 숭고하며 조건이 없는 성스러운 희생이라면 순이와 영이의 희생은 지독한 가난에 의한 강요된 희생이다.

이 작가의 장편소설인 「천변풍경(川邊風景)」(1936∼1937, 조광)과 함께 사실주의 문학을 확대시킨 단편소설집이라 할 수 있다. 이 작가를 순수파·기교파·형식주의자 등으로 규정하기도 했는데, 이는 작품마다의 구성은 물론 역설적 감각과 심리의 착종과 정돈되고 절제된 서술 등에 바탕을 둔 것으로 판단된다.

줄거리

영이와 순이는 네 살의 차이가 나는 자매이면서도 남달리 사이가 좋지 않다. 동생 순이는 언니인 영이가 카페에서 여급으로 일하는 것을 못마땅해 한다. 그러나 영이는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동생이 자신을 멸시하는 것이 분하고 원통하기만 하다. 영이는 임신 3개월이라는 진단을 받고 아기의 아버지가 누구인가를 맞추어 본다. 남자들은 모두 피하고, 영이는 마침내 아이를 낳는다. 영이는 삯바느질을 해가며 아기를 키운다. 한편 동생 순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배우가 되겠다며 돌아다니다가 남자를 방안에 끌고 들어온다. 이를 본 영이는 동생까지 자신의 길을 밟는 현실이 서러워 눈물을 흘린다.

이 작품은 언니를 비난하던 순이가 언니와 똑같은 길을 걷게 되는 아이러니로 결말이 난다. 특히 ‘너도 별 수 없었던 모양이로구나’라며 눈물을 흘리는 영이에게서 당시대의 비극을 느낄 수가 있다. 갈등 관계에 있던 두 자매가 같은 길을 가게 되는 모습, 건넌방에서 벌어지는 딸들의 매춘 행위에 무감각한 부모의 모습 속에서 윤리나 이념보다 생존 그 자체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특징

되물림 되는 가난

소설 '성탄제'에서는 추억의 음식 짜장면이 타락의 상징이 된다. 이는 대물림 되는 가난의 사슬을 고착화 시키는 사회구조의 일면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카페 여급이 된 영이, 그녀의 숙명과도 같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매춘부까지 서슴지 않는 도덕적 타락의 길을 걷게 된다. 매춘의 장소가 집이라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는 요소이다. 어느날 갑자기 뱃속에 아이가 들어서면서 그녀의 타락을 멈춘다. 그리고 아아의 아버지를 알아냈지만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잠시 아이를 핑계로 가족의 생계에서 자유로워진 영이는 또 다른 타락을 목격하게 된다.

부모의 암묵적 동의와는 달리 늘 영이의 일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동생 순이는 학교를 그만 두게 된다. 크리스마스 저녁 순이는 영이가 그랬던 것처럼 사내를 끌고 들어온다. 영이는 곁에 드러누운 어머니와 아버지르 차레로 바라보지만 그들은 놀라지도, 슬퍼하지도 않는다. 영이는 사내를 집으로 끌고 들어온 이튿날 아침에 사내를 졸라 가족 수대로 짜장면을 시킨다.

'너마저 집안 식구에게 짜장면을 해다 주게 됐니? 너마저 너마저...' -「성탄제」중에서 -

소극적 휴머니티

제목 '성탄제'는 이 가족의 경제적 빈곤과 자매의 도덕적 타락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성탄이 가지는 '구원'이라는 의미는 저자가 이 가족에 대해 가지는 비애와 연민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해 주는 효과적인 장치가 된다. 그러나 소설 첫머리에 등장하는 영이의 기도는 소설의 마지막 장과는 전혀 새로운 의미로 바뀐다. 영이와 순이가 사내를 졸라 가족에게 시켜 주었던 짜장면은 영이의 동생 순이에 대한 비아냥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 첫머리에 나타나는 비아냥은 시간적으로 소설 끝의 바로 앞 시간대로 순이가 남자를 데려온 순간에 느끼는 영이의 감정을 표현한다. 영이의 이런 감정은 자신의 전철을 밟고 있는 동생에 대한 슬픔과 연민, 사랑으로 변화한다.

"이 거룩한 밤에 주여! 바라옵건대 길을 잃은 양들에게도 안식을 주옵소서. 아멘... 흥?" -「성탄제」중에서 -

관련컨텐츠

공연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 포스터

공연 이름: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

공연 날짜와 위치:서울공연 - 2018년 10월 18일 ~ 27일, 고양 공연 - 2018년 10월 10일 ~ 13일

배우: 강희제(주인공 구보 박태원 역), 박경찬, 강혜련, 김민하, 박경구, 조재영, 정혜지, 최건우, 한새롬

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 - 10여 년 간 연속적으로 발표한 ‘구보씨 연작 시리즈’인 연극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20세기 건담기建談記’ 중 첫 번째 작품. 작품들은 1930년대 경성의 모습과 당대의 언어를 집중적으로 탐구하여 당대의 생활상을 무대 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음.

내용: 서울사람들의 생활상과 그들의 말씨를 리얼하게 담아낸 작가로 평가받는 소설가 ‘박태원’이 1933년 경성의 거리를 거닐다가 발견한 사람들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라는 정치적 질곡 속에서도 서구로부터 새로운 근대 문물과 도시 문화가 유입되며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나던 당대의 모습을 그린다.

경성의 한복판인 청계천변 광교 옆 공애당 약국 2층에 사는 젊은 소설가 구보. 굵은 검은테 안경을 쓰고, 창작노트를 옆구리에 낀 구보는 멋쟁이 단장을 짚고 경성 거리를 거니는 그는 자기 주변에 사는 가족이나 친구, 이웃, 그리고 보고 들은 모든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30년대 경성의 풍경을 스케치하듯 소설 속에 담아낸다.

연극은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구보의 하루를 따라가며 여섯 개의 에피소드를 차례로 보여준다. 그가 그려내는 경성사람들의 모습은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측은하고 애잔하다. 새로운 문물과 문화가 밀려드는 풍경 속에서 명랑함과 자잘한 재미를 누리기도 하지만, 이야기 곳곳에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어두운 절망과 공허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도 한다.

작품은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감각적인 무대 연출로 연극적 재미를 선사했다. 세 칸 미닫이 문이 달린 무대세트는 각각의 에피소드에 따라 주인공들이 사는 집이 되기도 하고, 경성 시내를 달리는 열차칸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2층 책상에 앉은 구보가 자신의 머릿속에서 구상하고 있는 이야기가 1층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내려다보며 글을 쓰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하고, 반대로 1층 커피숍에서 맞선을 보는 구보가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2층에서는 동경 유학시절의 에피소드가 전개되기도 한다.


관련항목

항목A 항목B 관계 비고
성탄제 박태원 A는 B가 집필했다.
성탄제 영이 A는 B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성탄제 순이 A는 B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성탄제 짜장면 A는 B라는 상징적 단어가 쓰인다.
성탄제 되물림 되는 가난 A는 B라는 특징이 있다.
성탄제 소극적 휴머니티 A는 B라는 특징이 있다.
성탄제 옆집색씨 A는 B와 함께 수록됐다.
성탄제 5월의 훈풍 A는 B와 함께 수록됐다.
성탄제 딱한 사람들 A는 B와 함께 수록됐다.
성탄제 전말 A는 B와 함께 수록됐다.
성탄제 길은 어둡고 A는 B와 함께 수록됐다.
성탄제 진통 A는 B와 함께 수록됐다.
성탄제 방란장 주인 A는 B와 함께 수록됐다.
성탄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A는 B와 함께 수록됐다.

네트워크 그래프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 포스터

연구결과물 및 평가

구보 박태원이 발표한 작품에 [성탄제]란 소설이 있다. [성탄제]는 영이와 순이 자매의 애증을 초점화의 변화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 가운데 각자의 거침없는 독백이 펼쳐지는 점이 특징적이다. 여급인 영이와 언니의 직업을 못마땅해 하는 여동생 순이의 독설이 교차하면서 각각의 목소리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인다. 독백을 통한 목소리의 제시는 한 인물의 초점화 된 서술과 포즈는 유사하지만 매우 효과를 지니고 있다. 둘 다 인물의 심경이나 속내를 드러내는 방식이지만, 독백은 서술자가 매개되지 않는 그 직접성으로 인해 훨씬 강한 호소력을 지닌다고 했다.

-김미지, 박태원 소설의 담론 구성방식과 수사학연구.2008. 서울대 박사논문 중-


소재의 선택과 소재를 보는 작가의 눈은 인간주의 내지는 인간성의 존중에 기초하고 있다. 과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통하여 인정세태를 드러내는 이 작가의 문장은 ‘치렁치렁한 장거리문장’으로 특징지어진다. 이상과 같은 장점이 될 수 있는 특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편집에 수록된 작품들의 소재가 협소한 것을 단점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윤명구,한국민족대백과사전(1995)집필-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