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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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6월 13일 (수) 23:57 판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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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문단(朝鮮文壇)

정의

1924년에 창간되었던 순문예지.

내용

『조선문단』은 문예지로서 1924에 창간하여 1936에 종간되기까지 총 26호가 발간되었다. 이광수가 주재하고, 방인근이 자금을 전담, 편집 겸 발행인이 되어 조선문단사(서울·서대문동 1가 9)를 차려 발행했다. 두 차례의 휴간(1925.12~1926.2/ 1926.7~1926.12)과 속간(1927.1/1935.2)을 거듭하면서 오랫동안 초창기 한국문단을 이끌어온 문예지였다. 이 잡지는 동인지시대인 1920년에 탈 동인지적 성격을 가진 종합문예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였다. 자연주의 문학을 성장시켰으며, 민족문학의 순수성을 옹호하고, 당시 한국문단을 휩쓸던 계급주의적 경향문학을 배격하였다. 이 잡지의 추천제에 의하여 작가가 된 사람은 최학송(崔鶴松)·채만식(蔡萬植) 등이고, 주요활동 문인은 이광수·주요한(朱耀翰)·현진건(玄鎭健)·이상화(李相和)·김소월(金素月)·이태준(李泰俊)등이다. 『조선문단』은 1920년대 전반 동인지시대를 아우르면서 한국근대문단에의 관심 고조, 문학의 교과서적 이론의 보편화, 해외 문예의 소개, 새로운 작가 발굴 등 다양한 기획을 통해 한국근대문학의 형성과 전개에 크고 많은 기여를 한 바 있다.

특징

잡지 간행이 어려웠던 1920년대에만 3년간 20호를 발행(1924.10~1927.3)했었다. 이는 동인지 시대라는 1920년대 초반의『창조』,『백조』, 『폐허』는 물론, 같은 시기인 1920년대 중반의 문예잡지와 비교해도 월등하게 장기간 지속된 잡지였다.

특집과 기획물

『조선문단』은 창간초기부터 다양한 특집물을 기획했다. 그 방향은 첫째, 대중이 흥미있는 읽을거리를, 기획했고, 둘째는 문학교과서적 내용이었다. 이 둘은 겉보기에는 상당히 이질적으로 보이는데, 전자는 작가들의 연애관이나 문인들의 개인적인 버릇이나 취미 등 문인의 사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었고, 후자는 시, 소설, 문학 등에 대한 개론과 전문적인 교과서적 내용을 기획하여 연재하였다.

이질적인 방향이지만 전문영역으로서의 문학의 실체와 경계의 확정, 그것을 가치화하는 방식, 그리고 그 문학 장의 주인으로서 자신들을 ‘조선의 문사’로 정당화하고, 수용자로서 전문적 독자를 안출함으로써 문학 장을 공고화하려는 일관된 논리가 기획 속에 분담되고 배치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 문학 개념의 확립과 교육
 『조선문단』은 1924년 창간호부터 이광수의 「문학강화」(1호~5호)와 주요한의 「노래를 지으시려는 이에게(시작법)」(창간호~3호), 김억의 「작시법」(7호~12호), 김동인의 「소설작법」(7호~10호)등 일종의 문학교과서에 해당되는 기획물이 집중적으로 연재된다. 
  이광수의 「문학강화」는 당시 대표적 문학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문학의 개념, 발생, 형식, 내용, 분류, 창작, 감상, 비평 등을 체계적으로 서술하였는데, 오늘의 문학인문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주요한의 「노래를 지으시려는 이에게(시작법)」(1호~3호)은 전반적으로 근대 자유시의 성립과 관련된 제반 문제를 포괄하고 있다. 주요한이 당시 조선시가의 ‘앞길’로 제시한 것은 첫째, 민족적 정조와 사상을 바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 둘째 조선말의 미와 힘을 새로 찾아내고 창작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조선혼”과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조선의 독특한 형식으로 민요를 제시하고 있다.  
  김억의「작시법(7호~12호)」은 시작법의 체제를 제시한다. 동서양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근대자유시의 방향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주요한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 역시 “조선혼”을 강조하며 조선어의 특질과 조선인의 사상 및 감정을 근대적 양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조선 자유시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요한이 ‘민요’에서 근대 자유시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했다면, 김억은 근대 자유시의 방향을 ‘개인의 감각과 정서에 새로운 해방과 자유를 위하여 노력한 시의 선구자를 상징시에서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억과 주요한이 개진한 시작법은 근대시로서의 자유시의 이념 속에 구체적 내용과 형식으로서의 조선적인 것을 고민했다는 점에서 이광수의 「문학강화」가 리터래쳐로서의 문학과 함께 국민문학으로서의 정체성을 마련하려고 애쓴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런 발상과 방향은 김동인의 「소설작법」을 통해 구체화 된다. 『조선문단』에 연재된 김동인의「소설작법」(7호~10호)은 소설의 기원을 이집트의 파피루스부터 졸라, 톨스토이에 이르는 서구소설사를 바탕으로 하였고,『돈키호테』를 근대소설의 효시로 간주하고, 근대소설의 주류를 에드가 알란 포를 원조로 하는 단편소설로 파악하는 등 소설장르에 대해 보편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지속적이고 의도적인 기획으로 연재된 문학교과서적 기획물들은 이처럼 문학을 보편적 형식원리로서의 근대문학으로 정립하려는 의식과, 조선문학, 특히 당대 자신들이 창작하고 있는 소위 ‘신문학’을 문학의 이론적으로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기획에서 조선문학, 조선적인 것이 당대성 속에서 함축되고 있다. 
  • 해외문학 소개의 방법과 방향
『조선문단』에서 지속적으로 기획한 것 중에서 주요한 부분 중 하나가 해외 문학에 대한 소개이다. 거의 매호마다 각국의 문학 개관, 명저 소개 등, 해외문예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다. 『조선문단』의 해외문예 소개에 있어서 분명한 특색은 ‘각국문학개관’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학을 각 국가의 ‘국민문학’ 단위로 소개하는 것이다. ‘각국문학개관’에서 다루는 국가는 러시아, 영미, 중국, 독일인데, 이 글의 대부분은 “영문학의 특질”, “노서아 문학의 특질”이라는 항목으로 통해 각 국가만의 특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것을 다른 국가, 다른 지역과 차별화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 우리 '문단' 감각의 형성
『조선문단』은 ‘문사들의 이모양 저모양-문사들의 동정소개’(1호~5호) ‘국내외 유명 문사들의 초상화 게재’(4호/6호), ‘작가론’시리즈(최남선론-6호/김동인론-9호), ‘문사방문기’시리즈(김기진과 주요한-19호/박영희와 김동환-20호), ‘문사들의 얼굴’(16호), ‘처녀작발표 당시의 감상’(6호), ‘제작가의 쓸 때의 기분과 태도’(8호), ‘조선문사의 연애관’ 기획(10호) 등 문예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기획들이 실시되었다. 이 기획들의 공통점은 이것들이 ‘문인들 자신에 대한 메타담론’으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이다. 편집진과 필진에는 이광수, 최남선, 김동인, 염상섭, 최서해, 김기진, 박영희 등 이후에 문학사적으로 가름하는 카프와의 대립이나, 이전시기 동인지 문인들이 대타적으로 설정한 이광수 등 이전 세대의 구분 없이 1910년대 일본 유학생들을 필두로 하는 신문학 세대 전체를 망라하는 문인들이 포함된다. 이런 류의 글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문사로서의 자신을 사적인 개인의 면모와 함께 공개한다는 것이다. 책 출간, 잡지, 출판사, 신문사에로의 소속이나 이직, 결혼, 남녀관계의 스캔들, 루머, 얼굴생김새 등 이들 문인들의 사생활이나 공생활 모두가 공개되는데, 여기에는 공식성이나 엄숙성이 배제된, 말 그대로 ‘문학동네의 뒷 담화’ 같은 이야기가 매체에 공개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문사방문기」에서도 취재 나간 문사에게 인터뷰하는 질문의 항목들은 “원고는 언제쓰느냐, 취미는 뭐냐, 산보, 독서, 운동, 음악의 취미와 습관, 이성관” 등 사생활의 항목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처럼 문인들 자신의 이야기는 내적 소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여지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문인들이 문학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하는 자기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것을 의식적으로 행하는 것이다. 이런 사생활을 공개하고 그것이 통용될 수 있는 것은 말 그대로 문단, 즉 “문학이라는 차별화된 장” 속에 있다는 감각, 그런 것이 허용되고 소통되는 특별한 장의 주인이라는 감각,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이 대중들에게 읽힐 것이라는, 대중들이 그것을 궁금해하리라는 판단이 게재해 있다. 이것은 어떤 자신감, 권위의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이라는 차별화된 장이 제공하는 권위 혹은 아우라는 이와 같은 메타담론-취재기, 방문기,고백, 자기묘사 등-을 통해 ‘욕망의 대상’으로 재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문인들 자신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 자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취재, 방문, 묘사된 내용을 통해 구성되는 작가의 이미지가 재현되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문인들의 캐리커쳐를 애교적이고 친근감 있게 묘사한 「문사들의 얼골」처럼 당대 문인들 자신의 외모를 시각적으로 그려 소통시키기도 한다. 안경, 두루마기, 담배 등 각기의 작가를 특징화하는 면모는 앞서의 「문사들의 이모양 저모양」과 상보적으로 호응하면서 당대 작가들, 즉 자기자신들의 시각적 이미지를 볼거리로 제공하고 소통시키는 것이다. 이들 문사들 자신을 대상으로 한 자신의 메타담론을 통한 재현은, 마치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한 담론과 이미지의 중계를 통해 대중의 욕망과 연예인의 아우라가 함께 증폭되면서 ‘장’ 자체가 공고화되는 것처럼, 문학 장 자체를 만들고, 확장해가는 중요한 기제라고 할 수있다.

참고문헌

조선문단

작성자 및 기여자

작성자:안애린

기여자:한승원