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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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길」은 1925년 12월, 『文明 1호』에 등재된 김소월의 시이다.[1]

자문자답 기법과 객관적 상관물을 활용해 정처 없이 떠돌며 방황하는 나그네의 비애를 애상적으로 그려냈다.

3음보의 전통적 민요조 율격을 새롭게 변용하여 갈 곳 잃은 민족의 슬픈 처지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하였다.

전문

 

어제도하로밤
나그네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새엿소.

오늘은
ᄯᅩ몃十里
어듸로 갈ᄭᅡ.

山으로 올나갈ᄭᅡ
들로 갈ᄭᅡ
오라는곳이업서 나는 못가오.

말마소 내집도
定州郭山
車가고 배가는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기러기
공중엔 길잇섯서 잘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기러기
열十字복판에 내가 섯소.

갈내갈내 갈닌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갈길은 하나업소.[2]

1920~30년대의 특성상 맞춤법 표기와 띄어쓰기 구분이 지금과 다소 다르다. 또한 된소리 표기에 ㅅ계 합용병서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문 보기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십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마소 내 집도

정주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시작 배경

김소월의 '길'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해석해볼 수 있다. 일제의 식민 수탈 정책으로 인해 농토를 빼앗긴 민중들은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나 북간도로 향했다. 시에서는 민중을 '나그네'로 비유하여 당시 농민들의 애달픈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자조적인 어투와 자문자답 기법을 활용하여 갈 곳 없는 현실의 비극을 강조하였고, 터전을 상실하고 정처 없이 유랑의 길을 떠났던 실향민의 비애를 효과적으로 대변하였다. 특히 갈림길의 한복판에서 방향을 상실한 화자의 모습은 일제강점기에 수탈당한 우리 민족의 비애와 절망감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품 해설

말을 건네는 듯한 자문자답 형식의 어투, 방향성을 상실한 '길'이라는 공간의 설정, 감정이입의 소재 사용 등을 통해 삶의 터전을 잃고 길 위를 유랑하는 화자의 절망과 안타까움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많은 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는 화자는 길은 많지만 갈 곳은 없는 역설적인 상황에 쳐해있다. 이 대목을 통해 화자가 지향하는 곳이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선망의 장소임을 알 수 있다.

전문 보기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십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마소 내 집도

정주곽산

차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분석
*까마귀는 불길함을 상징하는 존재로, 답답한 분위기를 심화하는 역할을 한다. 갈 곳을 잃은 화자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객관적 상관물이다.

*정주곽산김소월의 실제 고향(평안북도)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향토적 정감을 드러내고 있다. 누구나 갈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화자에게는 쉽게 갈 수 없는 공간으로 그려지며,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 수 없는 상황적 대비가 화자의 슬픈 처지를 더욱 심화하고 있다.
 
*기러기는 화자가 선망하는 대상으로, 화자와 처지가 대조되는 긍정적인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열 십자 복판은 운명의 기로(갈림길)를 상징한다. 갈 곳이 정해지지 않아 막막한 화자의 처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바이는 '전혀'라는 뜻이다.

여담

2018학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 김소월의 '길'은 2018학년도 고1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출제되었다.[1]


  • 이 시는 3음보의 전통적 율격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냈다는 점,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이상향을 동경한다는 점 등에서 고려가요 청산별곡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관계도

네트워크 그래프

RDF

Domain(A) Range(B) 관계 설명
정주곽산 배경이다 A는 B의 배경이다.
개벽 등재하다 A는 B에 등재했다.
표현했다 A는 B를 표현했다.
김소월 집필하다 A는 B를 집필했다.
민요적율격 드러나다 A에 B가 드러난다.
반어적표현 드러나다 A에 B가 드러난다.

출처

  1. 편집부.(2015).김소월의 문학과 생애.문예운동,(),34-49.
  2. 윤주은, 김소월 詩전집, 학문사, 1994, 77-78p.

기여자

이호영 (휴머니티 헌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